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늘 웅진 모두의 그림책 54
조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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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오 작가님의 첫 작품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1개의 단어를
'중의적 의미'로 사용하며
여러 가지 의미를
마음껏 넘나드는 작가님.이라고.

내가 읽고 나서 생각한 '나의 구석'은
'내 마음 속 구석'이면서 '숨기고 싶은 나의 구석'이었으며,
나의 구석이 나를 찌르거나 발견될 때 '숨어서 들어앉고 싶은 방구석'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나의 그늘은?
내게 언제 그늘이 생기지?를 고민해 봤다.
날 보는 타인들은 내게 어떠한 그늘이 없을 거라고 생각할 텐데...

하지만 내게도 그늘은 있다. 아니, 그늘이 생긴다.
사실 그늘을 늘 내면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때때로 생기는 것인지,
아니면 그늘을 지닌 어떤 상황이라는 주체가 잠시 내게 그늘을 양도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난 후자라고 믿고 싶다.
그러니 내게 그늘은 '있는 것'이 아닌 '생기는 것'이다.

아무래도 사람들에게 그늘이 생길 땐 언제일까?
👉1. 가족이나 인간관계 안에서.
2. 꿈의 성취여부나 과정으로 인해.
3. 기대, 배신, 사랑, 증오 등 감정의 파도로.
4. 때론 아무 이유도 없이. 그냥.

조오 작가님은 조용히 인도하는 순례자세요.
독자들을 자신의 그늘로 한 걸음씩 걸어나가게 하시죠.
더 이상 까마귀는 조오 작가님이 아닙니다.
어느 새 그냥 나.

내가 그늘에 누웠다 일어났다하고,
나의 그늘로 인해 근심을 가졌다 화를 가졌다 불안했다 심란했다 걱정했다
감정의 난리부르스를 겪습니다.

그래도 나의 그늘로 인해 포근한 순간도 와요.
나의 그늘을 너에게 나눌 때.
결국 '함께'일 때.
하지만 거대해 진 그늘은 날 가만두지 않죠.
결국 무너뜨려요.
멘붕이 오는 거죠. 저 눈빛 좀 보세요.
까악!

하지만..
무너진 세계에서 쌓아올려지는 또 새로운 세계.
그 그늘을 공유하면 다른 세계가 열리는 군요.
나의 그늘은 더 이상 나의 약점이 아니라, 너와 함께 깊이깊이 향유하는 시간과 순간이 되어버리네요.

'함께'가 가져간 그늘.
그늘이 더이상 그늘이 아니더라.
구석마저 사라지게 하더라.
그래서 '다행'이 남았습니다.

결국 조오 작가님은 이렇게 '다행'만을 남기시는 분이네요.

#나의구석 #나의그늘 #조오 #까마귀 #웅진주니어 #함께 #함께하면 #그늘이그늘이아니더라 #다행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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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되는 꿈 그림책 숲 32
서유진 지음 / 브와포레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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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널 보고 와 버렸어.


현재 한국인 사이 최고의 인기 동물 푸바오.

멸종취약종인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 만 4살이 되기 전인 2024년 2~4월 반환될지도 모른다는 소식.

'유한성'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 특별 콜라보는

사람들에게 당장이라도 널 봐야만 한다는 욕망을 만들어냈고

나도 결국 너를 보러 갔어.


누군가는 너를 종일 보다가 나온다고 했고,

또 누군가는 너가 되고 싶다고 하기도 했어.

다음 생앤 너로 태어나고 싶다고.


네가 되는 꿈?

난 꾸지 않아.

인간의 자본주의 욕망에 이용당하는 삶.

난 용납할 수 없어.


그런데 난 너를 보러 갔네.

그게 너무 미안해.

너를 보러 들어갔을 때, 네가 옆으로 쭈그리고 앉아 있는 걸 보고

어디 아픈가? 싶었지.

아픈게 아니었어.

조금 있으니 두 줄기의 물이 흘러 나오고,

녹색 덩이가 삼각뿔 형태로 쌓이는데 ..

아..

눈을 질끈 감고 말았지.

네가 너였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질문이다.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삶.

생의 반경이 결정되어 있는 삶.

인간들 눈초리에 갇혀 살아야 하는 삶.

이 삶은 얼마나 소름돋는가?

이러한 삶은 얼마나 잔인한가?

상상이 현실이 되어 있는 이 그림책 앞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나부터 가지 않아야 하는데.

나라도 너희들의 자유와 권리를 위해 어떻게든 보이콧을 해야 하는데.

명절 귀성길같기만 한 생각과 실행 사이의 거리.

미안해.

너를 보고 와서 미안해.

너를 나의 눈초리 안에 가둬서 미안해.

너를 멸종위기종이 되게 한 것도 인간

너를 멸종위기종이라 보호한다고 하는 것도 인간.

양면색종이 같은 인간이라 미안해.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에게 미안해.

너희들에게 한 번 물은 적도 없이 마음대로 해서 미안해.

