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펜글씨 쓰기중학생 시절 난 한자가 너무 싫었다. 외국어는 전부 어려웠지만 영어는 그나마 읽을 수라도 있지 한자는 도무지 쉽게 읽을 수 없어서였다. 그 탓에 늘 한문시험은 바닥이었는데 중3이 되고 한 한문선생님을 만났다. 키가 작고 임신중이셨던..작은 키 숏컷머리에 성격은 야무지고 매서웠다. 수업을 시작하면 늘 수업할 내용을 칠판에 적어두고 막대기로 탁탁 글자를 치며 학생들이 따라하게 했다. 외우려는 스트레스를 버리자 즐거웠고 딱히 공부를 하지 않았는데 반에서 1등을 했다. 그 뒤 시간이 흘러 대학생이 된 나는 그때의 기억으로 한자를 다시 익히고 싶어져 교양과목으로 한문을 선택하기로 했는데 기본인 한문1은 인원이 차있었고 한문의이해라는 과목을 신청하여 듣게되었다.그야말로 멘붕이었다. 단어 혹은 짧은 문구를 재울 줄 알았는데 명심보감이라니..난 그때 명심보감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사실상 명심보감을 필사하는건 대학생때 이미 과제로 했으니 처음은 아니다. 그땐 명심보감에 담긴 내용을 외우기 급급했으니 머리에는 새길지 모르나 마음속에 새기기엔 무리였다.복수전공으로 인해 과제가 엄청났던 나는 마음에 필사를 하는 것이 아닌 노트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더군다나 한문을 달고 사는 한의학과 학생들이 떼거지로 신청한 과목이었기에 난 더욱 주눅들어 흥미를 잃고 말았다.그 후 몇년 뒤 인문학에 관심을 갖은 뒤로 그때 배웠던 명심보감이 떠올라 언젠가 다시 읽어보리라 생각한 것이 지금까지 미뤄지게 되었다. 명심보감은 표지에 적혀있듯 최고의 인성교육 지침서이다. 부모와 자식,형과 아우,친구,부부관계등 수많은 관계에서 행복도 슬픔도 얻곤 한다. 사실상 제일 힘든 것이 인간관계인듯하다. 마음을 밝히는 보배로운 거울이라는 뜻의 명심보감은 그런 인간관계에서 가치있는 삶과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바탕이 되는 최고의 책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여러가지 편으로 나뉘어 주옥같은 명언들이 잔뜩 담겨있다. 옛 성인들은 이런 책들을 늘 읽었으니 얼마나 성품이 바르고 지혜로웠을까 싶어 한켠으로 부럽기도 했다. 지금은 다들 자기 몸 하나 간수하기 힘들고 먹고살기 바빠 남들을 생각할 겨를도 내 안의 성품을 갈고닦는것은 사치인것 마냥 분주히 살아간다. 옛 사람들의 삶도 힘들긴 매한가지였을테고 아닌사람도 물론 존재하겠지만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갈고 닦는 것을 돈보다 중요시 여겼던것 같다.짧은 명언에서 긴 이야기까지 명심보감은 중국의 경전과 사서, 제자백가, 문집 등에서 가려 뽑은 주옥같은 글을 모아둔 것이라고 한다. 짧은 한문장의 글부터 이야기가 있는 조금 긴 내용까지 옛 사람들의 지혜로운 명언이 꼭꼭 눌러담아있다.필사를 하면 눈으로 읽는것보다 효과는 배가 된다. 그래서 요즘 필사책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는데 명심보감같은 책들이 필사책으로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여타 다른 필사책처럼 이 책은 한번의 필사만 가능하다. 한자를 따라 쓰며 뜻을 다시한번 마음속에 또박또박 새기면 옛 선인들의 지혜로운 생각을 조금이나마 맘에 아로새길 수 있지 않을까?틈나는 대로 또박또박 천천히 따라 써보며 분주한 요즘 세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지혜로운 생각들을 마음속에 새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