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시화 에고 2 - 일상과 우주를 넘나드는 천 편의 시와 그림책 천일시화 에고 2
정다혜 그림, 현우철 글 / 우철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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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시화에고2

어릴적 난 글쓰기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딱히 글쓰는 방법을 배우지 않았음에도 초등학생시절 도대회에서 은상을 탔고 그냥 지은 시 한편으로 상을 받고..
큰 노력없이 어린시절엔 수확(?)이 좀 있었달까.

뭐 그 이후 중고등학생 이후로는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지만 아무튼 어릴 땐 그랬다. 초등학생시절 담임선생임께서 글솜씨가 좋으니 갈고 닦아보라고 매일같이 주제를 정해 시를 한편 써 보는 것이 어떻냐고 하셨다.

이 책을 보고 잊고있던 어린 기억이 떠올랐다.
만약 내가 선생님 말씀처럼 매일같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면 과연 꾸준히 쓸 수 있었을까?

이 책의 작가인 현우철 시인은 무려 천일동안 매일매일 시를 써왔고 그걸 열권의 책으로 내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시 옆에는 천재화가 정다혜씨가 시를 읽고 즉흥적으로 떠오른 그림이 있다.

천편의 시와 천편의 그림이 책에 있다면 어떨까? 처음 이 소개를 보고 궁금증이 일었다.
한편의 시 좌측에 그려진 에고는 다소 익살스러운 느낌의 그림. 어찌보면 아이가 대충 그린듯한 캐릭터는 자아의 움직임. 즉 에고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엉뚱해보이는 짝짝이 눈은 내면과 외면을 각기 나타내고 두개의 작대기로 표현한 입은 숨김없는 마음의 통로를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세개의 손가락은 부족한 우리 그리고 투명한 엄지손가락은 욕구를 나타내는 온 몸으로 존재의 이유를 드러내는 강렬한 존재였다.
한편의 시에 맞춰 에고가 그려진 그림은 때론 강렬하게 때론 부드럽게 그려져 있었고 시와 바로 연관되기도 하고 상상을 하게 만들기도 했다.
점점 에고가 귀엽고 친숙해지기 시작했다.

시 역시 친숙했다. 어려운 문체로 해석을 하게 만드는 시도 나름의 즐거움은 있지만 전반적인 시는 우리네 일상을 닮아 있었다. 
책은 조용히 누군가 읽어줄 때까지 침묵하고 있었다는 구절에서는..아직 채 다 앍지 못하고 침묵하는 책들이 떠올라 뜨끔하기도 했고 서른해가 지났지만 이라는 시에서는 서른이 넘었지만 아직도 나를 모른다는 구절에선 엄청난 공감이 되었다.

어떤 시에서는 시상이 떠오르지 않아 고뇌하는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했고 이런것까지 시로 표현할 수 있구나 싶은 소재들엔 프레임에 갖힌 나를 되돌아보기도 했으며 일상을 생생히 그린 시에는 동감했다. 

그렇게 1000개의 시와 1000개의 그림을 담은 10권 중 한 조각인 2권을 읽고나니 나도 일기든 시든 꾸준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를 읽고 그림을 감상하며 더욱 생생히 느끼기도 하고, 그림을 보며 어떤 내용일 지 생각한 뒤 시를 읽을 땐 마치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본 뒤 설명을 듣는 느낌이랄까.
조금 응용해서 아들이 조금 크면 그림들을 보여주며 어떤 그림인지 상상력을 키워주고 더 크면 시도 읽어주고파졌다.

짤막한 문장들로 이뤄진 시이기에 빠르게 읽을 수도 있지만 그림과 함께 한템포 쉬어가며 곰곰히 생각을 할 수도 있는 읽는 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다가오는 그런 매력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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