돈을 내고 보러 가서 동물원이 여전히 건재하게 한 것도 미안해.

자식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너희들의 고통을 외면해서 미안해.

네가 되는 꿈은 차마 꿀 수가 없어.

다만 네 우리가 사라져

우리가 우리되는 날을 꿈꿔.

그것이 우리의 꿈이 되어야 겠지.

그래야 네가 되는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되는 꿈.

꾸고 싶다.


#네가되는꿈 #서유진 #브와포레 #퓨마호롱이 #동물권 #푸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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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좋아 #그림책읽는수자 #그림자 #그림책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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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 안티카페 튼튼한 나무 52
신은영 지음, 임나운 그림 / 씨드북(주)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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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날 좋아할 필요는 없어!

하지만, 누군가 날 싫어한다면?
누군가 날 싫어한다는 사실을 직접 마주해야 한다면?
날 싫어하는 친구가 내 안티까페의 주인이라면?
내 안티까페의 주인이 내가 너무 좋아하는 친구라면?
내가 너무 좋아하는 친구가 날 너무 싫어한다면?

이런 일련의 사실들 앞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안나는 반지가 싫다.
예쁘장한 얼굴, 특이한 디자인의 옷과 신발, 가방을 들고 다니는 반지.
전학생답지않게 쑥쓰러움은 커녕 당찬 목소리와 호탕한 대답.
정말이지 다 맘에 들지 않는다.
운동을 좋아하며 춤이랑 노래, 랩 뭐든 자신이 있다는 반지.
여기서도 '봉사왕'이 되고 싶다는 반지.
우리 학교 봉사왕은 안나! 바로 난데.... 쳇!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필립 짝꿍이라니?
'싫어, 정말 싫어!'

📖 p.25-26
"싫은 걸 싫다고 하는 게 뭐 어때서?
COZ멤버가 이 글들을 읽기라고 하면.....
읽으라지 뭐! 나처럼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는 걸 알아야 잘난 척 그만하지. 안 그래?"

📖 p.46
"그럼 걔 안티카페를 만들어. 거기서 혼자 떠드는 거야. 반지라고 쓰면 알아볼 수도 있으니까....
아! 반지는 영어로 'RING'이니까, '링 안티카페' 어때?
네 속을 실컷 털어내도 아무도 모를걸?"

안나는 결국 자신만의 대나무 숲을 만들고 만다.
질투에 질투가 겹쳐지고, 오해에 오해가 쌓인 대나무 숲.
이름하여, '링 안티카페'
여기에 또 다른 우연과 욕망이 겹쳐져 링 안티카페는 모두의 대나무 숲이 되고 마는데?

📖 p.96
"내가 미움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왜 못했을까?"

나 그리고 우리의 역지사지가 같은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도 이루어지길 바란다.
도덕적 상상력과 민감성만 있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네'가 되어 볼 수 있다.
오해하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오해하고 있는 상대를 찾아가 보자.
뇌피셜의 공유가 누군가에게 큰 위해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부러우면 부럽다고 말하자.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
지면 뭐 어때?
항상 이기고만 살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쿨하게 지는 거다.
부럽다고 고백하면 사실 그 순간부터 하나도 부러워지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거다.
그냥 세상엔 수많은 다른 삶들이 존재할 뿐이니깐.

그리고 용서하자.
두 손이 있는 건, 한 손은 내밀어 너의 손을 잡으라는 의미가 아닐까?
두 손을 맞잡는다면 더더욱 좋고^^

#링안티카페 #신은영 #임나운 #씨드북 #사이버폭력 #학교폭력 #온라인괴롭힘 #씨드북신간
#그도시샘추천책 #추천도서 #추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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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별명 커플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김민정 지음, 김고은 그림 / 우리학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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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끝까지 귀염뽀짝한 주인공들.

별명짓기 마에스트로 박정훈.

자칭타칭 왕모범생 김수빈.

안영은 안녕!

칫솔회장 이은솔.

좋은아이 조은애.

귀여움에는 큰 책임이 따르죠.

별명짓기 대왕이 정훈이는 수빈이 말고는 거의 모든 친구들의 별명을 지어줘요.

수빈이는 기분이 이상하게 나빠요.

그러다 자칭타칭 모범생인 자신이 “입안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칫솔처럼 우리 반을 먼지하나 없이 깨끗하게 만들겠습니다.”라며 칫솔질을 해 보인 은솔이와 대결하여 회장선거에서 떨어진 쇼킹사건이 일어납니다.

알고보니 박정훈이 선거 운동을 도와준 아이가 이전에도 회장이 되었다는 것!

그 뒤로 모범생 수빈인 별명을 가지고 싶어합니다.

별명제작자를 움직일 단 하나의 치트키는 바로, 정훈이의 별명을 짓는 것!

박정훈에게 김수빈은 어떤 별명을 지어주게 될까요?


수저, 숟가락, 숟빨, 젓가락, 수지, 수지Q, 뿌까

이건 저의 별명입니다.

