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인생 3라운드에서 詩에게 길을 묻다
최복현 지음 / 양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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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필요한 것을 찾았다고,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나한테 필요한 것을 찾아냈다면, 앞으로 그것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가 관건이다. 하나를 얻고 하나를 이루었다고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던가? 목표가 그렇게 빨리 달성될 수 있을까. 그게 끝이야? 그건 목표와의 거리가 아주 조금 좁혀진 것에 불과하다. 성공하려면 마음을 크고 넓게 가지라고들 말한다. 작은 것에 연연하지 말고 당차게 살아라는 것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일만 크게 벌릴 수는 없는 법이지 않은가. 천성이 소심하기 짝이 없는 사람더러 갑자기 폭군이 되라고 할 수는 없다. 누구나 자신에게 필요한, 어울리는 그런 삶의 방식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계획이든 목표든지 간에 단기적 성과에 큰 의미를 두지 말 것, 그것이 전부는 아님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 그 자체는 유한한 것이나, 인간이 이룩할 세계는 무한하기 때문이다.

 

"나이값이 뭐 그리 자랑할 건 아니지만 나이값도 못하고 사는 사람 또한 얼마나 많은가. 억지로 어린 척 젊은 척하며 사는 것도 꼴불견이고, 너무 가볍게 사는 것도 꼴불견, 나이를 무기삼아 다른 이를 누르려 하는 것도 꼴불견이다. 계단을 오르듯이 오른 만큼 지혜의 양을 늘리며 살아야 한다.…… 사람은 꽃과 달라서 아무리 오래 살아도 완벽한 열매를 맺을 수는 없지만 오래 살면 살수록 그 나이만큼의 체험을 한다."(p.63)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여워 말라. 삶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어린 왕자'라는 필명으로 나에게 친숙한 작가가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다. 저자를 알게 된 것은 《내 삶에 빛이 되어준 아름다운 만남》이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이 역시 최복현 작가의 책인데, 생텍쥐페리의 유고작 『성채』에서 발견하는 우리의 삶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책이 참 인상적이었다. 사막 그리고 어린 왕자의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그 여운이 가슴속에 남아있다. 하여 이번에 읽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향한 기대가 남달랐다.

 

이 책은 인간의 삶과 성찰을 노래하는 詩와 함께 시작된다. 

그리고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기도 하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는 자기 자신과 가족 그리고 사랑하는 모든 이를 향한 철학을 말하는 듯하다. 나와 당신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인생 3라운드에서 詩에게 길을 묻다. 중년의 기로에서 온몸으로 생의 역풍을 견뎌내는 모든 이에게 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느냐도 중요하나,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이다. 우리에겐 살아갈 날이 더 많이 남아있으니……

 

"최대한 단순화하여 행복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마음이 가는 음식과 지식으로 몸과 정신을 채우고, 몸에 들어가서 썩은 음식은 배설하고, 내 안에 고인 지식이나 체험은 말로 풀든 글로 풀든 풀어내며, 그렇게 채우고 비우는 과정을 즐겨야 한다. 단순하지 않지만 단순하게 인생을 생각해야 한다."(p.215)

 

다 그렇게 살아가기 마련이다. 삶이 그대를 속인다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삶에 속았음에 분하고 원통할지라도 누구에게 털어놓고 하소연할 것인가. 오직 당신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생길이 죄다 가시밭길이었다고, 그 고난과 역경을 무엇으로 보상받으랴. 희생했다고 그만한 보상을 기대하면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 내가 베풀었음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요, 내가 받았음 역시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삶을 길게 보고 넓게 포용하는 마음을 길러야 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생 3라운드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에 대하여 곰곰이 생각해본다. 저자는 어떻게 사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답은 우리가 찾아야 한다. 그 누구도 가르쳐 줄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인생이다.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다양했던 저자의 삶…… 그 삶을 향기롭게 어루만지는 詩의 조화가 인상적인 책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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