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치는 여자 - 푸른 파도 위에서 부르는 사랑 노래
김상옥 지음 / 창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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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파도 위에 부르는 사랑 노래라.

 

늘, 바다에 가면 노래소리가 들린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파도소리 만의 감정이 아니다.

가장 깊은 곳과 가장 넓은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때로는 미치도록 푸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극단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바다'에 매료되어서 좋아하는 노래가 들려왔다.

그 느낌을 사랑하기 때문에, 특히나 '사랑'을 아는 사람들은 바다를 찾는다.

여기, 바다 앞에서 낚시를 하다가 우연히 만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무덤덤한 낚시를 하는 유은서와 그녀를 보자마자 잊지 못한 하윤이 있다.

하윤이 끌렸던 유은서는 진도북춤을 하는 사연많은 하나의 또 다른 상처다.

인간은 서로의 상처를 감싸않으면서 더욱 더 애절하게 사랑을 찾는다.

그런 감정들을 김상옥 님의 오랜만에 등장한 소설 <북치는 여자>에서 만날 수 있었다.

왜, 그녀는 북을 치고, 낚시를 즐기는 것일까? 그것도 잡은 고기를 놓아주면서 말이다.

북과 낚시 그리고 푸른 바다가 뭔가 하나의 여운으로 남게 만드는 소설이다.

내리치는 두드림은 곧 푸른 물결을 만들 수 있고, 그것이 흩어져 상처가 될 수 있다.

과감하게 흩어진 상처들은 그물에 걸려 꿈틀거려도 본다.

북치는 여자, 은서는 그 꿈틀거림을 시도했던 것일까? 그래서 자신이 낚아버린 물고기들마져도 애절하게 대하는 것일까?

 '바다' 나 '물'과 관련된 소재들은 주로 묵직한 주제들을 많이 다룬다. '타이타닉'처럼 어쩐지 물속에 모든것을 가라앉게 해버릴 수도 있고

'파이이야기'처럼 혼자됨과 쓸쓸히 싸워야 하는 외로움이 있기도 하고, '마린보이'처럼 서로 가엾은 상황들이 자꾸만 발생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여러가지 상황, 특히 가족의 문제로 아픈 과거를 지닌 그녀의 감정이 '바다'와 걸맞는다.

 

그런 그녀에게 하윤이 있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사랑이 언제나 그렇듯, 상처와 치유가 반복되고, 남자와 여자가 하나가 된다.

그렇게 둘의 사랑이 무르익으면서 서로가 서로를 감싸안는 모습은 참 보기가 좋았다.

그들이 외친것 처럼 '슬프고 아팠던 기억은 모두 모두 물러가버렸다'가 이들에게도 일어났던 것 처럼 또다른 상처받은 영혼들을 치유해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소설은 언제나 환영만을 제시하지 않고, 이렇게 우리 일상 가까이 다가와 같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

 

글은 참 읽기 쉽다. 사실 이분의 유명한 다른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작가가 어떻다, 저렇다 하는 둥 말을 전할 수 없음이 얕은 지식이다 싶지만,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가다보니 어느 순간 마지막 장이었다.

그만큼 복잡하지 않으니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곧 있으면 봄이오니, 사랑 소설이 참 포근하다. 이 책을 한 권들고 봄바다를 보러 가본다면, 결국 고독하기 혼자 걸어왔던 자신의 길들을 닦아줄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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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 Book 아트북 파이든 아트북 2
PHIDON 지음, 이호숙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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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은 모두의 것이다.

 

문화를 배움에 있어서, 문화를 즐김에 있어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것은 '예술'이다. 

예술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빈곤하고 처량하며 메말랐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덕분에 나는 이렇게 글을 쓰기도 하고, 때로는 그림도 그리면서 조금 매말라 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고 촉촉하게 적셔주면서 산다.

이런 생각을 하고 지낸것이 어디 나뿐일까. 예술은 시대를 초월하고 인종을 넘나든다. 어쩌면 이 드넓은 우주도 그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어떤 다른 별에서도 누군가는 'ART' 를 즐기고 있으리라고 본다. '즐거움'은 모두의 것이다.

 

그런 '즐거움'을 나는 <The Art Book>이라는 묵직하고 거대하며 위대한 책과 함께 소중하게 다루고 있다.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는 약 500여명의 미술가들이 작품들을 알파벳 순으로 만날 수 있다.

