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초등, 중등 아이들과 책 읽고 이야기 나누는 일을 하고 계시다는 김영서 시인의 첫 시집인 《고래가 살지 않는 집》은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그대로 드러나 있었답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들의 마음을 보면서 나도 어린 시절에 이런 기분이었었나 하는 생각도 해보면서 어린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라 너무나도 행복했답니다. '고장 난 시계'는 수업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빨리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다 보니 시계가 고장난 것 같다고 느끼는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해 둔 동시랍니다.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쉬는 시간과 너무나도 더디게 흐르는 수업 시간. 느끼는 시간에 대한 체감은 너무나 다르죠. 쉬는 시간만 기다리는 아이의 솔직함, 저희집 작은 아이도 수업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듯 해서 웃음이 절로 났던 동시랍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고래가 살지 않는 집'은 술을 마시고 집으로 오는 아빠에 대한 아이의 마음을 표현한 동시랍니다. 넓은 마당에 좋아하는 레고가 있어 행복하지만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하는 아빠가 걱정스러운 아이의 마음을 표현하는 거 같아요. 고래가 물을 잔뜩 마시면서 고기를 잡아먹듯이, 아빠가 술을 잔뜩 마시고 오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아빠가 술고래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은 '고래가 살지 않는 집'이라고 하네요. 아빠가 술고래가 되지 않는다면 아이는 더 없이 행복할텐데, 아이의 아빠가 술과 멀어지기를 바래봅니다. '하루 일곱 번의 소망'은 인적이 드문 시골 마을을 운행하는 버스의 이야기랍니다. 손님이 너무 없는 가게에서 파리 날린다고 표현하듯, 손님없는 시골 마을 버스는 파리 손님을 태우고 운행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손님 한명이 타면 그 버스를 마치 대절하고 가는 듯 손님 한명의 전용차량이 되기도 하지만 시골마을버스는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싶어하네요. 작은 마을을 오가는 버스니 사람들이 타면 서로서로 대화를 나눌테니 수다로 가득채우고 싶다고 하네요. 그런 시골 버스의 마음처럼 많은 사람이 오고가며 하루 일곱 번 왕복하는 마을 버스에 사람들로 가득차 수다와 사람들의 온기로 가득차기를 바래봅니다. 같은 꿈을 꾸고 다른 생각을 하는 동상이몽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인 '다른 걱정'은 눈 내린 아침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출근길 눈이 내린 길이라 걱정하는 아빠의 모습과 눈이 얼어 빙판길이 되어 아이나 아빠가 미끄럽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엄마와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 걱정을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우리도 마찬가지죠. 아빠는 눈이 내린 길 운전하고 갈 일이 걱정이라 눈이 오지 않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눈사람을 만들거나 눈을 맞고 싶은 아이는 눈이 내리기를 바라니까요. 우리의 평범한 모습을 담고 있는 동시라 더 와닿았던 '다른 걱정'이랍니다. 시가 뜻을 함축하고 있어서 아이가 어렵게 느끼기도 하지만 동시집은 글귀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보니 아이도 너무 좋아했답니다. 이렇듯, 다양한 동시를 만나면서 웃고 떠들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 《고래가 살지않는 집》이었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