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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시티
서경희 지음 / 문학정원 / 2022년 11월
평점 :
너무 일찍 떠난 이들을 애도하는 마음을 담아낸 세 편의 연작 소설 《옐로우 시티》
학창 시절 가까운 이의 두번의 죽음을 경험하고 그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던 서경희 작가님의 마음이 《옐로우 시티》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직접 겪었던 죽음의 문턱을 경험하고 천국도 지옥도 아닌, 현생도 저승도 아닌 세계를 떠올린 작가님이 만들어낸 이야기 《옐로우 시티》를 만났다.
📖 "옐로우 시티는 이승도 저승도 아닌 제3의 세계야. 생전에 사랑을 이루지 못한 영혼들이 그곳에 모여 살아." p.8
어느 누구도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는 곳, 옐로우 시티. 그 미지의 세계와도 같은 도시를 사람들은 찾아 헤메인다. 자신들의 소중한 이와 다시 만나기 위해서. 옐로우 시티 속에는 세편의 단편들이 서로 연관이 없는 듯 나오지만 이야기들을 옐로우 시티로 닿아있다. 옐로우 시티로 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닿지 않을까, 아니 그들이 옐로우 시티에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 "사랑은 판도라의 상자와 같아서 격정적인 사랑, 질투, 독점욕, 미움, 원망 같은 강점이 먼저 나타나고 진실한 사랑은 가장 나중에 드러나." p.7 '망고'중에서
망고는 이렇게 비블링에게 이야기 한다. 자신의 사랑이 진실한 사랑임을 이야기 하고 싶은 망고의 마음이 담겨 있는 듯하다. 촛불문화제 시위현장에서 피를 흘리고 응급실에 갔던 망고를 데리러 온 비블링과 우연히 만나 키우게 된 고양이 먼치킨. 망고의 알레르기에도 함께 키우던 먼치킨은 갑작스런 망고의 죽음에 절망으로 빠져들려는 망고를 '옐로우 시티'로 안내하는 듯한 모습에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옐로우 시티'를 찾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찾아 갔던 그 빌딩으로 안내하는 듯한 먼치킨. 망고와 비블링의 재회를 시켜주려는 듯한 모습이다.
📖 '망각이 없는 삶이 어떤 것인지 당신은 몰라요. 오래전,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죠. 그날의 고통이 어제 있었던 일인 것처럼 사라지지 않아요. 삼십년 동안 하루도 아프지 않은 날이 없어요. 늙지 않는다는 건 그런거예요.' p.43 ~ p.44 '그녀의 이름'중에서
변호사인 박우진이 찾는 사람을 알고 있다며 찾아간 변호사 사무실이 있는 빌딩. 그곳은 왠지 모를 기묘함을 풍긴다. 수십년을 오르내렸다는 학생과 자신이 스무살이라는 노파. 게다가 빌딩 안에서 우산을 쓰고 있는 사람들까지보이자 영훈은 자신이 잘못 찾은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곳에는 나이가 든 변호사인 박우진과 꼬마가 있다. 하지만 둘의 모습 또한 너무나도 기묘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늙어가는 우진과 점점 어려져 소멸할것만 같은 꼬마. 그들이 찾고 있는 진아는 뒤틀린 시간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존재라고 하지만 이미 죽었다는 사실만 영훈으로 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뒤틀린 시공간에 존재하는 빌딩 속에 갇혀버린 듯한 영훈이다.
오랜 연인이었던 승훈의 사고로 알게 된 곳, 옐로우 시티. 승훈은 의식이 있던 그날 '옐로우 시티'라는 단어를 이야기 하고 광장에서 본 한 여자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금 '옐로우 시티'를 떠올리게 된다. 광장 어딘가에 '옐로우 시티'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광장을 헤매는 소영. 그녀는 그렇게 영훈이 들어갔던 그 빌딩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소영이라고 주장하는 노파를 만나게 되고 믿을수 없던 소영은 엘리베이터를 타지만 지옥으로 떨어지는 듯 곤두박질치다 문이 열린다. 그렇게 소영의 시야에는 백사장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또 한사람. 그곳에서 서핑보들을 타던 남자가 소영을 향한다. 그 남자는 어쩌면 승훈이 아닐까?
'옐로우 시티'의 입구는 어느 누구도 알 수 없을 뿐더러 그 곳의 출구 또한 어디로 닿았는지 알 수 없다. 망고를 다시 만나기 위해 찾아가던 비블링과 죽은 그녀의 모습을 잡을 수 없던 영훈, 그리고 너무나도 멋진 해변에서 다시 만나게 된 승훈과 소영의 모습. 서로 다른 외로움을 표현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다. 정말 《옐로우 시티》가 존재한다면, 그리운 이에 대한 외로움이 조금은 줄어든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