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예뻤다 - 절망 속에서 희망의 꽃을 피운 열다섯 여인들의 이야기
김대욱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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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자에게 있어 아름다움이란 여성으로서의 성적매력과 더 나아가 진정 여인으로서 지녀야 할 지성과 미모임에 틀림없다. 외모 지상주의는 아직도 여성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더 예뻐지고 싶은 욕망, 주먹만 한 얼굴에 왕방울보다 큰 눈, 그리고 앵두 같은 입술에 나올 곳과 들어갈 곳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여자들이 꿈꾸는 신이 내린 몸매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외모에 지나친 관심과 애정을 쏟아붓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얼굴이 예뻐서 모든 것이 예뻐 보일 거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일 수밖에 없다. 깔끔하고 단정한 외모가 호감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는 오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서로를 알아가며 관계를 맺는 것이기에 외모와는 달리 괴팍하거나 이기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면 상황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우리가 생각하는 진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그녀는 예뻤다>에는 열다섯 명의 아름다운 여인이 등장한다. 책이 소개하는 그녀들의 삶은 희망이 없는 암흑세계와도 같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일어서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처하였고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차단된 시간의 연속이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마릴린 먼로, 에스티 로더, 프리다 칼로, 나혜석, 이사도라 덩컨, 김만덕, 오드리 헵번에 이르기까지 이름은 알고 있으나 그녀들의 삶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어 끝을 맺었는지 알 수 없었던 독자에게 파란만장했던 그녀들의 삶을 알려주고 있다.

 


「여러 사교 파티에서 춤을 추며 이름을 알린 그녀는, 곧 유럽을 사로잡았다. 공연은 늘 성황이었고 언제나 박수와 환호가 뒤따랐다. 전 유럽의 명사들이 그녀의 공연을 보고 싶어 안달했다. 이사도라의 춤에 치료의 힘이 배어 나온다는 말이 돌아 공연장에 환자들이 몰리기도 했다. 언론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들은 이사도라를 여신이나 요정에 비유했다.」- 본문 중에서

 

 



 

 

사실 이 책은 열다섯 명의 삶에서 가장 극적이고 화려했던 전성기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책에서 소개되는 인물이 처했던 시대적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사연과 엇갈림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역사기록으로 남을 것이고 우리는 그를 통해서 불굴의 의지,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함과 동시에 더 나아가 하나의 인격체로서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도전정신과 열정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책의 끝자락에 소개되는 오드리 헵번의 경우는 다른 인물과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고 생각된다. 그녀의 경우는 아름다운 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노년에 접어들어서 자신의 내면이 지닌 아름다움을 죽는 순간까지 보여주었노라 생각되지만, 나머지 열네 명의 여인들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았던 흔적이 새카맣게 묻어나는 경험을 지니고 있다. 물론 이 책의 핵심은 '절망 속에서 희망의 꽃을 피운 열다섯 여인들의 이야기'라는 맥락에서 오드리 헵번의 경우가 예외는 아니겠으나,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인물은 배제하고 정말 극적인 상황에서 인간승리를 보여준 여인들의 모습만 담았다면 책이 전하는 감동이 더욱 깊이 느껴졌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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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머피 잠재의식의 힘
조셉 머피 지음, 김미옥 옮김 / 미래지식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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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업적을 남기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생각이 먼저 정립되어야 한다. 대부분 사람은 무언가를 하기에 앞서 천재적인 수학자가 놀랄 만큼 경이로운 계산력을 발휘한다. 현재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사람의 관계, 자신이 지닌 능력과 자질, 일을 진행시키기에 앞서 인과관계의 여부를 전혀 연관성 없는 부분에서까지 찾아내고 미리 짐작하여 판단을 내리곤 한다. 이는 긍정적으로 보면 준비성이 철저한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거나 심할 경우에는 불안증세로 말미암아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맞이할 가능성이 큰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시작되는 공간, 바로 정신력이 끊임없는 운동을 하는 생각의 보고(寶庫)다.

그 공간에는 잠재의식이 축이 되어 모든 것을 가동시킨다. 우리에게 잠재된 의식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면 그토록 바라던 행복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신분석학에 등장하는 잠재의식,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조셉머피의 <잠재의식의 힘>을 읽다보면 우리가 은연중에 저지른 실수 속에 감추어진 원인 제공자가 누구였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모든 시대의 위인들이 가졌던 커다란 비밀은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잠재의식의 힘을 찾아내어 그 힘을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당신도 똑같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의 건축가가 되세요. 검증된 기법을 이용해 보다 웅대하고 위대한 인생을 설계하세요.」- 본문 중에서

 


 




 

 

말과 행동, 그 모든 것을 현재 진행형으로 일치하라.

