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능'과 '트릭'을 아름답고 기묘하게 결합한 아홉 편의 초절정 반전 미스터리 《열린 어둠》 《백광》을 접해본 독자라면 렌조 미키히코 작가에 대한 클것이다. 《백광》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때는 재밌다는 입소문에 끌려서였다. 하지만 책을 펼쳐들고는 조금 고민스러웠다. 너무나 빼곡해보이는 글자들이 잘 읽히지 않을꺼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그 생각은 보기 좋게 틀렸고, 책을 읽으면서 이런 설정들도 가능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졌다. 《열린 어둠》은 《백광》과는다르게 아홉 개의 단편들로 이루어져있다. 사실 단편을 선호하지 않는 입장에서 또 다시 작가의 작품앞에 주저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홉 개의 작품들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출판사의 환불이벤트에 읽어보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펼쳐들었다. 단편들이 한데 모여 흐름이 짧았지만, 첫 이야기부터 몰입하지 않고는 읽을 수 없었다. 얼굴은 스패너로 뭉개뜨리며 아내를 죽인 남편에게 아내의 시체가 발견되었다고 온 전화를 받는 순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을것이다. 물론 그 내용을 읽는 독자인 나 또한 너무 당혹스러웠다. 죽은 아내의 시체를 마주한 남편은 자신이 저지를 것과 너무나도 비슷한 모습에 혼란스러웠다. 자신이 죽여서 땅 속에 묻어둔 아내가 어느 호텔에서 발견된 것이다. 그 시체가 아내가 맞는지 얼굴로는 알 수 없는 남편의 눈에 결혼반지가 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나는 남편과 함께 갑작스레 나타난 아내의 시체에 놀라움을 안고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그런데 급작스러운 반전으로 사건은 다르게 흘러갔다. 아홉개의 단편 작품 중에서 가장 먼저 읽었던 '두 개의 얼굴'을 읽으면서 출판사에서 괜한 자신감을 보인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첫번째 이야기가 불러일으킨 호기심과 강한 반전의 매력에 빠져 순식간에 나머지 여덟 편의 이야기까지 읽어나갈 수 있었다. 나름 추리 미스터리를 좋아한다고 자부하던 나의 자존심이 상한 느낌이었지만 기분 나쁘기보다, 렌조 미키히코 작가님의 장편소설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져왔다. 단편에서 보일 수 있던 반전들과 상상치 못했던 이야기들이 장편소설에서는 또 어떻게 우리에게 신선함을 줄지 기대가 되어진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