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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로운 조선시대 - 궁녀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 역사
조민기 지음 / 텍스트CUBE / 2022년 11월
평점 :
지금껏 읽었던 역사서들은 왕에 의한, 왕을 위한, 왕의 역사라면 궁녀의 시선으로 만나는 역사인 《궁녀로운 조선시대》를 만나려니 너무 설레인다. 지금껏 궁녀들은 왕의 승은을 입고 '왕의 여자'로만 생각되어졌다면, 모든 궁녀들이 그러한 것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왕비를 모함하고 자신이 그 자리로 오르기위해 벌이는 암투들만이 존재하는 듯 보여졌고, 왕의 어명에 의해서 움직이는 존재로 보여져왔다. 하지만 《궁녀로운 조선시대》의 궁녀들은 우리가 알고 있던 궁녀들이 아니다.
마치, 책의 표지처럼 우리가 아는 궁녀의 틀을 깨고 새롭게 태어나는 인물처럼 느껴졌다. 창빈 안씨를 살펴보더라도 그러하다. 대비마마를 모시는 궁녀였던 안씨. 대비마마는 안씨가 중전의 힘이 되어주기를 바랬다. 중종의 승은을 입었으나 여전히 상궁에 불과하였으나, 후궁이 되고자 노력하기보다 대비마마와 중전을 모시는 것에 최선을 다했으며, 중전이 딸을 낳는 동안 아들을 낳았음에도 여전히 품계를 받지 못하였으나 그에 실망하지 않고 중전을 위로할 줄 아는 인물이었다.
장옥정은 조선 왕조 500년 역사에서 궁녀 출신으로 왕비의자리에 오른 유일무이한 여인이다. 그는 숙종으로부터 엄청난 사랑을 받았고 사대부, 특히 노론으로부터 증오에 가까운 미움을 받았다. p.83
우리에게 '장옥정' 혹은 '희빈 장씨'라고 하면 희대의 악녀로 기억된다. 그런 그녀이지만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어느 누구를 따라올 수 없었으리라. 자신의 아들 목숨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택한 여인 '희빈 장씨'.그녀는 주체적인 여성이었기에 더욱더 악녀로 몰렸던 것은 아닐까. 여러 드라마에서 보여주고 있는 그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도 너무 악녀로만 몰아 우리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아닐까.
드라마를 자주 보지 않지만 작년에 방영했던 '옷소매 붉은 끝동'의 이야기를 보았을때도 참신함을 느꼈다. 성덕임은 자신의 삶이 소중했던 궁녀로 여러차례 승은을 받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궁녀로서 살아가기를 원했다. 오빠의 과거 시험준비를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궁에 입궐했음에도 궁녀로서의 삶에 만족하였던 그녀. 세손과의 사랑으로 궁에서 훨훨 날지 못하고 자신의 처소에만 있어야 했고, 자신의 아이가 죽음을 맞는 순간에도 임신한 상황이라 볼 수 조차 없던 그녀였다. 그런 성덕임의 모습이 신선하게 와 닿았는데, 궁녀로운 조선시대에서도 성덕임의 이야기가 언급되었다. 왕의 진정한 사랑이었던 성덕임은 왕의 사랑 속에서 행복하면서도 법도에 묶여 자신을 찾지 않는 왕에 대한 질투조차 하지 못했을것이다. 자유롭게 훨훨 날아갈 수 있었다면 성덕임이 그렇게 일찍 죽지는 않았을꺼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궁녀를 정치에 이용했다는 왕들의 이야기와 자신의 손에 왕이 있다는 이야기. 왕 중심의 역사를 논하고자 했다면 이야기 되지 않았을 이야기들이 실려있는 궁녀로운 조선시대는 왕의 여자에만 머물러있을꺼라고 생각한 궁녀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 놓았다. 궁녀로 살다 후궁이 되기까지의 치열했던 그녀들의 삶, 왕의 그늘에 묻혀버린 그녀들의 삶에 관심을 보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