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에디터스 컬렉션 1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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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유명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문예출판사 에디터스 컬렉션으로 만나보게 되었다. 기존의 표지와는 다른 느낌의 표지는 《인간 실격》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해주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야 표지의 그림이 요조가 동반자살을 시도했던 그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짧은 생을 살다간 작가인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이기도 한 인간 실격.
방황하고 고뇌하는 청춘의 초상, 작가의 일생을 지배한 상실과 소외, 번뇌가 여실히 담긴 다자이 오사무 문학의 걸작이기도 한 《인간 실격》.

이 작품을 한번 읽고서는 글을 남길 수가 없어 두번 정도 읽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도 기분이 좋지않았다. 너무나도 음침한 요조의 모습이 내게 옮겨온 듯한 알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힌듯했다.

첫번째 수기에서는 시골에서 보낸 유년 시절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의 순수함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듯한 모습을 보인다. 자신과의 본성과는 다르게 악동인냥 가족들을 웃기기도 하고 학교에서도 거짓행동을 보이는 요조의 모습이 그러했다.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믿을 수 없지만, 그러면서도 어느 쪽도 어떤 상처도 남기지 않아 겉으로는 전혀 표가 나지 않고, 서로 속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기막히게 완벽한, 그야말로 결백하고 명랑한 불신의 사례들이 인간 생활에 가득차 있다고 생각합니다. p.26

가족에게조차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있는 요조의 모습. 요조의 진짜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자신을 전부 내보일수 있는 상대가 없는 요조이기에 더 불행해 보이기까지 한다. 요조는 그토록 자신을 숨기려고 했을까?

두번째 수기에서는 고향을 떠나 중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고등학교 재학 중에 처음으로 동반자살을 시도하고 학교와 집안에서 버림받을 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붙임성 있었던 반면에 '우정'이란걸 한 번도 실감해본 적이 없고, 호리키 같은 놀이 친구는 별개로 치더라도, 모든 사람 사귀기는 그저 내게 고통을 느끼게 할 뿐이어서, 그 고통을 희석하기 위해 열심히 '우스운 행동'을 연기하고, 거기에 진이 빠져 겨우 안면을 익힌 사람의 얼굴를. 그가 아니라 그와 닮은 얼굴조차 길거리에서 발견하면 기겁해 순간적으로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로 불쾌한 전율에 휩싸였기 떄문에, 어찌 보면 난 다른 이에게 호감 사는 법은 알고 있었어도, 다른 이를 사랑하는 능력은 결여된 것 같았습니다. p.89 ~ p.90

세번째 수기에서는 동반 자살 사건 그 이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 실격.
이제, 난,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됐습니다. p.146

《인간 실격》. 그것은 누구의 기준일까? 내 기준에는 요조가 너무나 부족하고 형편없어보인다. 다자이 오사무 작가가 지은 제목 그대로 《인간 실격》 그 자체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이가 바라본 요조는 어떤 인물로 기억될까? 시간이 흘러 이 작품을 다시 읽게 된다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모임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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