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요 괜찮아 1 : 천둥 도깨비 편 - 배꼽 할아버지의 유쾌한 이야기 괜찮아요 괜찮아 1
하세가와 요시후미 글.그림, 양윤옥 옮김 / 내인생의책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배꼽 할아버지의 익살스러운 풍자 속에 숨겨진 긍정의 힘!

어느 날 저녁이었다. 두 눈과 귀를 꽁꽁 얼어붙게 할 만큼 엄청난 괴음의 천둥이 울려 퍼진다. 그리고 꽉 감은 두 눈을 살며시 떠보니, 천둥 도깨비들이 집안에 들어와서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난데없이 찾아온 천둥 도깨비를 보면서 후들후들 떨리는 소년과는 달리, 할아버지는 한층 여유로운 모습으로 인자하게 웃기만 할 뿐이다. "어이쿠! 천둥 도깨비가 찾아왔구나! 뭐, 괜찮아요, 괜찮아. 모처럼 왔으니 편히 놀다 가시구려."(본문 중에서)라고 말씀하시는 할아버지. 나쁜 속셈을 가지고 소년의 집에 침입했던 천둥 도깨비들은 어안이 벙벙해지고 할아버지의 지나친 친절과 배려에 몸 둘 바를 모르고 마는데…….

 

 

 

<괜찮아요 괜찮아>는 아이들에게 어려운 일이 발생하더라도 크게 당황하거나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일본에는 "천둥 도깨비가 배꼽을 떼어간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천둥이 치는 이유가 곧 먹구름 위에 사는 천둥 도깨비들이 북을 두드리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것이다. 책에서 천둥 도깨비는 할아버지와 소년의 배꼽을 떼어가기 위해서 집으로 쳐들어왔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는 것을 시작으로, 같이 목욕도 하고 자신의 옷도 빌려준다. 과도한 친절에 마음이 약해진 천둥 도깨비들은 그만 자신들의 목적을 잊어버린 채, 하늘나라로 도망가버린다. 그러나 그들의 오랜 버릇은 고칠 수 없는 법.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할아버지와 소년의 배꼽을 살짝 떼어버린 것이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서, 우편배달부가 한 통의 편지를 가져다주었고 그 안에는 배꼽 두 개가 들어있었다. 그렇게 할아버지와 소년은 서로 배꼽을 붙여주게 되는데, 소년은 그만 할아버지의 배꼽을 이마에 붙여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할아버지는 소년에게 뭐라고 말씀하셨을까? "괜찮아, 괜찮아!"

 

예기치 못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던 할아버지와 소년의 모습! 그저 괜찮다는 말로 상대방의 굳게 닫힌 마음을 녹여버린 할아버지의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아이들에게 짧고 굵직한 교훈을 선사한다. 제아무리 험상궂은 악당이라도 사람의 진실된 마음마저 거부할 수 없는 법. 타인에게 속상하고 화가 나더라도 똑같이 맞대응하거나 불같이 화를 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하다. 물론 상황에 따라 화를 낼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나, 천둥 도깨비가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게끔 친절함을 가장한 따끔한 가르침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유쾌하게 풀어나간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괜찮아요, 괜찮아!" 어쩌면 우리는 살면서 괜찮다는 말에 인색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굳이 상대방의 약점을 꼬집어서 아프게 만들지는 않았을까? 아이들에게 긍정의 힘과 더불어 재치있게 풀어나가는 임기응변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책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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