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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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게 된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은 2008년 초판 이후에 표지가 바뀐 리커버판이다.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이 출간되었을 당시에는 기록으로 남기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시간이 많이 흘러서인지 새로운 작품으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은 아홉개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소설집으로 아홉개의 이야기 중에서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을 대표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고스케씨가 부인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은 부인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려 했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의 사랑에 부인이 있고 없고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말하면, 무척 오만하게 혹은 아주 무책임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에는 이런 식으로 밖에 사랑할 수 없는 인간이 있기 마련이다. p.26 '선잠'중에서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책을 읽다보면 흔하게 나오는 사랑의 소재 중의 하나로 사용되어지는 불륜. 부인이 있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둘의 사랑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듯 말하고 있는 부분이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 특유의 담담함이 느껴져서인지 거부감이 덜했다. 다른 이야기를 읽을때도 물론 마찬가지였다. 곁에 있지만 곁에 있지 않은 듯한 외로움을 느끼고 혼자 있지만 함께하는 듯한 행복감을 느끼기도 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의 글이랄까.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에 수록되어 있는 '녹신녹신'이라는 이야기에서도 마찬가지다. 신지와 살고 있는 미요. 신지와 떨어져 있으면 너무나 그리워하면서도 신지가 아닌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유지하고 있다. 신지에게는 출장을 간다고 말하고서는 1박2일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는 모습. 불륜에 대한 미화가 아닐까 하는 거부감보다는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 특유의 분위기에 휩쓸리게 된다.

나는 수화기를 내려 놓기 무섭게 다시 걸었다. 고스케씨는 바로 받았다. 나는 미소 짓고, 전화기 너머 고스케씨도 미소 짓고 있음을 알았다. 그건 이제까지의 그 어떤 키스보다도 그 어떤 포옹보다도 관능적이었다. 정말 미칠 정도로 관능적이었다. p.85 '선잠' 중에서

헤어졌음에도 잊지 못하고 전화를 걸어대는 모습. 전화를 받은 고스케씨의 표정을 혼자 상상하면서 마음에 들어하고 그렇게 정리해나가는 모습. 현실에서 저렇게 했다면 하고 상상해보니 책과는 너무 다를꺼 같은 분위기다.

"게다가, 인생이란 누구에게나 혼란스러운거라고. 어느때건." p.250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중에서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남들이 볼 때는 평화롭기만한 일상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힘든 시간일 수도 있지 않을까? 오랜만에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짧은 단편들을 만나고 나니 작가님의 장편소설을 찾아봐야할 꺼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은 소담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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