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탕과 냉탕, 직장인이 짊어져야 할 노동의 무게 《그 남자의 목욕》 유두진 작가님께서는 소외된 누군가, 그 무엇에 대해 관심이 많으시다고 한다. 그런 작가님의 신념이 《그 남자의 목욕》에 그대로 드러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작품해설에 비추어 본다면 불완전한 고용의 실태를 드러내고 경험을 복기함으로써 인간 존엄을 억압하는 기업의 행태 그리고 그것을 장려하기 까지 하는 신자유주의 체제의 세계를 비판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하는 것처럼 그 남자의 목욕을 읽으면서 직장인으로서 생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심정이 주인공인 '강기웅'에게 여실히 드러났음을 알 수 있었다. 《그 남자의 목욕》의 차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도 무엇인가 투쟁을 벌이기 위한 준비과정을 거치다가 투쟁이 좋은 결과를 얻어 인생이 온탕에 들어간 듯한 기분을 느꼈으나, 순식간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냉탕으로 빠져 정신을 차려야하는 순간이 왔음을 보여주는 듯했다. 작가님은 왜 하필 목욕탕으로 직장인의 삶의 무게를 표현하고자 하셨을까? 《그 남자의 목욕》 속에 나오는 주인공인 '강기웅'은 디자이너였다. 하지만 권력 다툼의 희생자가 되어 목욕탕으로 가서 일을 하게 된다. 자신이 잘못한 일 하나 없이 권고사직을 강요받고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자 부당하게 목욕탕으로 발령을 가게 된다. 발령이기보다 좌천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목욕탕에서의 일이 쉽지많은 않았다. 목욕탕 청소만이 힘든 것이 아니다. 사람과의 관계만큼 어려운 일도 없을것이다. '강기웅'은 목욕탕에서 일하게 되면서 '서방준'과의 관계에서 불편함을 느낀다. 자신보다 두살이나 어리지만 목욕탕에서의 경력은 6년차인 그는, 자신(서방준)보다 월급을 많이 받는데다가, 강기웅이 목욕탕으로 일하러 오게 되면서 아르바이트하던 두명이 짤렸기때문에 더 강기웅이 보기 싫은 존재였다. 자신(서방준)의 소개로 들어온 동네 동생마저 일자리를 잃고 그 자리를 차지한 강기웅이 곱게 보일리 없다. 강기웅은 회사의 부당함을 고발하며 판결이 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 와중에 강기웅에게 기운을 주는 것은 공코치와 강기웅이 관심가는 프론트데스크의 곽유나뿐이다. 그런 부당함 속에서도 버티어가는 강기웅의 모습에서 생계를 위해서 디자이너가 아닌 목욕탕 청소부가 되어야 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부당한 인사발령에 대한 판결을 받고 기뻐하던 것도 잠시 그의 인생은 또다시 냉탕에 내몰린다. 전혀 의도치 않은 사실과 마주하면서 말이다. 인생이 다 그런것이 아닐까? 내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드러나는 위기의 순간. 하지만 생존이 달린 입장에서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강기웅의 입장. 강기웅의 투쟁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해지는 소설 《그 남자의 목욕》이었다.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