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
에스더 헤르호프 지음, 유혜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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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게 서평 이벤트로 읽게 된 추리 소설 <악연>. 따분할 때 추리 소설만큼 흥미로운 놀이도 없는 것 같다. 내용에 대한 충격이 가시지 않아 서평을 쓰는 시간은 계획보다 늦어졌지만 <악연>은 최근 읽은 추리 소설 중 가장 빠르게 완독한 책이다. 그만큼 전개가 편안하고 플롯도 다소 단순한 편이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느냐 절대 그렇지 않다. 스릴러의 묘미는 '도대체 (범인이 왜 그러는지) 이유가 뭘까'이다. 이 궁금증 하나로 마지막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한 책이 <악연>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읽는 순간 커티스 핸슨 감독의 영화 <요람을 흔드는 손(1992년작)>이 떠오른다. <악연>의 주인공 헤네퀸은 영화 <요람을 흔드는 손>에서 가족과 아기에 대한 병적인 집착을 완벽하게 연기한 금발의 레베카 드 모네이를 연상시킨다. (어릴 때 본 영화인데도 그녀의 외모와 표정, 몸짓이 지금도 생생하다.) 실제로 <악연>의 원제는 <Close to Cradle>이다. '요람 가까이', '요람 깊숙이' 정도로 해석되겠다. 하지만 국내에 출판되면서 <악연>이라 번역한 것 같다. ('요람'은 우리에게 다소 이질적이니까 제목을 선정할 때 꽤나 고민을 했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 다소 진부하고 왠지 여성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여성 작가의 작품인지도 몰랐는데도) 원제를 알고 나니,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니 고개가 끄덕이는 제목이다. <악연>은 세 여자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밝히는 이야기며 다소 막장 드라마와 같은 전개와 사이코패스 같은 여주인공의 사악함에 혀를 차며 읽게 된다. 이야기 서술은 전지적 작가 시점이면서 동시에 주인공 '헤네퀸'의 입장과 심정이 곁들여 있다. 그녀가 속으로 내뱉는 말을 독자는 읽을 수 있기 때문에 그녀의 속내에 더 섬뜩해진다. 덕분에 사건이 발생하기도 전에 벌써 기가 막히고 "뭐 이런 X이 다 있어?"욕도 나온다.

주인공의 이름 '헤네퀸'은 영어 이름치고 어쩐지 생경하고 독특해 보였는데 처음엔 그냥 네덜란드 말이라 그런가 생각했다. 그러나 이 이름에도 의미가 있었다. 이름의 뜻과 함께 왜 그녀의 이름이 헤네퀸인지 밝혀지면서 작가가 무척이나 '헤네퀸'이란 인물에 심혈을 기울였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

물론 어떻게 그녀가 이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알게 되면서 그녀의 행동과 심리가 다소 유치하다는 인상도 받았다. 결론적으로 소설 <악연>은 여자가 한을 품으면 얼마나 과감하고 잔인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동시에, 한 사람의 사악한 행동은 또 다른 이의 무지한 질투로부터 비롯될 수 있다는 교훈도 주려고 한 것 같다.

헤네퀸을 뒤쫓는  또 다른 주인공 미리암의 존재는 이 소설의 따뜻한 축을 맡고 있다. 하지만 경찰 신분임에도 우유부단한 태도와 추적 와중에 별안간 로맨스 때문에 멈춰 서는 모습은 정말 답답했다. 그리고 동료 경찰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지나치게 겁먹는 모습은 다소 거슬렸다. 그만큼 치밀한 헤네퀸과는 대조적이면서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리기 위한 작가의 장치가 아닌가 생각도 든다.

<악연>은  '네덜란드 범죄 소설의 여왕'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 네덜란드 작가 '에스더 헤르호프'가 쓴 소설이다. 작가는 여성이다. (여자라서 그만큼 여자의 심리를 잘 표현했다.) 이 책은 '네덜란드 올해의 책', '황금 올가미상'에 노미네이트되었고, 네덜란드 최고의 범죄소설에 수여하는 '헤반 크라임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곧 이 소설이 영화화된다고도 하는데 정말 19금 잔혹, 섹시, 먹먹한 스릴러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마디로 <악연>은 단박에 읽을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중독성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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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커
라르스 케플러 지음, 김효정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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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흠뻑 빠져든 추리 스릴러를 만났다. 

무기력감과 우울감 때문인지, 단순히 춘곤증 때문인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그저 드러눕고만 싶을 때, 하지만 마음이 원하는 대로 방바닥에서 며칠씩 충분히 뒹굴어줬건만 영 컨디션이 회복이 안 된다면? 단언컨대, 추리소설이 제일 가는 처방이다.