거창하게, 어려운 단어를 써가면서 읊지 않아도,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수많은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다른 어떤 생각도 하지 않게 된다.

글은 단순한 제시에 불과하다. 부연 설명은 이 작품을 어떻게 보면 좋을 것인가라는 힌트로 만족해도 좋다.

그래서 '문자'는 소박하게 맨위에 자리잡고서 그림들에게 독자들의 즐거움의 영역을 양보했다.

그래서 우리는 충분히 '작품' 을 이 책 한권으로 만족할 수 있다.  예전에 읽었던 다른 서양 미술사 책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그때는 분명 화가들의 일생, 시대적 배경, 작품 분석이 구구 절절하게 들어가 있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친숙하다. 옆에 두고 두고 펼쳤다 닫았다 하면서 내 친구로 만들 수 있다. 친구가 될 수 있는 미술책, 흔치는 않다, 틀림없이.

 

그럼, 새롭게 알게 된, 또는 나의 흐리멍텅한 감정을 톡톡 건드려준 작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안토니오 카노바의 조각, '큐피드와 프시케' 의 경우는 실제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보고 대감동을 받은 조각품이다.

아직 날개를 접지 못한 채 큐피드는 죽어가는 연인 프시케를 부드럽게 포옹한다. 서로는 진심으로 사랑해보인다.

매력적인 자세와 순수해보이는 청춘이 참 완벽하다는 감탄을 자아냈었는데, 여기서 이 작품을 또 만나게 되니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사랑에 매말라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씩 이 조각상을 봐주면 좋을 것이다. 후훗.

 

아니면, 페르디난트 호들러라는 화가의 '툰 호수'라는 풍경화는 어떨런지.

처음 알게된 화가이자 처음 보는 작품이었지만 상당히 인상적인 새개와 표현법으로 선명한 흔적으로 기억되었다.

독특한 균형의 산과 호수에 비친 그림자, 그리고 절제된 듯한 블루톤의 미묘한 차이를 단정하고 세련되게 표현해낸 듯 하다.

결코 화려하다고 멋진 그림이 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마음도 어쩐지 착해지는 기분이랄까. 아, 이래서 ART은 '즐거움'이다.

 

하지만 꼭 그런 착한 '즐거움'만 있진 않다. 충격적인 작품 파울라 레고의 '가족'의 경우는 근친상간이 성적 전율를 표현하는데

아낌없이 가족들을 동원하였다. 아버지 옷을 벗기고 있는 엄마와 두 딸, 하지만 그림체는 만화체에 가까우며 전체적으로 사용된 색채는

갈색의 저채도 저명도로 모호함을 자극한다.

책에서 레고는 전래동화에서 불순한 장면들만을 골라서 보여준다고 한다.

오, 이런 미술가도 있었구나. 하지만 부인할 수 없다, 이것은 '시대의 현실'임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하니 숨이 막혀온다.

 

이런 저런 작품들을 감상하다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 ART 의 세상에 빠지다보면 나도 예술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사실 상당히 두껍고 비싼 책이기 때문에 직접 사서보긴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자신감있게 말할 수 있다.

든든한 친구를 둔 행복을 만끽할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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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 드라큘라 사진관으로의 초대
김탁환.강영호 지음 / 살림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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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 소설가님의 글을 상당히 좋아한다. 어딘지 평범하지 않고, 그가 말하는 스토리에는 아직 빛을 받지 않은 진흙내가 나기 때문이다. 뻔하지 않는 이야기, 누구나 쉽게 발굴하기 힘든 진흙속의 진주를 발견한다는 느낌이랄까. 나도 그런 스토리텔링에 거듭 관심이 많아서 인지, 다작으로 유명한 김탁환님의 책은 언제 만나도 반갑다.

 

이번에 만나게 된 책은 기존의 책들을 훨씬 추월하는 상당히 특이한 상상력의 발화이다. 스토리디자이너라고 칭하는 김탁환님 말고 사진작가로 소문나있는 강영호님이 합세했기 때문이다. 그분은 단연코 이미지텔러라고 해도 절대 부족함이 없다. 대한민국 영화 포스터 사진을 90퍼센트 이상 찍었고 내놓으라는 광고화보도 도맡아했기 때문이다. 엄청난 능력자인 두 사람이 만나서 기상천외한 사진과 이야기를 만들었다. 특히 책을 받자마자 펼쳐본 사진들은 입을 다물지 못할만큼 소름돋았다. 이런 사진들을 어떻게 찍을 수 있지!? 아니 어떻게 이렇게 망가지면서까지 이미지 스토리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라는 놀라움이 훨씬 더 컸다.

