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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ㅣ 생각나무 ART 22
손철주 지음 / 효형출판 / 199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저자는 머릿말에서 당당히 말하고 있다. 내게 거창한 걸 요구하지 말라고. 혹 그런 욕심으로 이 책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당장 책을 덮어도 좋다고.
그의 말은 딱 맞아 떨어졌다. 나는 그의 책에서 미술 입문서같은 차분함과 설명을 바라진 않았지만 적어도 그림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나 작가 자신의 독특한 감상이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그에게는 독자의 '욕심'으로 비쳐지는 모양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나의 바람에 대한 아무런 보답은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일단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는 제목이다. 서문에서 밝혔듯이 그런 거창한 기대(그림이 보이기를)를 하는 사람에게 찬물을 끼얹고 있는 그가 왜 그런 제목을 용납했을까.
미술 에세이를 읽는 사람들의 요구와 어떻게든 부합되고자 하는 얄팍한 장삿속이 제목을 그렇게 지었을 것이라고 뻔한 추측을 해본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그림에 대한 아무런 방향제시를 하지 않는다. 그럴 거면서 미술에 대한 책은 왜 썼는지 정말 이해가 가지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