죽어 가는 집중력과 활력을 제대로 일으켜 세워준 추리 소설, 바로 북유럽 최고의 스릴러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스웨덴 부부 작가가 공동으로 쓴 <스토커>다.

'스토커'는 제목과 표지 디자인만 보면 분명 어떤 사이코 집착남(혹은 여자)의 집요한 스토킹과 이를 막기 위해 누군가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이야기가 예상된다. 하지만 모든 추리 소설이 그러하듯 그 이야기가 얼마나 흥미롭고 촘촘히 전개되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스토커

저자 라르스 케플러

출판 북플라자

발매 2017.04.01.

출간 즉시 스웨덴 베스트셀러 1위로 직행하고, 지금까지 전 세계 40개국에 출간되고 600만 부가 돌파되었다는 <스토커>를 두고 『타임』은 "인간 내면의 어둠을 이끌어낸 북유럽 최고의 스릴러"라는 찬사를 보냈고, 스웨덴 스릴러 매거진은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밤을 꼴딱 새워야 한다"라고 호평했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설렘과 긴장감으로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부터 주저 없이 사건이 시작된다. 이미 살인은 발생했다. 그 살인에 대한 단서는 오직 국립 범죄수사국에 날아든 의문의 유튜브 영상 링크뿐이다. 유튜브 영상 속에는 살해된 여성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 담겨 있다. 잠시 후 자신에게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평화로운 혹은 지루한 일상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보내는 모습이다.

캄캄한 밤, 밖은 보이지 않은데 당신의 방 안은 환히 밝혀 있다. 누군가 당신의 움직임을 창문으로 지켜보고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당신은 밖이 보이지 않는데 말이다. 아, 상상만 해도 소름 끼치게 오싹하다. 그리고 그가 잠시 후 집 안으로 성큼 들어온다면? 너무 놀라 비명조차 지르지 못할 것 같다.

이처럼 범인은 혼자 있는 여성을 창밖에서 촬영하고 얼마 후 집 안으로 거침없이 들어와 잔인하게 여성을 살해한다. 살해하기 직전 자신이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로 업로드하고 경찰에서 보란 듯이 그 링크를 보낸다. 과연 범인과 살해된 여성은 어떤 관계란 말인가? 피가 낭자해지도록 잔인하게 살해한 걸 보아 원한의 관계일 수도 있겠지만 현장에는 범인을 추리할 수 있는 단서는 하나도 없다. 그저 미친놈의 소행인가 경찰이 고민에 빠져 있는 동안, 문제는 또 다른 유튜브 영상이 도착했다는 사실. 이제는 다른 여성이다.

그러나 새로운 영상이 떴지만 경찰은 넋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 영상 속 여인이 살아 있을 때 당장이라도 달려가 살인을 막고 싶지만 그녀는 도대체 어디에 살고 있고, 누구인지 신원을 밝힐 수 있는 단서는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오로지 그녀의 집 안과 그녀가 옷을 갈아입는 정도의 모습만 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녀가 처참하게 죽음을 맞고 나서야 신고를 받고 출동할 수밖에 없었다.

사건이 미궁에 빠져 출구를 찾을 수 없을 즈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이나마도 범인의 묘략이라고 해야 할까. 두 번째 사건 피해자 여성의 남편이 집으로 돌아와 아내의 죽음을 목격하고 너무 놀란 나머지 사건 현장을 훼손하고 만 것이다. 남편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죽은 아내를 침대로 옮기고, 피로 물든 집 안을 깨끗이 치워 버렸다. 경찰은 사건 현장의 마지막 모습을 재현하는 일이 중요했기 때문에 남편의 진술을 기대하지만 남편은 기억을 지우고 대답을 회피한다. 이때부터 정신과 의사 에릭이 등장한다. 에릭은 최면으로 기억 저 편에 숨은 진실을 끄집어내는 최고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과연 에릭은 남편으로부터 어떤 진실을 읽어낼 수 있을까.

