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비밀노트
크리스티나 스프링거 지음, 한성아 옮김 / 솔출판사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당신은 어떤 커피를 선택하시겠어요?

대학교에 다니는 제인, 그녀는 커피 전문점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평범한 여대생이다. 그녀는 커피를 마시러 오는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항상 노트에 무언가를 끄적거린다. 그들이 마시는 커피의 특징과 외적인 차림새 그리고 행동을 기준으로 성격과 관심분야를 추측하면서 나름대로 기준을 세워서 기록하는 것이다. 그녀의 예상은 언제나 백발백중이다. 타고난 눈썰미와 관찰력으로 커피와 사람을 분석하는 제인, 그녀는 문득 자신이 메모한 커피와 사람 유형을 기준으로 커플을 맺어주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시작으로 일종의 커플매니저 역할을 하게 되는데……

 

헤이즐넛 향이 은은하게 베인 《에스프레소 비밀노트》

이 책은 주인공 제인이 근무하는 커피 전문점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실제로 작가는 이 책을 동네 커피 전문점에서 완성했다고 한다. 하여 커피 전문점의 일과와 바리스타가 하는 일에 대해서도 꼼꼼하고 세밀하게 표현한다. 커피의 종류도 다양하거니와, 커피를 찾는 사람들의 심리상태도 엿볼 수 있어서 책을 읽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그녀의 소개로 만나 찰떡궁합처럼 맺어진 커플들의 이야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점차 커피 전문점은 '사랑의 수호천사'가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당신이 마시는 음료가 당신을 설명한다.' 는 이론이라고나 할까? 그때부터 나는 카페를 오가는 사람들을 관찰해서 그들이 주문하는 음료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나이가 적든 많든, 날씬하든 뚱뚱하든, 블루칼라든 화이트칼라든 가리지 않고 말이다. 그리고 그건 어느덧 나만의 비밀 프로젝트처럼 되었다."(p.27)

 

커피를 마시면 문득 떠오르는 추억이 있나요? 그와 그녀가 좋아하던 커피가 무엇이었더라……

《에스프레소 비밀노트》는 커피 한잔으로 마냥 행복했던 우리들의 추억을 회상하게끔 도와준다. 좋아하는 사람이 즐겨 마시던 커피를 남몰래 똑같이 마셔본 적이 있는가? 왠지 그 사람이 좋아하는 커피라면 나도 좋을 것 같은 느낌… 누군가는 하루종일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서 졸린 잠을 떨쳐냈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길가에 세워진 커피 자판기를 보면 그 시절이 떠오르기도 한다. 바리스타 제인이 커피를 통해 사람들의 특징을 관찰했듯이, 실제로 우리가 찾는 커피야말로 우리의 성격과 취향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사람이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알고 싶다면, 그가 읽는 책을 보라고 했던가.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는 커피가 그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그녀가 맺어준 선남선녀들의 모습은 마냥 행복해 보인다. 나도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옛 추억을 떠올려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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