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 있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 - 몸과 마음, 언어와 신체, 건강과 치유에 대한 한 회의주의자의 추적기
팀 파크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백년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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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을 인내하라. 그리고 우리는 통증으로 살리라.

사람이든 동물이든지 간에 몸의 리듬이 깨지면, 혹 균형과 조화가 흐트러지면 제대로 된 모습으로 살아갈 수 없다. 어떤 사람 혹 동물이든 불의의 사고로 몸의 일부가 고장 나면, 온종일 불안정한 모습으로 스트레스를 받기에 일쑤다. 그럼에도 인간이 동물보다 나은 것은, 몸과 마음이 아프면 언제든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때로 의학적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도 있기 마련이다. 뜻밖에도 이 책의 저자가 그러한 상황을 실제로 경험했다.

 

매 순간, 나의 통증을 의식하다. 그러나 뚜렷한 대책을 찾아내지 못했다.

저자는 어느 날 갑자기 소변을 제대로 누지 못하는 등,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전립선 통증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온종일 통증에 시달리면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의자에 제대로 앉아있지도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는 실력 있는 의사들을 여럿 만나보았음에도 그들은 하나같이 속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못했다. 정녕, 그는 만성적 통증을 평생 겪어야만 하는 것일까.

 

"가려움 하나씩, 아픔 하나씩, 맥박 하나씩, 몸을 탐사했다. 처음으로 나의 이의 뿌리, 잇몸 속의 깊은 진동을 느껴 보았다. 처음으로 혀가 고동치고 꿈틀거리고, 입안에 진실로 존재했다. 처음으로 불의 공이 배에서 가슴으로 천천히 올라왔다. 통증이 확 피어나 타오르고 소멸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다." (p.376)

 

팀 파크스, 그는 명상을 통해 자신의 통증과 만나게 되었다.

그는 가만히 앉아있는 법을 배웠다. 이 책은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다. 자신이 겪은 만성 통증의 모든 증상을 기록했으며, 그에 대처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연구했는지, 그리고 수많은 병원 검사와 의사를 만나본 결과로 자신이 찾아낸 최고의 치료법이 무엇이었는지를 기록해놓았다. 전립선 관련 통증에 관한 에세이인지라, 남성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의학 정보도 실려있기도 하다. 그는 통증을 물리치기 위해서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였으나, 곧 가만히 앉아있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바로 명상이었다.

 

통증의 실체를 파악하다. 누군가 그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하다. "가만히 앉아 있어라. 그리고 숨을 쉬어라."

나 역시 두통이 심하거나 심적으로 힘이 들면, 편안하게 앉아서 눈을 감고 침묵한다. 대게 명상이라 함은 집중력을 요구하고, 조용한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명상은 누구에게나, 누구나 가능한 것이다. 어떤 기준과 절차가 있는 것도 아니요, 명상을 하겠다는 사람의 의지대로 시작되는 것이 바로 '명상'이다. 《가만히 앉아 있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는 저자의 남다른 철학이, 만성 통증을 도리어 유쾌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인상적인 책이다. 400여 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책의 분량도 만만치 않지만, 이 책을 통해서 우리의 몸과 마음 그리고 건강에 대하여 새로운 대안을 배울 수 있었기에, 크게 지루하지 않았음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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