제아무리 추리 소설이라고 하지만 읽는 내내 도저히 범인을 가늠하기 힘들었다. 몇 시간째 움직이지 않고 읽건만 범인을 추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욱더  페이지를 넘기며 한 문장 한 문장 놓칠세라 세밀하게 관찰하며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읽게 된다. 아니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에 흠뻑 빠져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리라. 책은 이미 10분의 1로 페이지가 몇 장 남아 있지 않은 상황, 범인을 밝히기 직전 절정에 다다른 무렵에는 도저히 화장실조차 갈 수 없었다. 범인에 대한 궁금증이 극에 달아 소변 마려운 것도 참아내며 숨죽이며 책장을 넘겼다. 그만큼 <스토커>는 끝까지 독자를 끌고 가는 치밀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범인에 대한 호기심과 의구심을 내려놓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스토커>는 범인을 추리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인간의 어두운 내면에 담긴 욕망과 환락, 종교의 타락을 담고 있다. 특히 19금을 넘나드는 야릇한 광경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장면 하나하나 디테일이 생생해 마치 눈앞에 펼쳐진 영화 화면을 보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그래서일까. 영국 런던 신문 『이브닝 스탠더드』는 <스토커>를 두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모래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난다. 미묘한 디테일이 살아있는 이야기다."라고 평했다. 정말 사소한 묘사조차 쉽게 넘기지 않고 섬세하게 표현하여 그 현장 속에 독자가 함께 있도록 만든다. 당장 영화로 만들어도 될 만큼 치밀한 묘사가 장점이다.

놀랍게도 범인의 존재는 반전이었다. 끔찍할 만큼 <스토커>는 잔인한 살인을 다루고 있지만 끝까지 훈훈함을 잊지 않도록 따뜻한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자신의 목숨도 아끼지 않고 곤경에 처한 타인을 돕기 위해 애쓰는 노장의 경찰 요나는 따뜻한 인간미와 의리, 희망을 상징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왜 사건을 추적하는 36세의 수사관 마고 실버만이 임신한 상태로 나오는지도 사건이 마무리되고 나서야 어쩌면 작가가 마련한 장치가 아니었을까 어렴풋이 그 의미를 추리해볼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며칠씩 이어졌던 무기력감과 우울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봄이 왔음에도, 몰두하고 싶은 일이 없을 만큼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다고 느낄 때, 또는 내 정신력과 집중력은 진정 그 한계에 다다랐단 말인가 고민에 빠진다면 주저 없이 추리 스릴러 <스토커>를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아직 "내 집중력, 살아있네!" 제대로 확인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물론 너무 화나고 답답해서 짜증 나는 일상 때문에 어디론가 숨어 버리고 싶거나 도망치고 싶을 때도 역시나 <스토커> 속으로 떠나보길 추천해본다. 개인의 문제 해결은 말끔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마지막엔 기분 좋게 책을 덮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며 새롭게 일상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소심하게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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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가다
김양선 지음, 소석 그림 / 도반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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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따라 감성이 메말라가는 듯한 느낌도 들고 나이도 있어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던 참에


<시집가다>라는 책 서평 이벤트가 있어서 신청을 했다.


작가 분이 일흔이 넘으셨다고 하니 왠지 삶의 깊이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워낙 시를 잘 안 읽어서 그런지 아니면 젊은 시인들이 쓴 시만 보고 자라서 그런지


조금 책 내용이 낯설었다. 서평까지 써야 한다니 부담감도 느껴졌다.


그러나 일단 시가 맑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이가 드신 분인데 여전히 맑고 순수한 느낌도 있었고, 시가 편안하게 쓰여져 있었다.


특히 활자 크기가 아주 커서 나이드신 분들이 보기에 아주 좋은 것 같다.


시 구절마다 불교나 부처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알고 보니 작가 분이 고희를 앞두고 불교에 귀의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환희와 삶에 대한 감동, 일상에서의 평화가 느껴지는 구절들이 많다.


특히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를 주인공으로 지은이가 느낀 감정들을 쉽게 써내려간 글들에는


친근함이 느껴진다.


책 타이틀로도 쓰인 시집가다란 시에서는 새색시 풋풋한 수줍음과 설렘, 어머니와의 이별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졌고,


아버지란 시 또한 마음에 와 닿았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소나무와 솔향으로 표현한 글이 쉬우면서도 공감이 많이 되었다.


담담하면서도 쉽게 편안한 시를 읽어보고 싶다면, 또 어르신이 들려주는 삶의 지혜를 배운다는 심정으로


읽어보면 좋을 시집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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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진짜 부자들의 습관
가케고시 나오키 지음, 이서연 옮김 / 한빛비즈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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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생기면서 찾아보게 된 책. 제목부터 너무 당당했다. 1퍼센트도 아니고 0.1% 진짜 부자들의 습관이라니 기대가 컸다. 


표지 디자인 또한 아주 흥미롭게 와 닿았다.


