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쫓는 아이 - 열네 살 소년이 우연한 곳에서 자신의 꿈과 조우하는 이야기
케이트 톰프슨 지음, 나선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어린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시절은 누구에게나 있다. 우리는 그런 시기를 청소년기 또는 성장기라고 부른다. 육체적 성숙도 있겠지만 뭐니 해도 정신적 성숙을 가져야만 하는 시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영양소를 듬뿍 섭취했느냐, 안했느냐에 따라서 어떤 이는 아카시아나무가 되고 어떤 이는 잡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시기에 대해서 가끔은 소홀하다. 또는 어른이 된 후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잊고 있다. 그건 우리의 과거이자 또는 내 자식의 미래가 될 수 있는 것임을 알았을 땐 더 신경 쓸걸 하는 후회만 남는다. 

  그래서 청소년 성장 소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 있게 다가온다. 이번에 읽은 <밤을 쫓는 아이>도 막나가는 14살의 어린 아이의 치열한 성장을 그렸다. 14살이라는 나이는 쉽게 넘기기엔 너무 나와도 가까운 나이다. 막내 동생의 15살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막내 동생 역시도 성장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인공 바비와는 아주 많이 다르지만, 나름 그 아이에게도 어른 세상과의 만남이 그렇게 온순하지 많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가족들 모두 동생에게 신경이 곤두서있는 참이다.


  바비는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일을 저지른 완전 문제아로 등장한다. 차를 훔치는 것은 물론, 방화, 폭력, 술, 담배, 마약, 도둑질 등 그 나이에 할꺼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제대로 삐뚤어져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를 바라보는 엄마의 태도이다. 어린 나이에 바비를 낳아 홀로 키워왔기 때문에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면서 빚만 잔뜩 만들고, 결국 이사까지 하고 만다. 그녀도 아직 엄마로써 ‘어리기’ 때문에 인지 바비를 보면서 하염없이 울고 만다. 바비가 그렇게 될 수 있던 건 역시 그에게 주어진 영양소의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쉬운 선택은 없다. 여전히 세상은 살기 어려운 것임을 바비도, 엄마도 알고 있는 것이다. 쇼핑 중독에 우울증까지 있는 엄마를 가진 어린 아이의 선택이란 오로지 삐뚤어지는 것뿐이었을까.   


  하지만 어떤 어둠에서도 빛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사 간 동네에서 그들은 콜리네 가족을 만나게 된다. 그들의 농장일 을 도우면서 조금씩 천천히 빛의 단계를 밟는 모습이 참으로 친근하다. 일을 하는 기쁨. 그리고 내가 필요한 존재라는 안도. 이런 마음들 때문에 우리는 실제 하루하루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세상에 전혀 쓸모없는 존재라면 우리는 살 가치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사회의 부속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비네 가족에게는 그동안 살아왔던 것과는 다른 놀라운 ‘존재감’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무언가를 이룰 때의 ‘성취감’이라는 것을 맛보는 것이다. 


  오랜만에 읽은 성장소설이라서 나름 즐겁게 읽었다. 물론 엄청난 녀석을 만난 터라 기막히고 어이없었다. 철없는 엄마도 답답했다. 그래도 이게 우리 진짜의 모습이라는 생각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지금 수시로 우리가 접하는 뉴스마다 등장하는 현실이 아닌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