이제 5분이 지나면 당신의 차례가 다가올 것이다. 당신은 수많은 청중 앞에서 10분 동안 자기소개를 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똑같은 상황에 직면한 두 사람. 한 사람은 미처 준비를 못 한 상황이었지만 용기를 내어 당당하게 발표를 한다. 그러나 다른 한 사람은 열심히 준비를 해왔지만, 행여나 실수할 것을 걱정하다가 청중 앞에서 눈앞이 깜깜해지고 목이 메여서 스스로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말았다. 이것은 자신을 향한 믿음과 자신감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저자는 자신감 너머에 존재하는 우리의 잠재의식을 주목한다. 모든 것은 생각한 만큼 현실로 나타나는 법. 그것이 잠재의식이다.


 

자신감으로 충만한 사람은 자신이 잘할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두려움이 없었다. 그는 아마도 청중 앞에서 당당하게 발표하는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렸는지도 모른다. 책에서 말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머릿속으로 생생하게 떠올리는 것. 그리고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을 현실 속에 생생하게 그려넣는 것이다. 이미 모든 것이 이루어졌노라며 끊임없이 스스로 내면의 의식에 주입하는 것, 그것이 잠재의식을 살리는 원동력이 됨과 동시에 실제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현명한 마음가짐이다.



 

 





 

 

<잠재의식의 힘>에서 말하는 내용이 한편으로는 빠른 시일 내에 효력을 발휘하는 검증된 기법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원래 잠재의식이라는 것 자체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우리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한 의식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일종의 신앙심에서 비롯된 기도문과 같은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정확히 짚어내야 할 핵심은 물론 저자가 다양한 사례를 통하여 잠재의식이 사람들의 삶을 행복하게 바꾸어놓았음을 알리는 점도 있으나, 그 중심에는 인간의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자신감이야말로 그 어떤 위기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잘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가슴 속에 품고 있다는 것이 바로 잠재의식을 흔들어 깨우는 힘이다. 그게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었노라 생각한다.



 

「잠재의식의 활기찬 활동은 일단 어떤 방향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면 당신이 잠자고 있는 동안에도 계속됩니다. 따라서 잠들기 전에 잠재의식에게 유익한 일거리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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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마 - 빈털터리 고아에서 노르웨이 국민영웅까지 라면왕 Mr. Lee 이야기
이리나 리 지음, 손화수 옮김 / 지니넷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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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나에게 애국심이란 감정이 가슴 속에 있기는 한 걸까라는 의구심을 생각할 겨를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이따금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세계인이 참여하는 대회를 보면 희열을 느끼고 애국심에 불타오르곤 했다. 저마다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일심동체가 되어 목이 쉬도록 응원을 했던 것처럼 말이다. 나에게 자랑스러운 애국심을 가슴 속에 심어준 사람이 한 명 있다면, 바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다. 그는 내가 보아온 자랑스러운 한국인임이 틀림없다. 세계의 중심에서 한국인의 위상과 자부심을 대표하는 그의 모습을 볼 때면 비록 서로 다른 환경에 살고 있지만, 나도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는 데 의미를 둔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한국을 알리기 위한 한국인의 움직임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 복식과 전통문화에 이르기까지 작은 땅덩어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열정과 힘은 세상 그 누구도 쉽히 범접할 수 없는 한국의 미를 알리는 애국심이다.

머나먼 땅 노르웨이에서 '미스터 리'라는 상표를 내걸고 출시된 라면이 있다. 2011년 현재 노르웨이 라면시장의 95%를 장악하고 있는 '라면왕 이철호'의 위대한 성공작! 노르웨이의 입맛을 사로잡은 '미스터 리' 라면이 성공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에 대하여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마>는 라면왕 이철호의 막내딸 이리나 리씨가 아버지를 대신하여 집필한 라면왕의 성공담이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군이 38도 분계선을 넘으면서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전쟁이 일어나던 당시, 그는 아직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열네 살에 불과했다. 가족과 함께 피난길에서 길이 엇갈리면서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떠나기 직전,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여분의 돈뭉치를 나누어준다. 서로 흩어지더라도 입에 풀칠을 하고 살아남아 다시 만나야 한다는 굳은 약속을 한 것, 그렇게 어린 나이에 그의 사업 기질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나 보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빨리 써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뜨거운 열기에 지친 피난민에게 모자를 팔아서 장사하기로 결심한 것. 필사적으로 살아남기 위하여 안 해본 일이 없었던 라면왕 이철호.