이 책은 1급 재무설계사이면서 초대형 은행의 프라이빗 뱅킹룸에서 상담을 해온 전직 은행원인 저자가 만나온 슈퍼부자들의 34가지 습관을 다룬 책이다.


번역도 아주 깔끔하고 목차도 너무 깔끔하고 명료했다. 


파트를 경제, 행동, 습관, 성격 편으로 나눈 뒤 구체적인 항목별로 분류한 목차가 이 책을 선택하는 데 사실 큰 힘이 되었다. 


과연 진짜 부자들은 어떤 특징이 있는 걸까 정말 어마어마한 비밀이 숨어 있는 걸까 궁금증과 호기심, 큰 기대감으로 열어보게 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말이 생각나는 책이었다.


물론 결국에는 모든 자기 계발서가 그러하듯 아주 단순하면서도 평범한 진리가 나올 거란 걸 예상도 안한 건 아니지만


솔직히 너무 뻔하고 너무나 마케팅적인 책이었다는 느낌에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설마 했는데 끝까지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 평범하고 다들 아는 이야기였다.


아니 보통 사람과 일반 부자, 진짜 부자로 나눠서 비교 설명한 내용이 너무 작위적이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감사한 마음으로 열어보았음에도 이토록 혹독한 후기를 남기는 게 너무 미안하지만 

솔직히 제 돈 다 주고 샀더라면 크게 후회했을 것 같다. 그냥 서점에서 그 자리에서 후딱 다 읽어볼 수 있을 정도로 만족했을 것 같다.


아, 물론 꼭 짚어두고 싶은 말은 있다.


그동안 부자들의 습관이나 재테크에 관한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어보지 않은 이들에겐 신선할 수 있고 새롭게 깨닫는 내용도 충분히 있다.


특히 여행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내용은 개인적으로도 교훈이 되는 내용이었고 다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부분만 봐선 진짜 나는 보통 사람이었구나 하면서 크게 웃었던 기억이 있다.

더불어 새해에는 좀 더 여행을 깊이 즐기고 더 많은 추억을 쌓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부분이다.


암튼 개인적으로 너무 큰 기대를 했기 때문이지 책 내용이 완전 아닌 건 아니다.


다만 그동안 너무 많은 부자에 관한 책을 많이 읽은 나에게는 조금 진부한 책이었다 정도로 말할 수 있다.


만약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면,


굳이 책에서 구분한 것처럼 보통 사람, 일반 부자, 진짜 부자로 나눠서 각 특징들을 비교해보기보다는

지금의 내 사고 방식, 생활 태도, 생활 방식, 삶을 대하는 자세 등 전반적인 부분들을 점검해본다는 마음으로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새해를 맞아 부자를 꿈꾸고 돈을 많이 모으려고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일단 그 첫걸음으로 어떤 마음가짐부터 먹어봐야 할지 각오를 다져보려는 사람들에겐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또 기존 방식에서 고치거나 개선해야할 점은 무엇인지 찾아보겠다는 마음으로 읽어본다면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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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이나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후회한 12가지
와다 이치로 지음, 김현화 옮김 / 한빛비즈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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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읽으면서 통쾌하고 웃음이 터져 나오는 자기계발서는 또 처음이었다.

저자가 회사를 다니면서 품었던 생각들이 어쩜 나랑 그렇게 비슷한지 너무 공감이 되어서다.


조직 생활은 싫고, 밥벌이는 해야 하니 직장은 들어갔고,

하지만 원하는 업무는 아니니 너무 늦게까지 야근을 해서 나만의 저녁 시간을 잃기는 싫고,

허구헌날 똑같은 이야기만 반복해서 주고받는 동료와 상사와의 회식 자리는 죽기보다 싫고, 괜히 마음도 없는데 아부하기는 더 싫고,

나만의 신념이 있는데 왜 회사는 못 알아주나 일에는 효율성이 중요한데 이 넘의 회사는 이상하다 그러고도 가만히 있는 사람들은 더 이상하다

이런 생각이 자주 드는 사람들.

또, 가끔은 내가 참 잘났는데 나만큼 일 잘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봐, 했다가 어느 날 승진 자리는 다른 동료에게 넘겨줘야 했고,

상사가 제 편으로 서 달라고 하는데 그 비위 맞추기가 왠지 나의 성정과는 맞지 않다는 생각에 괜히 더 딱딱하게 군다든지...

조직 내 정치를 못하고 회식을 무척 싫어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이 너무 웃길 것이다.

마치 친한 친구와 마주 앉아 그동안 내가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던 (회사 내에서는) 이야기들을 저자가 대신 해주고 있어서 속도 시원하고


맞아, 맞아...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될 것이다.