 

그 놀라움은 이상한 인간들의 모임의 흔적이었다. 이것은 온통 드라큘라 성으로 만든 상상 사진관에서 시작되었다. 그것을 만듬으로 인해서 다양한 인간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드라큘라의 성을 만들때  만난 제이 킬의 또다른 모습 신중하지 않은 뿔의 '상대성 인간'  , 춤추는 사진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말하는 턱을 기르는 왕의 '인간인간인간' , 홍대 앞 드라큘라 성에 자리 잡은 상상사진관의 그가 하늘 공원에서 만난 뉘우치지 않는 감옥, '반딧불이 인간', B와 미란이라는 여배우의 방문의 여행가라는 판결 '웨딩 인간' ,  일반인의 99명의 누드에 관한 이야기, 어부가 잡는 새는 교만하다 '끈적 인간' , 배운 침묵의 '아몬드 인간', 큰 강 앞에서 야윈 돼지를 만나다의 '알바트로스 인간' 등이 그것이다.  적혀있는 타이틀만 보아도 섬뜩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이것은 단순한 상상에서 그치지 않고 이미지화 되어서 독자들을 섬찟하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별의 별걸 다 만들어보고 싶은 자들이 참 잘 만났다 싶다. 그들의 다채로운 노력의 산물로 이런 독특한 책이 나오지 않나 싶다. 어떻게 보면 리얼리티한 공간의 소개로 인해서 (홍대, 하늘 공원 등) 현실적이면서도 드라큘라, 살인, 스스로 빛을 내는 인간 등으 소재로 인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리고 어떤 이야기인 경우에는 뭘 말하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에 다시 여러번 읽어야만 한다. 즉 다소 어렵다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99의 괴물들의 탄생을 실제로 영화로도 접하고 있지 않은가. 최근에 영화화로 되는 소재들을 보면 대부분 판타지이고 비인간적인 주인공들이 많다.  '디스트릭트 9' , '아바타' 등이 그것이다. 왠지 이 소설도 영화로 만들어지면 재미있을꺼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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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클루스 제1권 - 해골이 쌓인 미로 39 클루스 1
릭 라이어던 외 지음, 김양미 옮김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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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확실히,  21세기는 판타지가 대세임이 틀림없다. 연말 상영 영화를 봐도 대부분이 판타지 sf 액션이 두드러진다. 얼마전에 보고 온 아바타 역시 애니메이션인지 게임인지 영화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로 비현실적이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영화들이 주를 이루는 시대가 확실히 왔다고 본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대박과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연이은 히트로 인해 판타지 장르는 문학마저도 핵심이 되어 버렸다. 그런 틈에 다양한 판타지 장르의 시리즈 물을 몇가지 읽었었다. <터널>이라는 작품도 있었고, 몇가지 시리즈 물이 있다. 영화는 말할 것도 없고, 시리즈물로 계획했다가 실패로 돌아간 작품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이번에 읽게 된 <39 클루스>는 그런 맥락을 함께하는 시리즈 문학이다. 영화화 되기로 결정이 났다고는 하지만 일단은 역시 첫번째 영화가 흥행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인 듯 싶다. 하지만 이 책은 처음부터 눈길이 가진 않았다. 겉 표지 디자인이.... 너무 저렴해보인다고 해야 할까. 왠지 외계인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장르같은 기분이 마구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야기에 푹 빠졌을 때에는  다른 이야기들이랑은 다른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일단은 댄이나 에이미와 같은 동년배의 아이들이 나오는 것은 동일하지만 어떤 유산을 찾기 위해서, 백만 달러 대신에 모험을 선택한다는 소재가 재미있다. 그리고 꼭 마법을 가지고 있는 능력자가 아니더라도 완전 모험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들은 가장 영향력 있는 가문인 카힐가의 사라진 힘의 근원을 찾는다. 특히나 전 세계의 역사 속으로 사라진 39개의 비밀을 푼다는 것이 가장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역사, 비밀 이런거 좋아하는데 내가 관심있어 하는거에 딱 들어맞긴 했다. 어쨌든 카힐 가문의 보물을 찾기 위해 6개의 팀이 모험에 합류하게 된다.