 

 



 

 

극심한 고통 속에 피어난 잡초의 생명력처럼 그의 도전 정신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서 스스로 선택한 미군부대의 막사에서 시작된 생활, 누가 시키지 않아도 병사들의 침대를 정리하고 군화를 닦고 군복을 빨았다. 그렇게 자신의 몫을 만들어서 생존하는 법을 터득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공부에 대한 열정을 버릴 수 없었던 이철호. 그를 눈여겨본 쉬나이더 장군은 자신의 개인 비서로 데리고 다니며 아들처럼 보살펴준다.

 


「힘들었지만 내가 다른 인종, 불구의 몸이라는 건 어떻게 해도 바꿀 수 없는 조건이었다. 나는 상처받고 아파하는 대신, 있는 상황 그대로를 받아들여 언젠가는 내가 당신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멋진 사람이라는 걸 똑똑히 보여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곤 했다.」- 본문 중에서

 

 



 

 

꿈과 사랑 그 모든 것에 열정을 쏟아부은 라면왕 이철호의 삶, 그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잠드는 날이 길어질수록 학문을 향한 야심이 사그라들었다. 원래 음식 만드는 일을 좋아해서 새로운 진로를 택하게 된 것일까? 그는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하루종일 설거지를 하고 감자를 깎는 일이 고되고 힘들었지만, 그는 하찮고 더러운 일일지라도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4년간의 펜팔로 운명적 만남을 이어간 첫 번째 부인을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세 딸을 키우면서 끝까지 꿈을 놓지 않은 그의 모습은 인간의 한계란 도대체 어디까지인가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였다.

 

가진 것 하나 없었던 전쟁고아에 43번의 다리수술까지 받아야 했던 라면왕 이철호, 머나먼 땅 노르웨이에서 의지할 사람도 없이 강한 정신력으로 살아남기까지 그는 얼마나 많은 고통을 참아내야 했던가. 사람이 먹는 음식이 아니라, 그릇을 씻는 수세미를 가지고 흥정한다는 오해를 사며 쫓겨나기를 수차례, 라면이 익숙하지 않았던 외국인에게 심한 문전박대를 당하면서도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자신의 뜻을 펼쳐나갔고, 드디어 그의 강한 의지력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철호는 자신의 고국이라고도 할 수 있는 두 나라, 노르웨이와 한국을 위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는 한국인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숨을 쉬고 일을 할 수 있다는 데 감사하고, 삶을 일구어나가는 데 도움을 준 노르웨이라는 나라가 있어 고맙다고 말한다. 그를 전쟁의 구렁탕이에서 구해준 사람이 바로 유엔에서 일하고 있던 노르웨이인이었으며, 그 후 그의 목숨을 구해 준 사람도 바로 노르웨이 군인장교와 의료진들이었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사실 노르웨이에서 라면을 알리고 있는 한국인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었다. 그리고 노르웨이 라면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시피 유명하다는 것조차 몰랐으니,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된 것 같아 기쁨이 먼저 앞선다. 그의 삶에는 실패가 심심찮게 찾아온다. 마치, 서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조금이라도 안정을 찾고 잘 되고 있다 싶으면 와장창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오기 일쑤다.

 

그래서 인간의 정신이야말로 세상 그 무엇보다 위대할 수 없음이 증명된 셈이다. 넓디넓은 세상을 인간의 지시하에 지배할 수는 없겠으나, 저마다 주어진 삶에서 주체가 되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가족과 건강을 잃고 낯선 땅에 버려진 고아가 되어 평생을 살아갈 것인가, 현실을 직시하고 헤쳐나갈 방법을 모색하여 도전할 것인가? 라면왕에게 내려진 두 가지 선택이었다. 만약 우리에게 그와 같은 상황이 닥쳐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마>는 노르웨이 라면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는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강한 신념, 자신을 향한 믿음이 있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이루고자 하는 뜻을 향해 전진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에게 영웅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세상 모든 이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신의 뜻을 이루지 않았다. 자기 자신에게 당당한 사람이 되어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그게 진정한 성공 비결이다.

