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삭제 심리학 - 반복되는 인생의 NG 장면, 그 비밀을 파헤치다
이남석 지음 / 예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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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은 인간과 인간의 심리전이다.

사람만큼 단순하고 또 재미있는 동물이 또 있을까. 개인적으로 심리학이라는 학문 자체도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무수히 많은 사건과 이야기들, 그 광경을 유심히 살펴보면 일정한 흐름이 감지된다. 우리가 저지르는 크고 작은 문제들은 사실 본래 문제가 될 수도, 되어서도 안 될 만큼의 아주 사소한 불씨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말이다. 인간의 심리가 궁금한 사람들은 중대한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볼 수 있다. 바로 자신과의 관계에서 딜레마에 빠져있는 것이다. 정작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일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타인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심리,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것이다.

《무삭제 심리학》은 일상생활 속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착각의 심리에 대해서 말한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이기적인 성향을 타고나는 것일까. 성선설과 성악설을 떠올려보면 대체로 답은 뚜렷하지 않음을 깨닫게 되면서도, 내심 궁금증을 감출 수 없다. 인간의 심리에 관한 책을 읽으면 '자신'을 이해함과 동시에 '타인'을 이해하는 계기로 삼는 사람이 많다. '내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심리전문가의 일목요연한 해석론과 일치한다면, 그건 자신을 이해하는 도구로서 책을 읽은 것이다. 그에 반해 '그 사람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심리학에 접근하는 이유는, 나와 너를 이해하기 위한 시도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의 의식에서 지우고 싶었던 아찔한 순간과 상처 그리고 실수를 심리학적으로 접근하고 해석한다.

 

"배우가 액션 장면을 찍을 때 헤매듯, 우리는 예전에 NG를 냈던 것과 비슷한 장면에서 또 NG를 낸다. 사기를 당했던 사람이 또다시 사기를 당하고, 실연의 상처로 몸부림쳤던 사람은 다른 사람을 만나도 비슷한 문제로 헤어지게 된다. NG가 계속될수록 몸과 마음은 지친다. …… 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만회할 기회도 많다. NG를 만다는 비밀을 알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안다면, 적어도 현재와 미래의 NG는 막을 수 있다."(프롤로그 중에서)

 

 

인생의 NG는 수없이 되풀이된다. 그러나 매번 같은 장면에서 NG가 발생한다면 그건 좀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우리의 삶은 결과만으로 평가되곤 한다. 나와 당신이 어떤 시련을 겪어왔는지에 대해서 그 누가 궁금해할까.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임에도 인생은 마지막까지 가봐야 아는 법이라고들 한다. 그 말은 지금 이렇게 살아도 마지막에 성공하는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는 것인가. 모순 같기도 하고 정답 같기도 한, 이 모호한 딜레마로 인해서 또 우리의 하루가 어제와 똑같이 흘러간다. 인생이란 드라마를 찍으면서 우리가 수없이 NG를 내고, 낼 수밖에 없는 이유와 사연들… 삶이 결과가 아닌 원인부터 인정해준다면, 그 과정에서 일어난 시행착오와 NG 장면들은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겨지지는 않을 것이다. 실수와 실패를 감추려고 하기 때문에 우리의 몸과 마음이 상처를 입고 괴로워하는 것이다. 나는 괜찮은데, 세상은 그걸 용납하지 않으니까.

 

허심탄회하게 인정하고 싶은 실수가 있다면, 과감히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자.

《무삭제 심리학》은 당신의 NG 장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친다. 매번 반복되는 일상의 부조리함과 부질없음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저 나는 나, 너는 너, 이게 최선이자 최고의 방법이다. 그렇다고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자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책은 노컷 인생으로 가기 위한 심리학 처방전이다. 솔직히 여느 심리학 처방전과 마찬가지로 그리 독특하다는 느낌은 적었다. 그래도 인간의 심리란, 파고들수록 흥미롭고 또 단순하다는 사실만큼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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