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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해줘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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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가 알고 있는 일상적인 모든 것들은 어쩌면 너무나 일상적이기 때문에 종종 잊어버리게 된다. 어쩌면 나와 다른 사람을 봤을 때, 몸이 불편한 사람을 봤을 때 우린 종종 난 저 사람을 다르게 생각하지 않는다. 저 사람은 조금 몸이 아픈 것 뿐이다. 혹은 그 사람의 불편함을 갑자기 보았을 때 놀라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나만의 생각으로 판단하고 결정지어 그 사람을 배려한다는 식으로 대한다. 어쩌면 그것 자체가 자만이지 않을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전부 이해한다는 생각이 말이다. 그리고 누군가 사랑하게 되었을 때에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누구보다 그 사람을 잘 알고 잘 이해한다는 자만에 빠지곤 하는 것 같다.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그 존재를 잊고 지내다 어느 순간 사라지면 그 자리가 느껴지듯이 사랑하는 사람을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하다가 어느 순간 그 사람이 나의 공간에서 빠져 나가고 나면 비로소 그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너무나 없다는 걸 알게 되거나 혹은 모두 다 안다고 했던 것이 나의 자만이었다는 걸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슌페이에게 교코는 그런 자만을 깨우쳐 주기 위해 나타난 신이 아니었을까? 사랑은 말 몇 마디로 간단하게 정의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그 사실을 망각하고 자만에 빠지는 우리들을 위해 교코가 슌페이에게 알려준 것처럼 신이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 알려주는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늘 사랑은 어려운 일이고 누구에게나 새롭고 또 모두에게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는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