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인생의 가장 좋은 때다~!

눈 떠보니 50 -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지만
김혜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10월

작년 말에 해외에 나갈 때 들고 갔던 책이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읽기 시작했다가

결국 기내에서 한숨도 못 자고 내달려 버린 책.

부제가 내 가슴에 와락 안겼다.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지만, 기대보다 불안이 더 큰 3040을 위한 생각보다 명랑할 수 있는 50대 입문서 " 비행기가 하늘에 오를 때 멀미 기운 일듯, 부제를 읽는 순간 내 마음속에 메스꺼움이 있었다. 그렇지. 나도 이제 50이구나. 어떻게 50을 준비할 것인가?

기대보다는 불안이 큰 현실.

그냥 나이 들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지혜롭게 나이 들어가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이 책을 손에 들고 나이 들어감에 대한 무언가 답을 찾길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공감하며 함께 나누길 희망했었나 보다.

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애정과 신뢰를 지닌 낙관주의자, 긍정주의자인 저자는 라디오 PD로서 본인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이렇게 책으로 엮어 세상에 내어 놓았습니다. 스스로의 50대를 이 책이 바꿔줄 것이라 기대하는 저자의 기대가 기특하기도 하면서, 고맙기도 하다. 기왕이면 절망보다는 희망이, 비난보다는 칭찬이 낫지 않겠는가?

이 책은 크게 다섯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바로 '지금'이 그대의 전성기

인생 후반전, 행복해질 준비가 되어 있느냐고 질문하는 박웅현 CD의 글부터 생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올 때를 말하는 정혜신 님의 글까지 나중이 아닌 '지금'을 이야기 하고 있다. 50이라는 나이는 더 나이들어 행복할 것이라는 말보다는, 현재에서 행복을 만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 되는 나이다.

두 번째 이야기, '나'는 여전히 청년입니다

최근에 '꼰망주'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게 되고 많이 웃었다. '꼰대유망주'의 줄임말이라고 하는데, 예전처럼 나이가 60이 넘어야 꼰대가 되는 것이 아니라,타인의 삶에 말이 많아지고, 간섭이 많아지고, 불평이 많아지고, 비난이 많아질때 이미 꼰대가 되어간다는 것이다. 그러한 30대를 꼰망주라고 부른다니 씁쓸한 웃음이 번지며 급공감이 된다. 정재찬님은 '무엇이 나를 두근거리게 하는가?' 질문하고 있다. 그 두근거림을 간직했을 때 나는 여전히 청년이라고.

세 번째 이야기, '너'와 내가 함께하기 위해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린 관계로부터 자유롭기 힘들어진다. 아니, 자유롭고 싶은 마음을 갖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 같다. 50을 목전에 앞두고 이승욱님은 '자식으로부터 독립하기'를 권하고 있다. 그 독립이 바로 나의 노년을 위한 첫 발자욱이 될거라고. 또한 배우자와의 섹스에 대해 다시 공부해야 하는 나이가 바로 50이라는 박혜성님의 말. 그렇다. 우린 더 배워야 한다.

네 번째 이야기, 50대, '시작'하기 딱 좋은 나이

언제부턴가 도전이라는 단어를 삶 속에서 찾기 어려울 때, 우린 비로소 나이 들어가는 것이다. 이젠 자존심을 내려놓고 도전을 통해 이후의 인생을 살아갈 동력을 얻어야 한다고 노상호 님은 조언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거기에 목전으로 다가온 은퇴. 우리는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소비자를 넘어 창업자로 왕성하게 활동할 나이가 50대가 아닐까?

다섯 번째 이야기, '우리'의 불꽃은 꺼지지 않는다

남을 돕기 가장 좋은 나이가 언제인가? 바로 세상을 알고, 삶을 알고,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50대다. 나누는 삶이 얼마나 가치있는가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우리에게는 '뺑코'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이홍렬님은 그렇게 말한다. 기부가 처음에는 내가 어려운 사람을 도왔지만, 지금은 그들로부터 내가 도움을 받고 있다고. 공공성을 회복하고,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성숙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귀한 시기 50대. 점차 영글어가고 성숙해 가는 시간인 것이다.

우리는 모두 50이라는 기점을 중심으로 나를 해석해 볼 수 있다. 저자가 그러했던, 50을 13년 앞두고 있는 사람도 있고, 50대를 지나고 있는 사람도 있고, 50을 건너와 70을 지나는 이들도 있고...

모쪼록 50대를 목전에 두고 두려움과 불안에 시달리는 이들에게는 희망이 되는 책이었으면 좋겠다. 또한 현재 50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따스하게 마주잡은 손이 되었으면 좋겠고, 이미 그 시기를 지나온 이들에게는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결국 죽음에 대해 안다는 것은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느냐,

죽기 전까지 어떻게 사느냐를 의미한다.

p.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