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앞으로의 인생을 고민하는 당신에게
히사츠네 게이이치 지음, 서수지 옮김 / 아이콘북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인생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모든 일을 장황하게 늘려서 판단할 수는 없는 법,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인간의 삶과 수명은 나날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시적인 신체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수록,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생물학적 나이에 연연하지 말자는 것이다. 몸이 늙어가는 것은 그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 그러나 마음만큼은 얼마든지 젊어질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서른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은 자체발광하던 이십 대를 보내고 곧 서른에 진입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집필되었다. 그러나 제목이 암시하듯, 이십 대에 미처 누리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안타까운 사실만을 말하지는 않았다. 과거는 그랬을지언정, 현재에까지 대물림하지 말자는 의도로서 우리에게 찾아온 책이라 보면 될 것 같다.

 

누구나 지난 일을 생각하면 후회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서 제자리를 맴돌 순 없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살아온 삶을 냉정하게 돌이켜보니, '나란 존재는 그야말로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었던 이십 대, 저자는 무엇하나 제대로 배우고, 도전하고, 이룬 것이 없음에 먹먹한 가슴만 두드렸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과거를 붙잡고 후회한들, 돌아오는 것은 하나도 없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지금 당장 시작될 삶에 임하는 자세를 고치는 것. 그래서 저자는 자신의 경험담을 토대로 서른 살에 진입하는 마음가짐을 이 책에 정리해놓았다. 그리고 사십 대를 목전에 둔 삼십 대 후반의 사람들도 이 책의 독자로 선정되었음을 알려주고 싶다.

 

 

 

 

"삼십 대의 인생을 생각할 때 중요한 것은 아직도 많다. 그중 하나가 수명이다. 다시 말해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한다. 인생을 설계할 때 살날이 얼마나 남았을지 생각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남은 수명은 자신이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하지만 몇 살 때(까지) 무엇을 하고, 몇 살 때(까지)는 또 무엇을 할지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p.23)

 

공公 · 사私 · 개個 , 당신의 인생을 공과 사 그리고 개로서 명확히 구분하여 관리하라.

저자는 공,사,개라는 개념을 이 책의 핵심으로 내세운다. 지금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우리가 실천해야 할 항목은, 비단 이 책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그 어떤 자기계발서를 뒤적여도 찾아낼 수 있다. '공'은 공공公共이다. 국가와 사회 그리고 개인이 소속된 조직을 위한 일을 말하는 것이다. '사'는 사적인 일, 즉 공적인 일을 벗어난 가족과 친밀한 영역에 관한 것이다. 그렇다면 '개'는 무엇인가? 이는 곧 우리 자신에 대한 일을 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공과 사를 기준으로 삶의 영역을 나누고 그에 맞춘 생활리듬에 적응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저자는 '개個'의 개념이 삼십 대에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 누구도 함께하지 않는, 바로 자기 자신을 위한 영역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 부분이 갖는 이점은 비단 마음의 버팀목이 되거나 일에 대한 의욕을 고취시키는 데 국한되지 않는다. '개'를 가짐으로써 '공'과 '사'에 깊이가 생기고 상승효과를 얻어 삶이 한층 충실해진다. 일 이외에도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어 사생활 면에서도 의욕이 충만해진다는 뜻이다."(p.38)

 

자신을 위한 공간을 확보한다는 것, 이는 곧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하여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과 같다.

《서른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은 일 외에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고, 미친 듯이 맹렬하게 일할 것이며, 때로는 보이지 않는 것을 관통하려는 힘을 키우고 소신껏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한다. 이 모든 것을 우리가 융통성 있게 다루면서 즐기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내가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답을 명확하게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個'의 중요성을 잊지 말아라고 당부한다.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시야가 확장된다. 젊은 시절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 중년이 되어서야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제대로 보고 있는 건지 영 의심스럽다. 그러다 노년에 다다를 무렵이면 자신이 보려던 것이 선명하게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나는 아직 이십 대의 활주로를 방황하는 젊은 청춘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의 내 삶'에 대하여 재차 되새김질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참 뿌듯했다. 인생의 선배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내 삶에 자부심을 가져본다. 아직은 내가 볼 수 없는 세상이 많으나, 머지않아 만나게 될 세상을 활짝 웃으면서 반기고 싶다. 나의 서른 살은 지금보다 성숙된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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