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의 그림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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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림을 보고자 하면 그림책을 보면 된다. 하지만 우리가 보고싶은 그림을 한자리에 모아둔 그림책이 그리 흔할까. 이주헌은 그의 마음 속에 있는 그림을 한자리에 모아둠으로써 독자에게도 좋은 그림을 볼 수 있는, 좋은 그림책을 선사하고 있다. 물론 이 책은 그림 뿐 아니라 그의 그림에 대한 인상과 추억에 관한 에세이들이 담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의 글들이, 그의 인상들이 내가 그 안에 있는 그림을 보고 이해하는 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장점을 그의 글로 보지 않는다. 그는 그 마음 속에 있는 그림을 우리가 볼 수 있게끔 그림책으로 만들었고 글은 단지 그 소개 정도로 그칠 뿐이다. 나는 이 책을 하루 밤에 읽었지만 그 후로 이 주 동안 들고 다녔다. 보고싶은 그림이 너무 많아 보고 또 봤기 때문이다. 지금은 내게 이 책이 없지만 나는 지금도 그 그림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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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생각나무 ART 22
손철주 지음 / 효형출판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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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머릿말에서 당당히 말하고 있다. 내게 거창한 걸 요구하지 말라고. 혹 그런 욕심으로 이 책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당장 책을 덮어도 좋다고.

그의 말은 딱 맞아 떨어졌다. 나는 그의 책에서 미술 입문서같은 차분함과 설명을 바라진 않았지만 적어도 그림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나 작가 자신의 독특한 감상이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그에게는 독자의 '욕심'으로 비쳐지는 모양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나의 바람에 대한 아무런 보답은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일단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는 제목이다. 서문에서 밝혔듯이 그런 거창한 기대(그림이 보이기를)를 하는 사람에게 찬물을 끼얹고 있는 그가 왜 그런 제목을 용납했을까.

미술 에세이를 읽는 사람들의 요구와 어떻게든 부합되고자 하는 얄팍한 장삿속이 제목을 그렇게 지었을 것이라고 뻔한 추측을 해본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그림에 대한 아무런 방향제시를 하지 않는다. 그럴 거면서 미술에 대한 책은 왜 썼는지 정말 이해가 가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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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의 그림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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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림 감각은 별로 없다. 하지만 글 감각은 어느정도 있는 편이다. 그의 책은 글감각으로 읽으려 들면 실망하기 쉽다. 대신 글을 통해 그의 그림에 대한 애정을 느낀다면 당신은 더 이상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그림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서 하루저녁이면 뚝딱 읽을 수가 있다. 나도 그렇게 읽었지만 나는 그후로 일주일이 넘게 이 책을 끼고 다녔다. 왜냐하면 그 안의 그림들과 사진들이 너무 사랑스러웠기 때문이다.

표지에 있는 로댕의 소녀상이나 손모양의 <대성당>, 천경자의 여인그림들과 따뜻한 밀레의 그림... 누구나 한번쯤 보았음직한 그림들로 엮여있지만 전혀 새롭게, 따뜻하게 다가오는 것은 이주헌의 애정이 가득 실려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나는 이 책을 통해 그림과 만났다. 여러분도 그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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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조각들
S.키에르케고르 지음 / 집문당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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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종교는 언제나 적이 된다. 종교에 귀의하게 되면 더 이상 철학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오랫동안 종교를 공격해 왔다. 그 지리함과 철저함을.

그런 내게 이 책은 종교와 화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나는 그의 글을 읽으면서 글을 다 읽기 전에 내가 그의 주장에 반쯤은 넘어가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는 강력했고 나는 빈약했다.

아니나 다를까. 나는 그의 글에 완전히 매료됐고 어느정도 수긍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나의 이성적 철학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어떻게 둘이 공존할 수 있는지는 나도 의문이 들지만. 적어도 책을 덮는 그 순간에는 완전히 화해할 수 있었다.

그 후로 나는 종교와의 소모적 논쟁을 하지 않는다. 이제 내게 종교는 하나의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키르케고르는 나를 완전히 설득하는데 완전히 성공했다. 여러분들도 설득당하리라 생각하면서, 일단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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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을 위한 변명 한마당 글집 1
장 폴 사르트르 지음, 조영훈 옮김 / 한마당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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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책 목차입니다.

제1부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1. 지식인이 처한 상황
2.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제2부 지식인의 기능

1. 모순
2. 지식인과 대중
3. 지식인의 역할

제3부 작가는 지식인인가?

나는 오랫동안 지식인은 지식인이 아닌 사람들과(만약 그렇게 나누는게 허락된다면) 무엇이 달라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해왔다. 왜냐하면 그 둘 간의 그다지 차이가 있는 것 같지 않아서였다.차이가 없다면 지식인의 의미가 없지 않은가. 한낱 개인의 지적유희일 뿐. 그래서 난 오랫동안 지식을 알기를 포기한 적이 있었다.

이런 심각한 고민속에서 헤매고 있을 때 나를 일깨워준 책은 바로 이 책이었다. 첫장을 열고 머릿말을 읽고 한장한장 읽어나가면서 얻은 그 기쁨이란. 해답에 목말라 보지 않은 사람은 정말 이해하지 못하리라.

그렇다고 사르트르가 지식인을 '변호'하고 있지는 않다. 지식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자 이 책을 잡는다면 어김없이 실망하고 말 것이다. 그는 오히려 지식인의 한계와 그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오직 그 모순으로부터 지식인은 유용한 것이라는 결론을 안고.

지식인으로서, 혹은 지식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그 길에 혹시 의심이 든다면 정말 일독을 권하고 싶다. 실망과 상처도 받겠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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