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이야기장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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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힘든 순간에도.
우리 아직은 괜찮다고 느끼던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

<<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라는 제목만으로 내가 선물을 받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뭔가 특별한 사람이 된거 같은 행복감을 준 한권의 에세이랍니다. [한때는 상처 입은 사람. 지금은 타인에게 용기를 주는 치유자가 되고 싶어 글쓰고 말하고 공부하는 사람.] 이라는 작가님의 소개글 마저도 특별하게 다가 오네요.

'미안하다'는 말은 곧 '사랑한다'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어서 대신 꺼낸, 하나 같이 아픈 우리 마음을 싸매는 대일밴드였던 것이다. 미안하다는 말은 곧 사랑한다는 뜻이었기에, 그 말이 우리를 찢어 놓기도 하고 이어 붙이기도 했다. 우리는 사랑하면서도 그토록 다르다. 그토록 끔찍하게 서로 다르면서도, 뭣이 좋다는 것인지 또 기어코 서로를 사랑한다.이 모질고 독한 역설은 서로 지긋지긋하게 미워도 해보고 사람들 사이에서만 피어나는 애틋한 시간의 향기다. p.24

엄마와 다투고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꺼내기 싫어서 연락을 하지 않던 적이 있었다. 엄마는 내가 하는 바른 소리가 거슬렸고 난 엄마의 반복되는 말이 싫어서 쓴소리를 했을 뿐이었는데 결국 다툼으로 번지고 전화를 끊고 나서 가시방석인채로 며칠을 보내도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는 말을 건넨 적이 있었다. 엄마는 그 말에 쓴소리 한것을 또 원망을 하며 모진 소리를 해댔지만 힘들게 내뱉은 '미안하다' 는 말을 주워담기에는 엄마와의 사이가 소원해지는 것이 싫었다. 사랑한다는 말은 못해도 미안하다는 말은 먼저하게 되는 그런 마음. 저만 그런 것은 아닌가봅니다.

우리 여성들에게는 딸이며 아내이며 어머니일 시간을 벗어나 그냥 나 자신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p.301

결혼하기 전에는 조금 더 자유롭고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낼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니 그런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다. 왜 그 전에는 몰랐을까. 나만을 위한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 알게 된 사실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조금더 나를 위한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했을텐데. 지금은 아이들 학교를 데려다 주고, 아이들이 학교 간 시간에는 집안일을 하고, 그 와중에 시간을 내어 책을 본다. 책을 보는 그 시간만이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라 소중하고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을 뿐이다.

내 이름이 사라지고 누구 엄마, 누구의 아내 라는 또다른 이름이 생기면서 나 자신이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그런 느낌과 함께 찾아오는 것은 자존감이 점점 낮아지면서 우울해진다는 것이다. 그런 우울함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책을 보는 시간은 방해 받고 싶지 않은데 그것도 점점 여의치 않을꺼 같다. 나를 위한 시간이 사라지면 점점 예민해질터인데 걱정스럽다. 나를 위한 시간을 조금 더 소중히 보내도록 해야할꺼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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