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되는 꿈 ㅣ 그림책 숲 32
서유진 지음 / 브와포레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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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널 보고 와 버렸어.


현재 한국인 사이 최고의 인기 동물 푸바오.

멸종취약종인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 만 4살이 되기 전인 2024년 2~4월 반환될지도 모른다는 소식.

'유한성'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 특별 콜라보는

사람들에게 당장이라도 널 봐야만 한다는 욕망을 만들어냈고

나도 결국 너를 보러 갔어.


누군가는 너를 종일 보다가 나온다고 했고,

또 누군가는 너가 되고 싶다고 하기도 했어.

다음 생앤 너로 태어나고 싶다고.


네가 되는 꿈?

난 꾸지 않아.

인간의 자본주의 욕망에 이용당하는 삶.

난 용납할 수 없어.


그런데 난 너를 보러 갔네.

그게 너무 미안해.

너를 보러 들어갔을 때, 네가 옆으로 쭈그리고 앉아 있는 걸 보고

어디 아픈가? 싶었지.

아픈게 아니었어.

조금 있으니 두 줄기의 물이 흘러 나오고,

녹색 덩이가 삼각뿔 형태로 쌓이는데 ..

아..

눈을 질끈 감고 말았지.

​

네가 너였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질문이다.

​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삶.

생의 반경이 결정되어 있는 삶.

인간들 눈초리에 갇혀 살아야 하는 삶.

​

이 삶은 얼마나 소름돋는가?

이러한 삶은 얼마나 잔인한가?

상상이 현실이 되어 있는 이 그림책 앞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나부터 가지 않아야 하는데.

나라도 너희들의 자유와 권리를 위해 어떻게든 보이콧을 해야 하는데.

명절 귀성길같기만 한 생각과 실행 사이의 거리.

​

미안해.

너를 보고 와서 미안해.

너를 나의 눈초리 안에 가둬서 미안해.

​

너를 멸종위기종이 되게 한 것도 인간

너를 멸종위기종이라 보호한다고 하는 것도 인간.

양면색종이 같은 인간이라 미안해.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에게 미안해.

너희들에게 한 번 물은 적도 없이 마음대로 해서 미안해.

돈을 내고 보러 가서 동물원이 여전히 건재하게 한 것도 미안해.

자식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너희들의 고통을 외면해서 미안해.

​

네가 되는 꿈은 차마 꿀 수가 없어.

다만 네 우리가 사라져

우리가 우리되는 날을 꿈꿔.

그것이 우리의 꿈이 되어야 겠지.

그래야 네가 되는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되는 꿈.

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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