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팬으로 신작 소식에 주저없이 소미미디어 출판사 이벤트에 참여했던 저는 《외사랑》이 《아내를 사랑한 여자》의 개정판이라는 사실에 다소 당혹스러웠었던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정판이 제목도 디자인도 다 세련되게 바뀌었기에 오랜만에 다시 읽게 될 내용에 설레임이 가득했답니다. 역시 번역하시는 분이 다르다보니 전체적인 내용은 같으나 분위기가 바뀌었음을 책을 펼쳐보고 다시 느낄 수 있었지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이 쓰신 《외사랑》은 시대를 앞서간 젠더감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답니다. 11년전 읽었을때는 소재 자체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니 그때의 충격보다는 덜 할 정도로 시대의 흐름을 탄 소재라고 볼 수 있을꺼 같네요. 이야기는 매년 11월 세번째 금요일로 정해둔 데이토대학의 미식축구부 모임으로 시작되고 있답니다. 시끌벅적한 모임에 빠지는 멤버는 있지만 여전히 그 시절의 경기가 화두가 되어진 술자리에서 헤어지려던 찰나에 나타난 히우라 미쓰키를 만난 니시와키 데쓰로는 그녀의 낯선 분위기와 말 대신 메모를 건네는 모습에 당혹스럽지만 자신의 집으로 함께 가게 됩니다. 데쓰로와 스가이, 그리고 미쓰키. 세사람은 데쓰로의 집에서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답니다. 그녀의 모습이 이제는 그가 되어 돌아왔기 때문이죠. 그런 모습에 당황하는 데쓰로와 스가이는 그간의 미쓰키의 사정을 듣게 됩니다."쉽게 말하자면 나 자신을 포기하고 싶었어. 나는 여자고 여자로 살 수 밖에 없다고 설득하고 싶었지. 결혼하면 포기 할 수 있을 줄 알았어. 이상한 꿈을 품는 일도 없어질거라고." p.34자신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와 심정을 이야기 하는 미쓰키. 자신의 감정을 숨긴채 결혼했으나,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었고 남자가 되고 싶었던 그녀는 결국 남성적인 모습으로 친구들앞에 서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갑작스런 고백에 당황스러웠던 데쓰로와 스가이, 두사람과는 다르게 데쓰로와 결혼한 아내이자 미쓰키의 친구였던 리사코는 너무나도 짐착한 반응이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으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집을 나왔었다는 미쓰키의 말에 잠시 머무르도록 한 데쓰로와 리사코는 뒤에 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이 함께 일하는 여자의 스토커를 죽였다는 것. 그 일로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돌아가려는 미쓰키를 데쓰로와 리사코는 붙잡았다. 그리고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서 다시 여자의 몸으로 돌아가기를 권하게 된다. 그리고 데쓰로는 리사코로부터 또 다른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됐어. 알아. 다 내 만족이고 혼자 난리인거지. 영원한 짝사랑이라는 거야. 하지만 그래도 내게는 소중해." p213대학시절 리사코를 사랑했다는 미쓰키의 말에 데쓰로는 너무 당황스럽다. 자신의 아내를 사랑한다는 사람에게 화를 내야 하지만 그 상대가 여자인 미쓰키이기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 지 알 수 없는 데쓰로였다. 몸은 여자이지만 남자의 마음을 가진 미쓰키. 그녀가 말한 사건에 다가갈 수록 조금 더 복잡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데쓰로와 리사코였다. 히기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이번 작품은 남자 아니면 여자라는 이분법적인 판단으로 누군가의 성정체성을 문제 삼게 되는 우리의 모습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외사랑》은 결국 남자나 여자가 아닌 젠더도 존재함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아닐까. 젠더에 대한 보편적이지 않음에 우리는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그것도 또 다른 우리의 모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소미미디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