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은퇴를 꿈꾼다 - 평균수명 100세! 호모헌드레드가 온다
한혜경 지음 / 샘터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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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준비는 중년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노년의 삶은 젊은 날에 우리가 축적한 재산과 같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곧 찾아온다고 한다. 그만큼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먹고사는 것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보다 더 오래 산다니, 마치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듯, 불안하고 조급해지기 일쑤다. 그렇다고 모든 인간이 오래 살 수는 없는 법. 누군가는 오래 살고 또 반대로 일찍 세상을 떠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평균수명이라는 수치를 보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오래 살 것임이 분명해진다.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젊을 적에 우리의 우상이었던 가치관이 머지않아 노년의 삶마저 지배하기에 이른다. 당신의 가치관은 무엇인가?

《나는 매일 은퇴를 꿈꾼다》는 한시가 급한 중년을 위한 책이 아니다. 노년기를 코앞에 둔 사람더러 발등에 불이라도 떨어진 것 마냥 전력 질주하라고 채찍질하는 책도 아니다. 매일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매일 은퇴를 준비할 수 있을까. 나는 책을 읽기에 앞서서 저자가 왜 이런 제목을 설정하게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러면 어느 정도 답이 보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노후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의 순서와 방법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은퇴를 원래의, 자연 그대로의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사건이나 계기로 볼 수는 없을까? 인생의 한 단계를 졸업하고, 더 높은 또 하나의 단계로 올라가는 계기라고 생각할 수는 없을까? 오랫동안 입었던 몸에 맞지도 않는 두껍고 거추장스러운 갑옷을 벗고 원래의 나 자신으로 돌아가는 계기, 그래서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나답게 살아가는 계기로 삼을 수는 없을까?"(p.82)

 

 

자신의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만이 은퇴 후 노년의 결실을 풍성하게 맺을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은퇴란, 열심히 살아온 삶의 전반전이 끝났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와 같다. 아직 나는 은퇴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적은 없었던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 그 너머에 존재할 삶은 쉽사리 예측할 수도 없을뿐더러 구태여 복잡하게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부모님을 기다리는 노년의 삶을 생각하게 되었다. 부모님은 어떻게 준비하고 계실까. 그 이면에는 어떤 삶을 위한 계획이 있을까. 나이 든 사람이 되어서야 제 빛을 발한다는 삶의 지혜, 그 지혜만으로도 충분히 노년의 삶은 보장된 것일까?

 

"100세 시대를 앞둔 지금, 가장 시급한 건 남녀를 불문하고, 나이를 불문하고 교육과 일, 여가 생활을 구분 짓는 경직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인생의 어느 때라도 배우고 일하며 즐길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 바람직한 인생은 이러한 여러 가지 요소들을 일상생활에서 균형 있게 실행하는 삶이다. 항상 꾸준히, 새로운 것이 필요할 때 마다 공부하고, 도전의식을 가지며, 성취감을 안겨주는 일을 하면서, 돌봄의 가치도 인정하고 즐기면서, 동시에 놀이에도 몰두하는 삶이 가장 훌륭하고도 행복한 삶이 아니겠는가."(p.125)

 

노인의 삶을 위한 모든 요소가 갖추어진 실버타운에서 보내는 삶, 또는 애잔한 향수가 서린 시골에서 작은 텃밭을 가꾸며 사는 삶이든지 간에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공간에서의 삶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를 살아있게 하는 원동력을 찾을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삶이라도 값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책은 이미 은퇴산업이 활발히 진행 중인 일본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은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리고 현재 스스로 만족하는 삶의 주인공이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여준다. 그들의 삶은 스스로 추구하는 가치관에 뿌리를 내리고 시작되었다. 그리고 삶 자체를 즐기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창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나에게 은퇴 후 삶은 까마득히 멀기만 하다. 그럼에도 배운 것이 하나 있다면, 행복은 준비된 자를 먼저 찾아오는 법이라는 점,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 지금의 나 자신이 무엇을 추구하면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본다. 내가 꿈꾸는 은퇴와 노년의 모습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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