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눈물
하세 세이슈 지음, 허성재 옮김 / 혜지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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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 세이슈의 신의 눈물을 받아 들었을때 책 표지의 곰이 눈에 들어왔다. 신의 눈물이라는 제목과의 연관성을 생각해보다 이내 포기하고 책을 펼쳤다. 책을 읽어보고 나서야 표지의 곰이 상징하는 의미를 알 수 있을꺼 같았다.

할아버지인 게이조와 살고 있는 유우는 이곳을 떠나고 싶어한다. 아이누족이라는 이유로 겪어야했던 괴롭힘으로부터 멀어지고 싶은 유우의 앞에 낯선 남자가 찾아온다. 할아버지인 게이조를 만나고 싶어하는 그 남자. 게이조는 나무를 구하러 산에 올라가 있어 낯선 남자의 방문이 유우에게는 무서움을 안겨주었다. 할아버지가 얼른 돌아오기를 바라는 유우다. 유우가 학교를 간 동안 몰래 찾아와 아뜰리에에 있는 나무 조각상을 본 오자키는 게이조의 제자가 되고 싶어한다. 오자키는 왜 그토록 게이조의 제자가 되려고 하는 것일까?

게이조를 찾아나서기 전 오자키는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로 임시거처에 살게 된 어머니가 불곰 조각상을 아끼는 모습을 보았었다. 함께 살자는 오자키를 뒤로 하고 임시거처에서 살아가던 어머니가 갑작스레 죽게 되고, 그런 원망이 결국원전사고로 돌리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사고에 대한 보상도 사과도 없는 모습에 피해자들의 데모만 이어질뿐 그것이 제대로된 해결책이 아님을 느끼는 오자키. 그리고 어머니가 애지중지하던 불곰 조각상이 신경쓰였던 것일까? 결국 게이조를 찾아나서게 된다. 불곰 조각상과 마주하고 목조조각가가 되려는 오자키.

"고향을 버린다는 건 가족을 버린다는 거다. 가족을 버린다는 건 오랜 시간 걸쳐 가꾸어온 문화와 관습, 신앙을 버린다는 거다." p.152 ~ p.153

아이누인족이라는 사실이 싫어서 집을 나갔던 자신의 여동생과 딸을 보면 고향을 버리고 가버린 이들에 대해 아파하고 원망하지만 자신만이라도 아이누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게이조. 그의 신념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아이누인족의 것이었던 숲은 어느새 사유지가 되어 함부로 나무를 베어올 수 도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경찰서에 가기도 하지만 하나 남은 자신의 손녀 유우를 위해 숲의 주인에게 사과를 하기까지 하는 게이조. 고지식하지만 손녀를 사랑하는 여느 할아버지와 다를게 없는 모습이었다.

"망설이고 망설이면서 앞으로 나아가지. 그게 인생이지 않을까." p.292

떠나고 싶은 곳에 대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은 오자키의 마음이었을까? 호숫가의 물안개를 보기 위해 새벽 일찍 유우를 데리고 가서 보여주기를 몇차례하여 함께 보기도 한다. 오자키는 유우에게 돌아오지 않으면 보지 못할 광경들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그곳을 떠나려고 하는 유우에 대한 자책이 아닌, 유우의 마음을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 오빠같은 마음이랄까.

"그래. 내가 살아있든, 죽었든 아무래도 좋아. 유우가 신들의 품속에서 사는 삶을 선택해 준다면 그걸로 충분해. 자, 가자." p.349

용서하자. 자신을 두고 떠난 부모님을 용서하자. 완고하고 무서웠떤 할아버지를 용서하자. 자신을 괴롭혔던 반 친구들을 용서하자. 계속 투정부리기만 했던 자신을 용서하고 받아들이자. p.442

유우와 게이조는 어느새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오자키가 아니었다면 가족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을 두사람을 변화시킨 오자키는 자신 또한 변해갔다. 자신이 알고 싶었던 자신의 뿌리를 알게 되고 그 곳에 뿌리 내리고 싶어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죗값을 받으려는 오자키의 모습은 담담하면서도 가여웠다. 유우, 게이조, 오자키. 세사람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를 응원해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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