전 별명을 좋아했어요.

별명은 ‘친근함의 표현’, ‘애칭’, ‘높은 관심도’의 다른 이름이니깐요.

그래서 수빈이처럼 별명이 없는 ‘평범한 이름(?)’을 가진 친구들은

별명을 지어달라 떼(?)를 쓰기도 했죠. 그럼 전 친구들과 머리를 싸매고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바꾸는 별명을 고민했어요. 딱히 뾰족한 수가 없을 땐 제 이름처럼 ‘~자’를 붙여, 동질감에 과시한 ‘자쓰 패밀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미자, 선자, 현자, 혜자, 그리고 수자.

그런데 지금 아이들에게 별명은 어떤 의미일까요?


중2 아이들에게 물었어요.

‘놀리는 것’, ‘나쁜 뜻’, 과하면 ‘인신공격’

“좋은 의미면 좋게 느껴지지만, 누가 봐도 좋지 않은 의미일 경우는 좀 그렇죠”

“넌 별명이 뭐야?”

“엄마요.”

“엄마?”

“잘 챙겨준다고 친구들이 엄마라고 지어줬어요. 별명은 의미가 중요한 것 같아요. 잔소리를 많이 한다는 의미로 엄마라고 지어줬으면 싫겠지만, 잘 챙겨준다는 의미로 엄마라고 지어준거라 기분이 좋거든요.’

”(별명) 그냥 싫어요.“라고 말하는 친구도 있는 걸 보면,

지금이 혐오 표현의 시대, 편견의 시대, 불신의 시대라는 걸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같기도 해서 마음이 아프다.

소통이 준 만큼 눈치도 준 것은 아닐까?


정훈이와 수빈이처럼

두근두근 콩닥콩닥

알콩달콩한 마음으로 서로의 별명을 부르며

어색함따윈 없이 모두 다 친근해지면 얼마나 좋을까?


모두 다 별명을 가지는 상상.

끝말잇기 별명이든, 이름변형 별명이든, 특징별명이든, 유사캐릭터별명이든, 그것이 무엇이든,

행복한 상상을 몽글몽글 가지게 만드는 책을 만났습니다.


우리들의 별명 소개(이 책 덕에 학생들이 지어 준 별명들+원래 본인들이 불렀다며 알려주는 별명들)

수자 : 수요일, 자두, 수미상관, 미스테리수자반, 미스테리그림책반

인해 : 토끼

주원 : 주유소

명서 : 명랑핫도그 송퀴벌레 송똘

수현 : 수원역

왕선겸 : 왕가탕후루 왕삼겹살

리원 : 리리포(유투버)

하은 : 하겐다즈

은정 : 은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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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슬픈 거예요?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20
임수정 지음, 김혜원 그림 / 한솔수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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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내가 떠나왔다.
그리고 출가한 시간이 부모님과 함께 산 시간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되어 버렸다.
꿈이 있었고, 내가 자리 잡은 곳에서 책임질 존재들이 많았던 만큼 외로움을 잘 몰랐다.
그렇다고 어떤 외로움도 없었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문득 소리소문없이 자리잡은 그리움이, 태풍처럼 커져갈 때면 5천원짜리 전화카드를 샀다.
그리고 전화를 걸었다.
당시 나의 목적지는 친구 현주.
엄마에겐 하지 않았다. 그건 나의 사랑이고 의지였다.
딸과의 짧은 통화로, 엄마에게 불면을 안겨 주고 싶지 않았다.
나의 그리움을 덜고자 엄마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기에.

당시 그리움은 내게 '힘'이었다.
'나는 하고자 한다'는 사자같은 정신!
촌스럽지만, '금의환향'을 떠올리며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면 고향에 가지 않는다는 다짐!
'나는 할 수 있다'며 불태우는 의지!

내가 부모가 된 후, 나에게 그리움은 '아련함'이었다.
한결같이 마감시간을 지켜낸 엄마의 밥 내음, 징징대던 엄마 품, 어질러 놓았던 것들을 정리해 주던 엄마의 정리력.
독립해서 그립지 않았던 것들이다.
그런데 부모가 된 후 마주하게 된 '엄마의 노력과 헌신'.
아.. 나는 이 모든 것들의 품 안에서 자랐구나..

"나도 엄마 있어! 울 엄마한테 다 말할 거다!"

요즘 내게 그리움은 '슬픔'이다.
진짜 엄마가 보고 싶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사춘기 아이들 뿐이니, 피할 공간이 없다.
그러니 내게도 엄마가 필요하다.
"엄마~ 나 진짜 엄마 보고 싶어~ 올라와 주면 안돼?"

🧑‍🦱 "금요일에 바로 갈게."

아. 슬픔만은 아니네.
그리움은 다른 스케줄 모두 제치는 '가장 큰 사랑'
그리움은 '그리워하는 당사자와 그리움 대상자와의 연결'
그리움은 '만남'
그래.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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