 

왜 이 책은 39개의 클루를 만들었을가. 책에서 댄은 말한다. 서른 아홉은 3의 1승 과 3의 2승 3의 3승을 더한 값이라고 한다. 아니면 소수의 합.. 이런것들이 굳이 어떤 의미를 지닐까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역시 더 찾아보고 훑어봐야 저자가 말하는 이 클루들을 추적해낼 수 있으리라 본다. 검은 양복의 사내와 윌리엄의 관계, 그리고 이 모든것을 만들고 떠난 그레이스 카힐의 비밀도 같이 추격을 하면 더욱 즐거울 것 같다. 판타지의 소재는 이제 많은 부분이 뻔해졌지만 얼마나 독특한 캐릭터로 짜임새 있는 구성을 하여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어 내느냐의 문제인 듯 싶다. 단 1권으로 그것을 판가름하기는 힘들지만 기대를 해보아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총 10권이라고 했으니 한 권씩 등장할때마다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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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쫓는 아이 - 열네 살 소년이 우연한 곳에서 자신의 꿈과 조우하는 이야기
케이트 톰프슨 지음, 나선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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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시절은 누구에게나 있다. 우리는 그런 시기를 청소년기 또는 성장기라고 부른다. 육체적 성숙도 있겠지만 뭐니 해도 정신적 성숙을 가져야만 하는 시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영양소를 듬뿍 섭취했느냐, 안했느냐에 따라서 어떤 이는 아카시아나무가 되고 어떤 이는 잡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시기에 대해서 가끔은 소홀하다. 또는 어른이 된 후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잊고 있다. 그건 우리의 과거이자 또는 내 자식의 미래가 될 수 있는 것임을 알았을 땐 더 신경 쓸걸 하는 후회만 남는다. 

  그래서 청소년 성장 소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 있게 다가온다. 이번에 읽은 <밤을 쫓는 아이>도 막나가는 14살의 어린 아이의 치열한 성장을 그렸다. 14살이라는 나이는 쉽게 넘기기엔 너무 나와도 가까운 나이다. 막내 동생의 15살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막내 동생 역시도 성장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인공 바비와는 아주 많이 다르지만, 나름 그 아이에게도 어른 세상과의 만남이 그렇게 온순하지 많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가족들 모두 동생에게 신경이 곤두서있는 참이다.


  바비는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일을 저지른 완전 문제아로 등장한다. 차를 훔치는 것은 물론, 방화, 폭력, 술, 담배, 마약, 도둑질 등 그 나이에 할꺼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제대로 삐뚤어져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를 바라보는 엄마의 태도이다. 어린 나이에 바비를 낳아 홀로 키워왔기 때문에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면서 빚만 잔뜩 만들고, 결국 이사까지 하고 만다. 그녀도 아직 엄마로써 ‘어리기’ 때문에 인지 바비를 보면서 하염없이 울고 만다. 바비가 그렇게 될 수 있던 건 역시 그에게 주어진 영양소의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쉬운 선택은 없다. 여전히 세상은 살기 어려운 것임을 바비도, 엄마도 알고 있는 것이다. 쇼핑 중독에 우울증까지 있는 엄마를 가진 어린 아이의 선택이란 오로지 삐뚤어지는 것뿐이었을까.   


  하지만 어떤 어둠에서도 빛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사 간 동네에서 그들은 콜리네 가족을 만나게 된다. 그들의 농장일 을 도우면서 조금씩 천천히 빛의 단계를 밟는 모습이 참으로 친근하다. 일을 하는 기쁨. 그리고 내가 필요한 존재라는 안도. 이런 마음들 때문에 우리는 실제 하루하루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세상에 전혀 쓸모없는 존재라면 우리는 살 가치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사회의 부속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비네 가족에게는 그동안 살아왔던 것과는 다른 놀라운 ‘존재감’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무언가를 이룰 때의 ‘성취감’이라는 것을 맛보는 것이다. 


  오랜만에 읽은 성장소설이라서 나름 즐겁게 읽었다. 물론 엄청난 녀석을 만난 터라 기막히고 어이없었다. 철없는 엄마도 답답했다. 그래도 이게 우리 진짜의 모습이라는 생각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지금 수시로 우리가 접하는 뉴스마다 등장하는 현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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