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그림 그리는 치과 의사》의 저자이신 강영진 작가은 정말 욕심쟁이이신 분같다. 치과 의사, 교수, 화가, 미술평론가인 것도 모자라 책까지 출간하시며 작가로서의 도전장을 내미셨으니 말이다. 1958년에 태어나신 작가님을 보니 한 평생 농사만 지으시며 사시는 친정 아빠가 떠올랐다. 본업은 치과 의사이시면서 그림까지 그리시는 강영진 작가님. 뉴욕의 그림 그리는 치과 의사를 보는 내내 마치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큐레이터로부터 듣고 있는 전시관에 온 기분이었다. 취미로만 그리시는 것이 아니라 2022년 12월 올해 전시회를 앞두고 작업하고 계시다고 하시니 전시전에 미리 만나본 것이 영광스럽게 느껴졌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생활하신 대학생활이 쉽지많은 않았을것이다. 다행히 혼자 간 것이 아니라 향수병이나 가족에 대한 그림움은 적었겠지만 언어라는 장벽은 아무래도 크게 다가오지 않았을까?"실수를 두려워 말라. 그들은 네가 원어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고, 네가 말을 할 때 실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네 말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한계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수 할 때 웃을 수 있을정도로 마음의 여유만 있으면 된다." p.41 언어의 장벽을 느끼며 발표하기를 부끄러워했던 작가에게 용기를 준 교수님의 말씀이라고 한다. 우리는 외국인을 만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굳어져버린다. 내가 무언가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쭈뼛대기 일쑤이다. 그것은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 앞에서의 주눅들어버린 것이다. 그런 작가의 마음을 알고 실수 앞에서도 여유로워지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해 준 충고가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물김치를 담가 두고 익기를 기다리면서 룸메이트에게는 미생물 실험을 위한 것이니 만지지 말라고 하고, 익기를 기다린 3일 동안 행복했을 그를 맞이한 것은 냉장고로 옮길 수 있는 물김치가 아니라 교내 911대원이었다. 익히기 위해 둔 통을 떨어뜨려 깨지게 되어 신고했다는 룸메이트와 폭탄물이라도 되는 듯 구경원 주변 사람들. 사람들이 돌아가고 나서 룸메이트의 사과와 함께 닦아도 닦아도 빠지지 않는 물김치 특유의 냄새만 남았다고 한다. 그 일을 겪었을때는 황당했겠지만 물김치를 볼때마다 그때의 일이 떠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났다. '황금 달걀 프라이'가 시사하는 그 시대의 향수는 어린 시절의 거의 모든 기억을 고스란히 떠올리게 한다. 달걀은 작아도 그것은 내가 어디서 온 누구인지를 알게 하고 작은 것에 감사하며 겸손한 마음을 일깨워준다. p.96 달걀프라이와 관련된 이야기에서는 남편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릴적 어머니가 일을 하러 가시고 혼자 밥을 챙겨 먹어야했기에 날계란에 간장 참기름을 넣은 간장 계란밥을 먹었다는 이야기였다. 남편의 어릴적 외로움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야기였지만 그시절을 떠올리는 추억 속의 이야기가 되었던 것이다. 아이는 그 이야기를 듣고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나에게는 내가 모르는 남편의 어릴적 시간이었다. 우리는 음식에서도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인생이란 둥지를 떠나는 연습이며, 그 반복 속에서 늘 지난 시절을 그리워하며 사는 삶의 연속이다. 그런 가운데 우리는 추억이라는 감성이 머무는 곳에 정을 붙이며 또 새로운 둥지를 틀며 살아간다. 자연의 섭리 앞에 매일 소망을 품고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p.226 ~ p.227 인생이란 무엇일까? 몇 개월 후면 마흔이라는 나이가 되지만, 아직도 인생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내가 살아가는 삶이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은 하지만 꿈꾸는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것은 없다. 다만 추억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에 대한 소망과 희망은 품고 있다. 뉴욕의 그림 그리는 치과 의사를 읽으면서 많은 꿈을 꾸고 살아가는 작가님을 보면서 나도 무언가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