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홍이 아니라 분홍 -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동화 부문 우수상 수상작 고학년 책장
정현혜 지음, 전명진 그림 / 오늘책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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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고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고 하시는 정현혜 작가님의 책인 진홍이 아니라 분홍은 제29회눈높이 아동 문학상 당선작으로 동화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랍니다. 역사를 바탕으로 허구를 가미한 역사동화이기도 한 이 작품을 읽으면서 정몽주와 이방원의 하여가와 단심가도 떠올리게 되었답니다.

란이는 양반집 규수로 자랄 수도 있었으나 고려가 조선으로 바뀌는 시기에 할아버지께서 고려를 유지하고자 하는 세력 중의 하나였고 조선이 건국되면서 쫓겨난 세력이기도 하다. 란의 오빠인 학무는 함께 공부를 하며 만년 이등인 재령의 급제 소식에 술을 마시고 취한채 들어오기도 했지요. 아버지는 유배를 가 있는 상황에 어머니는 삯바느질로 살아가고 있어 란은 자신이 무언가를 해서 돈을 벌어야 겠다고 생각한답니다.

"사람은 밥으로 살아지는 게 아니다. 의지로 살아가는 것이다." p.13

라고 하는 어머니와 달리 배부르게 먹으며 살고 싶은 란이는 장터를 다니다 염색일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상인의 심부름을 가서 홍염장 할아범에게 제자로 받아달라고 하지요. 제자로 들어와 았던 득춘은 심술을 부리지만 그 심술을 받아내면서 반년만에 홍염장 할아범으로부터 전수받게 된답니다. 득춘이 오년동안 배우고 익힌 것을 반년만에 익힌 란이. 홍염장 할아범은 란이의 심성을 믿으면서 가르쳤지요.

"나는 하루하루 늙어가고 있다. 따로 식솔도 없으니 이제 너희 둘이 내 마지막 제자가 되겠구나. 전통을 지키고 이어 가는 것 또한 충이 아니겠느냐. 우리가 이리 만난 것도 인연일테니, 내가 깨달은 모든 것을 너희에게 다 일러줄 것이다. 부디 내 가르침을 잘 받아서 대대손손 이어 갈 수 있게 힘 써 다오. 알겠느냐." p. 105

홍염장 할아범은 득춘과 란이에게 당부를 한답니다. 란은 아버지를 보내고 얼마지나지 않아 홍염장 할아범까지 보내게 되지요. 득춘은 홍염장 할아범이 죽은 후에 최대 규모의 포목염색전으로 가서 일을 하게 되고 란이 혼자서 홈염장의 기와집을 지키고 있으면서 홍염장의 염색 기술을 지켜나갑니다. 득춘이 만든 염색 천들은 점점 색이 변해가지만 란이의 염색천은 한결같지요.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왕의 자리에 오른 이방원. 이방원은 충의 색으로 염색천을 보내라고 하자 란이는 분홍의 천을 보낸답니다. 그 천을 본 침선장은 틀렸다고 하지만 함께 보내온 오얏꽃을 보며 왕은 알게 되지요. 그리고 이제 피를 흘리는 정치는 그만하겠다고 한답니다. 한낱 보잘것 없는 여식이라며 궁에 들어가는 염색천을 만들면 부정탄다고 하던 득춘의 말에도 제자로 받아들여준 홍염장 할아범은 란이의 이런 면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역사 속 실제 인물은 아니지만 란이 등장하면서 보여준 역사 동화가 마음 속을 울리네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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