저자 역시 그런 성향을 갖고 있었던 사람이었다. 그는 교토대학교 출신으로, 소설가의 꿈을 안은 채 대형백화점에 입사했고,

예상치 못하게 18년이란 장기 근무를 했으며 몇 번의 직급이 오른 뒤, 42세에 퇴사를 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서야 회사 생활에서 좀더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자신에게 있었음을 발견하고 그 이유를 조목조목 따져보며 정리한 글이 이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이중성이 있다. 저자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가졌던 생각은 너무나 내가 가졌던 생각과 비슷해 웃음이 터져 나오지만 그만큼 나역시 조직 생활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한편으로 책의 내용이 씁쓸하기도 하다.


과연 정말 그랬어야 했다란 부분도 있지만, 정말 그렇게 해야만 하나.. 아니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일까, 나란 사람도. (아직 저자가 젊었을 때 품었던 그 신념을 내가 깨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드는 생각인지 모르겠다. 아, 그럼 아직 난 멀었나. ㅎㅎ)


어쨋든 읽는 동안 처음에는 웃음이 나오지만 조금 지나면 갑자기 울적해지고, 그러다 과연 이 저자 말대로 했어야 하나 다시 한번 내 생각과 가치관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저자는 글쓰기에 대한 꿈을 품고만 있었고, 결국 조직에서 20년 가까이 머물렀다.

퇴사를 하고 난 뒤에서야 자기 자신도 이왕이면 조직에 있을 때 더 큰 성공을 거뒀어야 하는데 후회를 한 것이다. 

자신이 높은 자리에 오르지 못했거나 제대로 성공하지 못한 이유를 12가지로 손꼽고 있다.


첫째는 입사 첫 날부터 사장을 목표로 전력 질주했어야 했다.

둘째는 회사의 색깔에 물들었어야 했다,

셋째는 롤모델을 조금 더 빨리 찾았어야 했다.

넷째는, 사내의 인간관계에 관심을 더 가졌어야 했다.

다섯 번째는 자만하지 말았어야 했다.

여섯 번째는 부족한 상사나 싫어하는 상사에게 다정했어야 한다.

일곱 번째는 공부를 더 했어야 한다.

여덟 번째는 골프를 시작하고 와인에 대한 소양을 쌓았어야 했다.

아홉 번째는 신념을 버렸어야 했다.

열 번째는 창의적이기보다 건실했어야 했다.

열한 번째는 주위로부터 호평을 얻기 위해서 오래 일하지 말았어야 했다,

마지막 열두 번째는 동기가 먼저 승진하는 것을 웃으며 넘겼어야 했다.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나역시 품었던 생각이었다. 착잡하기도 하다.

'나도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그런데 그게 잘 안 되는 걸 어떡해...' 하고 말이다.


흔히 학교에서 머리 좋고 공부 잘했던 친구들이 사회에 나와 적응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아침 저녁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출퇴근을 쉬지 않고 하면서도 더 큰 야심을 품기보다는 그저 회사를 밥벌이 수단으로나 여기며

대신 어디엔가는 나에게 맞는 일, 내가 더 원하는 일과 나에게 맞는 회사가 존재할 것이라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품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쉽게도 그 파랑새를 찾기 위해 나름 특별하게 노력을 기울인다거나 히든 카드를 쑥 내밀 만큼 남몰래 열심히 준비하면서 살고 있지도 않는다. (착잡하군)

20년 가까이 청춘을 다 바쳐 일했는데 마지막에 든 생각이 더 잘하지 못했음에 대한 후회이거나 나는 실패했구나라는 자책이어야 한다면 너무나 슬프고 무기력해지는 상황일 것이다.


물론 저자의 인생관이 각자의 가치관과는 다르기 때문에 그가 쓴 내용이 모두 옳다고, 또는 나에게 딱 맞는 방식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특별히 다른 길을 위해 준비 중이지 않으면서

현재의 직장에서 꾸역꾸역, 아니 그냥 남들처럼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현재 자신의 마음가짐이나 일에 대한 태도를 진단하고 반성하면서 인생의 새로운 길을 찾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노동의 연속 아닌가.

프리랜서든, 직장인이든 자신이 선택한 노동에서 좀 더 기쁘고 후회없이 사는 길이 곧 인생의 성공과도 맞닿는 게 아니겠는가.

아무튼 회사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들이 책 속 담겨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물론 어떻게 살 것이고 받아들일 것인가는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것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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