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위한 최고의 수업 - EBS 선생님이 달라졌어요
EBS 선생님이 달라졌어요 제작팀 엮음 / 북하우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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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싹트는 곳에 진정한 배움이 찾아오다.

체벌이 금지되지 않았던 학창시절, 학생들로 하여금 반항심과 복종을 느끼게끔 자극하는 야구 방망이가 하나 있었다. 학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어김없이 교무실로 불려 갔으며, 멍이 생겨도 보이지 않는 곳을 야구 방망이가 마구 두들겨 팼다. 절뚝거리면서 교실로 돌아가는 학생의 뒷모습, 나는 아직도 그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 지레 겁을 먹고 복종하는 학생의 모습, 또는 오히려 반항심이 생겨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학생도 있었다. 그로부터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서 그들이 학교를 그만 다니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가 믿는, 믿을 수밖에 없는 사람은 선생님이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철석같이 믿고 따르는 사람은 바로 담임 선생님이다. 매 학년마다 학생의 학업을 위해서 밤낮으로 연구하고 학습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 바로 선생님이다. 선생님에게 주어진 365일, 그 나날 속에서 선생님은 자신을 믿고 따르는 학생들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EBS는 <선생님이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을 조심스럽게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이 아닌 선생님의 변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다루고 있다. 학생과의 소통이 단절된 선생님들이 바로 주인공이었다.

 

「잘못된 관계는 배움 안에 두려움을 키운다. 우리는 어른이 가르치는 틀 속에서 아이를 평가한다. 의도했던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하면 아이들은 배움에서 좌절하고, 깊은 상처를 간직한다. 그 상처가 바로 두려움이다. 두려움을 경험한 아이는 배움의 즐거움 또한 사라진다. 가르치기에 급급하면 그때부터는 아이들의 상처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아이들을 보듬어주지 못한다.」p.31

 

대한민국 교육계에 새로운 길이 열렸다. 바로 소통의 길이다.

이 책은 EBS <선생님이 달라졌어요>를 진행하면서 만난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리는 제삼자의 입장에서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책을 읽으면 누가, 무엇이, 왜 어긋날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된다. 수업에 대한 지나친 열정으로 인해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보듬어줄 수 없었던 선생님, 아이들의 흥미와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낮춘 선생님,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관계 설정과 유지에 심리적 부담감을 느꼈던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선생님'이라는 사실을 애써 포장하지 않고 기꺼이 변화하기 위해 손을 내민 선생님들이 등장한다.

 

가르치는 것, 배우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야.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용기있게 손을 내민 선생님들을 향해 박수를 쳐주고 싶다. 학창시절, 선생님의 속마음을 알 리가 없었던 나, '선생님이 나를 싫어할까?', '우리 담임 선생님은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선생님이란 존재는 언제나 권위적인 것이었고, 사적인 감정은 드러내지 않았다. 어쩌다 우스갯소리를 하시는 선생님을 보면 '저 선생님은 재미있는 분이시네.'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내 아이를 위한 최고의 수업》에서는 학생을 향한 뜨거운 사랑이 넘쳐 흐르는 아름다운 선생님들이 등장한다. 권위적인 모습을 벗어던진 선생님들의 모습!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따뜻해졌으며, 나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선생님을 떠올려보는 시간이 되었다. 선생님과의 관계가 어색한 친구들!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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