 

라면왕 이철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남의 나라에서 똥지게도 졌던 사람이다. 그런 일을 하면서도 나는 한 번도 비참하다거나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사람들이 예전보다 못한 상태에 놓이는 걸 두려워 하는 이유는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거기서 영영 끝나버릴지도 모른다는 절망감 때문에 두려워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를 믿는 사람은 다르게 생각한다. 어려운 상황을 만나도 이 길은 잠시의 내리막길일 뿐이며, 그 다음에는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는 걸 믿는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자신에 대한 믿음만큼 큰 힘은 없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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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 - 독거노인 열두 명의 인생을 듣다
김혜원 지음, 권우성.남소연.유성호 사진 / 오마이북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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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독백이 울려 퍼지는 외로운 보금자리에서 세월과 함께 늙어가는 노년의 빛바랜 삶, 억수처럼 쏟아지는 빗줄기조차 그들의 쓰라린 마음을 대변해 줄 수는 없다. 한국의 경제성장은 빛의 속도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빠르게 이루어졌다. 그와 더불어 현대인의 삶 속에 깊숙이 침투한 디지털문명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경이로운 부가가치와 삶의 질을 높여놓았다. 발달의 표적은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젊은 세대에 맞추어지는 듯하다. 그들은 어제 누렸던 기쁨과 오늘과 내일 누릴 기쁨의 격차가 커지면 커질수록 좋아하는 듯하다. 빠르게 성장하는 시대 속에 합류하지 못하고 점점 위축되어 낙오자가 되어버리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을까? 한국전쟁이 일어나고 극심한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렸던 수많은 사람이 바로 지금 우리가 미처 챙기지 못하고 있는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들이다. 사회는 복지국가의 이상 실현을 위하여 보다 많은 이가 혜택을 받고 노인인구의 증가로 말미암아 아름다운 노후를 맞이할 수 있게끔 하겠노라 말하고 있지만, 정작 혜택을 받아 마땅한 사람의 현실이 어떠한지에 대하여 철저히 조사하고 복지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물론 지역의 복지기관에서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으로 활동 중인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한 독거노인을 찾아가는 방문시스템, 전기와 가스 안전점검, 세탁물관리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로 하는 곳을 구석구석 찾으며 돕고 있지만, 그것은 생활의 기본이 되는 의식주의 불편함을 덜어내는 일에 그치는 것, 독거노인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은 없을까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 <나 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라는 책이다.


 

<나 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는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로 활동 중인 저자가 독거노인 열두 명의 삶을 취재하여 엮어낸 책이다. 공공근로와 폐지 줍기로 벌어들인 수입을 생활에 보태고자 잠시도 쉴 수 없는 그들의 안타까운 사연, 어떤 이는 한 달 수입이 고작 노령연금 8만 4천 원이 전부였다. 난방비를 아끼고자 보일러도 켜지 않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방에서 기나긴 밤을 보내는 것.

혼자 살기를 자처한 독거노인, 자식들에게 외면당하여 혼자가 된 독거노인의 모습은 현대판 고려장이라 불릴 만큼 안타까웠다.

 

 



 

 


「공공근로를 하지 않을 때는 거리에서 폐지나 빈병 등을 주워다 팔아서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한다. 가을에는 폐지와 함께 길거리에 떨어진 감도 줍고 은행열매도 줍고, 봄이면 공터에 올라오는 쑥이며 질경이며 나물도 뜯는다. 남들이 버린 것,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것들이지만 할머니에게는 반찬이 되고 간식이 되는 소중한 먹을거리인 것이다.」- 본문 중에서

 

독거노인이 겪는 공통적인 문제점은 바로 보금자리, 스웨덴은 노인 공동 주거제를 도입하여 일명 '실버타운'을 운영하고 있다.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는 점, 특히 '고령자주택' 제도는 우리나라도 일부분 시행 중인지는 모르겠으나,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고령자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되어 의료서비스와 가정봉사 서비스가 제공된다고 한다. 노인의 특성에 맞춘 전문요리점, 미용실, 발 치료실, 노인전용 이동차량도 운영 중이라고 한다. 또한, 네덜란드는 '경보체계 주택' 제도를 도입하여 수입이 낮은 노인들을 위해 집단주택형태로 운영 중이다. 독거노인의 삶에는 저마다 굴곡진 사연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지금에까지 멈추지 않고 이어진다.

 

한때 인기 유망 자격증이라 불렸던 '사회복지사', 요즘은 사이버대학, 원격평생교육기관, 학점은행제, 무시험 취득 가능이라는 장점을 내걸고 수강생을 끌어모으는 현상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 희소성이 날로 사라지고 있는 듯하다. 쉽게 취득할 수 있다는 생각에 취업을 목적으로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사회복지라는 개념이 내포한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 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는 독거노인이 처한 비참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서 쓰인 책이 아니다. 물론, 독거노인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우리에게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면도 있지만, 고령 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과 그에 발맞추어 준비하는 젊은 세대들이 무엇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사회적 무관심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생기는 노인들의 우울증은 고령화의 속도만큼이나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노인들의 우울증은 대부분 경제상태와 건강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다보니 직업이 없고 사회적 지위가 낮으며 경제적으로 빈곤한 처지에 있는 독거노인들의 우울 정도는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다. 노인복지가 '밥'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본문 중에서

