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힌 세상의 문을 열어 젖히고 명랑하게 시대를 거스른 열입곱 '조'의 이야기 《아래층 소녀의 비밀 직업》 《아래층 소녀의 비밀 직업》을 쓴 스테이시 리 작가님은 역사가 기억하지 않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불러내어 새로운 세계를 펼쳐보이며, 판타지 요소가 결합된 영어덜트 시대물을 탁월하게 쓴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님이다. 그런 명성이 그대로 이어지는 듯한 《아래층 소녀의 비밀 직업》을 만났다. 폐지되어진 노예제임에도 불구하고 인식에 대한 사라짐은 너무나도 적은 시대를 그래도 보여주는 듯한 1890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제도는 사라져도 인식은 변화하지 않는 것일까? 흑인이 아니지만 가난한 동양인에게는 흑인과 같은 대우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행해지는 현실에 답답할 따름이다. 내가 만약 저 시대의 미국, 애틀란타에 있었다면 '조'와 같은 대우를 받았을꺼라고 생각하니 괜시리 화가 난다. '조'는 모자가게에서 일하면서 손님들에게 조언을 하고 모자에 어울리는 매듭을 지어주고 있다. 하지만 하는 일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월급으로는 자신의 부모와도 같은 삼촌의 약값을 대기에는 부족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월급을 올려달라고 하려고 마음 먹은 조에게 잉글리시 부인은 해고를 선언했다. 자신의 후임으로 와서 자신이 일을 가르친 리지를 남겨두고 잘리게 된 상황이다. 게다가 모자 판매 수완을 다른 가게에 빼앗길 수 없다며 다른 모자 가게에 취직을 할 수도 없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결국 '조'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하녀로 들어가는 일 뿐이었다. 다시 일하게 된 대저택에서의 일상은 순탄치 않았다. 응석바지에 인종차별이 당연한 듯이야기 하는 캐럴라인은 '조'에게는 껄끄러운 주인이었다. 캐럴라인의 엄마가 빌려준 자전거로 인해 '조'는 유색인들은 자전거를 타지 않는 다는 모욕적인 말까지 들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런 답답한 상황에서도 '조'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비밀직업 덕분이었다. 그녀는 낮에는 대저택의 하녀로 밤에는 촌철살인 칼럼리스트로 지내고 있었다. 그녀가 해주는 조언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녀의 글에 위로받고, 그녀의 글에 용기를 얻는 사람들을 보면서 얼마나 뿌듯했을까? 그런 그녀의 이중생활은 언제까지 이어졌을까? 그리고 그녀가 몰래 머물고 있는 인쇄소 아래 비밀스런 은신처의 삶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차별 받는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그녀의 마음이 촌철살인 칼럼리스트가 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녀에게는 어떤 일들이 더 닥쳐오게 될까?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