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 키스

섀도 키스 - 내가 선택한 금지된 사랑 ㅣ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 3
스콜피오 리첼 미드 지음, 전은지 옮김 / 글담노블 / 2010년 8월

「트와일라잇」을 시작으로 뱀파이어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실정이다. 나는 ‘트와일라잇’을 책이나 영화로도 접해보지 않아서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떤 비슷한 점이 있는지 잘 모르지만 오히려 그런 선입견이 없어서 더 이 작품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엔 시리즈인지 모르고 책을 읽었는데 내용상으론 전작의 내용을 몰라도 이해가 어려운 것은 없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며 종종 등장하는 사건이 궁금해지기도 하고 ‘섀도키스’가 3부인 관계로 등장인물에 대한 사전 소개가 없이 바로 본론에 접어 들다보니 나처럼 처음 이 이야기로 시작한 사람은 다소 당황될 수도 있었다.

이야기는 재미있고 쉽게 읽혀졌다. 처음엔 생소한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머뭇머뭇 진도가 나갔다면 그 단계를 넘어서니 두꺼운 책이 언제 다 읽어졌나 싶게 빠르게 읽을 수밖에 없었다. 뎀퍼로 수호인의 운명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할 의지인 ‘로즈’ 그리고 한 왕족의 마지막 자손으로 로즈의 보호를 받고 영적 마법을 사용하는 ‘리사’, 로즈의 스승이며 연인인 ‘디미트리’ 등 로즈와 리사를 중심으로 그들과 관련된 사람들이 아카데미 내에서 고뇌하고 사랑하며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장 안전한 공간이라 여겨졌던 아카데미에 스트리고이가 침입하며 손에 땀을 쥐는 긴박한 상황이 진행된다. 납치된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스트리고이가 밤이 되길 기다리는 동굴을 습격하는데 그 과정에서 로즈의 연인인 디미트리가 탈출하지 못하고 만다. 죽었다고 모두들 생각하지만 로즈는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고 결국 디미트리가 스트리고이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두 사람은 예전에 서로가 스트리고이가 된다면 상대를 찾아내어 끔찍한 스트리고이로의 삶을 마감해주기로 약속했었다. 그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지금까지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 여겨왔던 리사의 수호인이 될 기회도 마다하고 아카데미 졸업이 불과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자퇴를 결심하고 험난한 바깥세상으로 떠나며 3부는 마감된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신이 가장 사랑한 사람이 괴물로 변해 이전의 자신이 가졌던 생각이나 경험들은 모두 잊고 끔찍하게 살게 된 사실을 접했을 때 그 감정을 어땠을까? 아마 그 어떤 고통보다 컸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사랑했던 사람을 자신의 손으로 죽여야만 하는 입장이 얼마나 괴로울지 4부에서 이 이야기가 펼쳐지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슬프지만 그 이야기도 아주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인간 세상에 뱀파이어가 들어와 진행되었다면 이 이야기는 인간과 뱀파이어가 어우러져 있고 뱀파이어 변이로 생각되는 스트리고이까지 함께 등장하여 새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던 것 같다. 아직 이야기가 완성된 단계가 아니라 다음 이야기에 전개될 스트리고이로 변한 디미트리와 마주하는 로즈의 이야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