-
-
당신의 마음에 영화를 처방해 드립니다 - 영화를 사랑한 심리학, 심리학이 새겨진 영화, 2022 한국 사회 및 성격 심리학회 [올해의 책] 선정
전우영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2년 12월
평점 :
영화와 심리학의 만남으로 위로받게 되는 심리학자가 쓴 영화 에세이 《당신의 마음에 영화를 처방해 드립니다》
사회심리학가 전우영 작가님이 쓰신 《당신의 마음에 영화를 처방해 드립니다》라는 영화 심리에세이를 만났다.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 책을 보면서 그 속에 놓인 사람들에게 위로 받고 있다.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 책을 보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위로받고 싶은 마음일것이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보면서 공감하고 내가 저런 상황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한다. 그런 공감하려는 마음이 바로 심리학에 근거한 일일것이다.
《당신의 마음에 영화를 처방해 드립니다》는 51편의 영화로 전하는 위로에 대한 에세이다. 우리의 사계절과 함께 다가오는 때로는 따뜻한 위로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뜨거운 위로, 쓸쓸한 위로, 차가운 위로로 다가오고 있다. 수많은 위로들 속에서 사계절과 함께 전해지는 위로라 흥미를 끌었는지도 모른다. 미처 알지 못하는 심리학 용어들도 함께 나오고 있어서 더 좋은지도 모르겠다. 초점주의 오류, 체험의 심리학, 동화와 조절, 접촉가설 등이 등장하여 영화에서의 위로를 발견해 나간다.
책을 읽으면서 지금껏 보지 못한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안겨주고, 직접 보았던 영화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위로의 시간을 안겨준다. 몇년전 재밌게 봤던 소재인 <늑대소년> 영화는 사회화 되지 못한 늑대인간이 순이를 만나 사회적인 존재로 바뀌어가는 과정 속에서 동등한 존재의 감정을 느끼는 관계라기보다 마치 엄마와 아이같은 관계임을 드러낸다. 그러면서도 혼자 나이들어버린 순이와 늙지 않지만 순이의 대한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존재의 만남으로 드러나는 대상영속성을 보여준다.
<우리들의 블루스> 드라마를 제대로 시청하지는 않았지만 신문기사로 보았을때 내게도 신선한 충격이었던 장면들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어져 있다. 쌍둥이 자매이지만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가진 영희와 영옥. 동생인 영옥의 역할이 한지민이었기에 기대했던 쌍둥이 언니에 대한 이미지는 다운증후군인 사람의 등장으로 보는 이들조차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런 아픔을 가진 영옥과 그런 아름 속에서도 그림을 그리는 영희의 모습은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편견에 대해 충고하는 동시에 우리에게 따스한 시선이 필요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결국 영희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영희를 바라보는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비롯되었으니 말이다.
한동안 이슈화 되어 자폐아들의 특별한 능력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했던 드라마 우영우는 모든 자폐아를 가진 부모들이 보기에 조금은 불편했을지도 모른다. 내아이에게는 없는 능력이 우영우에게는 존재했기에, 변호사까지 될 수 있었던 그녀를 보면서 자폐 또한 각자 다르게 나타남을 알게 되면서 불편할 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순수함만은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미래를 계획한다. 하지만 계획했다고 해서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계획에 없던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 인생이다. 문제는 계획에 없던 일들이 발생했을때 받는 충격의 크기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재산의 규모에 따라 예상치 못했던 사건이 삶에 주는 충격의 정도는 크게 달라진다. p.158
가난해진다는 것은 심리적인 차원에서 보면 합리적인 찬단과 의사결정을 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심리적 자원이 부족해짐을 의미한다. 경제적 빈곤은 심리적 자원의 빈곤을 유발한다. p.159
이렇듯 심리적 자원의 빈곤인 가난, 그런 가난으로 무계획적으로 살아간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미래에 대한 계획적인 준비를 하는 사람에게만 성공으로 갈 확률을 높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영화를 통해서 우리가 겪어보지 않은 부유한 삶과 가난한 삶을 대비하여 보게 된다. 그렇게 보면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심리적으로는 어떤 위로를 주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자고 일어나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뷰티 인사이드> 영화에 대하 예고편을 보았을때만 해도 날마다 다른 삶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내가 내가 아닌 존재가 되어 정체성이 사라져 버린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나의 외모가 달라지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내가 달라져버리는 것이니 그들의 기억속에는 내가 사라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없게 되는 현실에서 느끼게 될 상실감을 느끼게 만들었던 <뷰티 인사이드>를 통해 나의 본질에 대한 쓸쓸함을 느꼈다.
영화는 우리의 삶이고, 그속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우리의 마음이 녹아있다. 녹아 있는 감정을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들키고 마는 것이다. 영화를 사랑하는 심리학자인 전우영 작가님이 아니셨다면 미처 생각지 못했던 심리학이 새겨진 영화이야기를 만나면서 평범하게 보기만 하던 영화들이 나의 기억 속에서 살아숨쉬게 될꺼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