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시조를 읊조리듯, 간략하게 핵심적인 내용만을 강조해서 최대한 그림책으로서의 기능에 충실하려 했다는 점이 안타깝다. 《장화홍련전》이라는 우리의 고전에 아동이 접근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저 계모의 부도덕한 행실을 지적하며, 착하고 불쌍한 장화와 홍련의 약한 모습만을 인식하게 만드는 듯하여 내심 조마조마해진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짧게나마 작품의 해설이 실려있는데,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그림책으로 엮기에는 그 가치와 교훈이 지닌 참된 의미가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고전에는 옛사람들의 삶이 배어 있습니다. 우리 고전문학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 오며 옛사람들의 생각이 담겨진 그릇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그림책으로 된 《장화홍련전》을 읽고 고전문학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책은 아동이 혼자 읽는 것보다는 교사나 부모가 함께 읽으면서 독서지도용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