 

독거노인의 삶에 과감히 뛰어들어 몸소 느끼고 깨달은 바를 이렇게 책으로 집필한 저자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물론 이 책을 읽고 이만큼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책을 통한 간접적인 경험 때문이었노라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누군가는 이 악물고 일어나서 앞장서야 할 것이다. 진정 복지국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둠에 가리어 잘 보이지 않는 사회적 빈곤층과 독거노인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인간적인 유대감부터 준비하기를, 그것이 차가운 방에서 외로이 생을 마감하는 노년의 고독사를 막는 길이며, 추위와 배고픔을 달래주는 것만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심리적인 안정감과 더불어 살고 있다는 소속감을 지닐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복지국가의 몫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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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사랑이다 1
피에르 뒤셴 지음, 송순 옮김 / 씽크뱅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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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자신의 욕구를 마음껏 발산하는 세상은 과연 언제 오려나. 공존하는 군중 속에서 억압받는 세월이 길어질수록 우리는 수동적인 기계로 타락할 것이다.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하겠노라 한 자리 차지하는 인권이라는 것이 통상적인 기준에 해당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은가? 인간이 수동적으로 변할수록 모순의 힘은 커지고 양심은 사라지는 법, 서로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도구로서의 역할만 충실히 이행하는 처지가 될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감정마저 억압받는 세상이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 내가 아닌 타인에게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권리마저 박탈당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은 내가 소유하고 발산할 수 있는 애정욕구를 옭아매는 것이다. 사랑이란 진부한 것이라 믿어 왔던 청년이 잘못된 것일까. 그를 구속했던 시대의 사상이 잘못인가? 청년은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서 방황한다. 자신을 향해 뻗쳐오는 새빨간 유혹의 손길을 거부하는 그의 모습은 이 시대에 보기 드문 한 남자의 정절 그 자체였으리라. 열일곱 청년 제라르와 여교사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된다.

 


「사랑이여, 조금만 기다려다오. 조금만 더 단단히 옷깃을 여미고 너의 추운 몸을 가지고 있어다오. 오직 단 하나의 사랑을 만나기 위해 여기 한 사내가 눈물과 함께, 가슴 저미는 그리움과 함께 달려가노라…….」- 본문 중에서

 

이 책은 프랑스에서 실제로 있었던 한 남자와 여자의 사랑을 재구성한 소설집이다. 소박하고 지적인 용모의 철학교사 다니엘 게노, 평생 한 여자만을 사랑하겠노라 다짐했던 청년 제라르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나게 되었을까. 신학기가 시작되고 새로 부임한 담임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두 사람은 서로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제라르는 다니엘이 두 아이를 둔 서른한 살의 이혼녀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도 자신의 깊은 사랑을 숨길 수 없는데……. 

 

 



 

 

두 사람의 사랑은 파리에서 시작된 혁명으로 인해 흔들리기 시작한다. 기성세대의 질서와 도덕을 향한 젊은이들의 거센 공격과 비판은 서로 강한 연대감을 형성했고 그 속에서 선구자로 나선 다니엘이 제라르를 비롯한 많은 학생을 이끌고 동참한다. 진보적 정치성향이 강했던 제라르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을 유혹하여 곁에 잡아두었다고 다니엘 교사를 맹렬히 비난하면서 모순된 말과 행동을 드러낸다. 이에 제라르는 더이상 아버지를 이해할 수도 이해시킬 수도 없겠노라 다니엘과 함께 집을 떠난다.

 


「절망적인 감정의 폭풍에 휘말린 우리의 포옹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아버지가 칼날을 높이 쳐들고 나선 것이다. 무토막 자르듯 단칼에 우리의 사랑을 가르려는 아버지의 결심은 먼저 다니엘에게로 겨누어졌다. 그 날카로운 벨 소리가 아파트에 진동했던 밤으로부터 사흘이 지난 날이었다.」- 본문 중에서

 

<아프니까 사랑이다1>은 사랑 앞에서 권위를 벗어 던진 여교사와 그녀의 곁에서 힘겨운 사랑을 하고 있는 청년의 모습이 담겨 있다. 부모의 사상과 어긋나는 현실적 괴리감에 떠밀려 떳떳한 사랑을 할 수 없었던 다니엘과 제라르. 결국, 미성년자를 보호할 권리, 친권을 주장하며 다니엘에게서 제라르를 떼어내는 아버지. 과연 두 사람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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