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추정 시각
사쿠 다쓰키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얼마전 영화 ‘부당거래’를 보았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찜찜한 기분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더 기운 빠지게 하는 것은 그런 부당한 상황을 단순히 영화상의 내용, 픽션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슈가 되는 사건에 대해 혹은 꼭 범인이 잡혀야(물론 이건 모든 범죄에서 적용되는 이야기지만 말이다) 하는 사건, 사고에 대해서 진짜 범인을 찾아내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범인으로 보여질 적당한 사람을 골라 배우로 만든다는 사실이 충격적이기도 했고 그러면서 현실에서 전혀 없지는 않을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 느낌이 사라지기도 전에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사실 쇼지가 범인으로 지목되어 잡혀왔을 때 그의 반응이 너무나 답답했다. 아무리 강압적인 분위기이고 협박을 한다고 해도 다른 것도 아닌 사람을 죽인 범인이라고 하는데 그걸 순순히 인정할 수 있는지 그러나 책을 다 읽고난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쇼지’로써는 선택권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어리숙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데 경찰들이 윽박지르고 강압적으로 대한다면 과연 누가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 그리고 다수의 사람이 한 사람을 살인범으로 만들어 버리는 과정도 그 상황의 무게와는 다르게 너무나 간단했다. 그럴 수 있는 상황이 그리고 그런 일이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섬뜩하게 만들었다. 범인을 알게되어 궁금증이 풀린 것보다 이 씁쓸한 뒷맛이 오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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