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역시나 단편들이여서 힘들었던걸까? 처음 책표지를 봤을 때 흑백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두 남녀의 모습이 아련하게 느껴지기도 했었고 그 느낌이 포근했는데... 그래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들을 기대한 건지도 모르겠다. 여섯 가지의 다른 빛깔 사랑이야기라는 소개 문구만 보고 혼자 짐작하고 결론 내리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이 책을 읽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소녀와 도마뱀’ ‘외도’ ‘다른 남자’ ‘청완두’ ‘아들’ ‘주유소의 여인’ 이렇게 여섯가지 이야기가 등장한다. 한편 한편 모두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만 남녀간의 사랑 뿐만 아니라 가족간의 사랑, 예술품에 대한 사랑 등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보여준다. 그런데 그 모습들이 하나같이 서늘하다. 평소 독일이라고 하면 잿빛 하늘, 회색 도시 등의 선입견 아닌 선입견이 먼저 떠오르곤 했었는데 이 작품들도 나의 선입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편이였다. 그래서 힘겹게 읽고 난 후 더 기운이 빠졌던 것 같다. 물론 ‘사랑’이 핑크빛만 있진 않다는것을 알고 있으며, 오히려 더 힘든 경우가 많지만 책 속에서 그런 무거운 분위기를 접하면 왠지 현실에서보다 더 힘겹게 느껴지는 것 같다. 무겁다고 해서 피해만 갈 수는 없는 것이니까 나 스스로 무거움을 감당할 수 있을 때 다시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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