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에 있는 숲에 가봐요, 꽃이 피어 있던 숲으로.""마치 고장 난 수도꼭지 같은 거죠. 물이 나오지 않게 억지로 잠그고 있던 수도꼭지가 터지는 것처럼, 모든 걸 견딜 수 없게 되어버려요. 저는 도무지 그 중간을 못찾겠어요. 기를 쓰고 모든 걸 참아내거나 미친 듯이 분노하거나. 제게 주어진 그것 박에 없는 것 같아요. 이번 직장은 다을 줄 알았는데, 이번엔 잘할 자신이 있었는데... 최피디는 정말이지....." p.156 ~p.157 로스쿨을 다니기도 했고 기자가 되기도 했던 그녀 채유형. 그녀는 언제나 자신이 모든 걸 망가뜨릴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어릴적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는 걸 양부모님께서는 알지 못하지만, 그녀는 언제나 그 사실이 뇌리에 박혀있는 듯하다. 그녀의 부모님은 사랑으로 기르셨으나 자신의 기억과 우연히 보게 된 사진으로 안정적이던 삶은 흔들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흔들림이 어디 한 곳에 정착하지도 못하고, 부모님께 정을 주는 것도 아닌채로, 불안정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기자를 관두고 있던 그녀에게 자신의 학교 선배라고 말하며 일자리를 주선한 윤종은 최피디가 기획하는 프로그램의 소재로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그녀를 데리고 심효전을 만나러 간다. 심효전은 셋이 들어갔던 산속에서 혼자 살아돌아왔고, 처음에는 자신이 둘을 죽였다고 증언하다 어느새 죽인적없다고 입장을 번복하고 나섰다. 그 사건을 맡은 변호사인 윤종은 그녀에게 심효전과 만나게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채유형은 심효전의 사건에 대해서 더 알아보기 위해 들렀던 경찰서에서 무료해 보이는 한 형사를 만난다. 혼자 모든 사건에 제외되어 있어 보이는 진형사. 그녀는 분주한 사건 속에서도 홀로 여유롭기만하다. 그녀가 그런 상황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채유형은 심효전의 사건을 파헤치던 중 최피디와 충돌로 또 그만두고 나오게 되고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진형사에게 이야기 하기도 한다. "어떤 우연들이 겹쳐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우리는 그냥 보고 싶은 걸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르죠. 멋대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말이에요." p.162모든 사건에서 벗어나 조용히 은퇴하고자 했던 진형사는 채유형의 어떤 모습에 마음이 흔들린것일까? 진형사는 채유형이 사온 커피에 있다고 이야기 했지만 어떤 것었을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채유형에게 충고를 하는 모습에서는 언니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자신을 입양한 부모에게 물어보라는 정확한 사실을 인지시켜주는 모습이 어른스러워보인다. 겉모습만 어른이 아닌 진짜 어른 말이다. 채유형과 진형사가 마주한 그 진실. 그 진실을 보면서 씁쓸함을 느끼며, 또 한편으로는 또다른 진형사 시리즈가 기대된다. 마음 먹으면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려는 모습이 멋지게 보이는 진형사였다.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사라진숲의아이들 #손보미장편소설 #안온북스 #탐정소설 #진형사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