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레이드는 꽃이다 - 축제 엑스포 테마파크 공연의 꽃 퍼레이드 이야기
이기호 지음 / 이야기꽃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대중을 겨냥한 각양각색의 퍼레이드, 축제장을 찾으면 어김없이 우리의 오감을 떠들썩하게 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 바로 퍼레이드다. 나는 졸업여행을 하면서 에버랜드의 퍼레이드를 직접 본 적이 있다. 내외국인이 유쾌한 모습으로 어우러져 관람객의 흥을 북돋워 주었던 그 웅장하고 화려했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찰나의 순간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을지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퍼레이드의 행진은 나로 하여금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게끔 유도하는 듯했다. 그리 길지 않았던 적당한 시간 속에서 많은 사람이 행복과 웃음이 함께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퍼레이드가 끝나고 찾아온 여운은 한동안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처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퍼레이드에 대하여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1991년 에버랜드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에버랜드 공연단 총감독을 맡고 있는 이기호 감독. 그는 1992년 에버랜드 공연단이 창단된 후 수많은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하면서 느꼈던 퍼레이드의 매력을 <퍼레이드는 꽃이다>를 통해 말하고 있다.

 

「퍼레이드는 어린 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모든 이를 만족시키고자한다. 이는 어떤 기업도 시도해보지 못하는 일이다. 남녀노소를 모두 아우르는 상품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누구도 하지 못하는 일을 퍼레이드가 하고 있는 것은 퍼레이드가 문화상품이기에 가능하다. 그리고 독특한 판매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퍼레이드는 독립적인 상품도 아닌 열린 공간에서만 관람할 수 있는 상품이다. 게다가 퍼레이드의 대부분은 무료관람이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퍼레이드의 역사와 유래 그리고 전반적인 기획과 제작과정을 알려줌과 동시에 그로 인해 파생되는 다양한 효과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제작자와 관람자의 입장을 나누어서 퍼레이드를 어떻게 인식하고 판단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독특한 관점을 제시하기도 한다. 퍼레이드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디즈니랜드의 퍼레이드 사례를 보여주면서 그를 토대로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는 퍼레이드의 성격을 저자의 생각을 토대로 이야기한다. 퍼레이드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열린 세계와 같다. 제한적이지 않은 공간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다각도에서 해석이 가능하게끔 풍부한 이야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불특정다수를 공략하기 위해 제작된 퍼레이드가 아닌 그저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 제작되는 것이다.

 

<퍼레이드는 꽃이다>는 실제 퍼레이드 제작에 참여하는 입장에서 느낀 생각과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무엇이 필요하고 부족하며, 또 적당한지에 대한 난이도를 어렴풋이 독자에게 알려주는 셈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뒤따른다. 저자는 퍼레이드 자체가 이야기를 내포한다고 했다. 그것을 관람하는 사람의 해석에 따라 결과는 다르겠으나, 적어도 제작하는 입장에서 의도한 것은 보다 대중적 성격을 띤 이야기를 함축시키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퍼레이드는 ~라서, ~이기도 하며, ~이기 때문에'라는 설명문처럼 진행되기 때문에 그 '이야기'라는 것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집중적으로 파헤쳐보는 부분이 없어서 아쉽기도 하다. 퍼레이드에 얽힌 실제 사연과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글로서 연출했다면, 그것이 완변학 신빙성을 입증할 수는 없을지라도 퍼레이드가 무엇이냐는 것에 대하여 궁금해하는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과 감성을 자극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국내에 퍼레이드가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는 점, 퍼레이드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퍼레이드가 일정한 시기에 체계적으로 다양한 곳에서 펼쳐진다면, 그것은 곧 퍼레이드의 경험과 인식이 풍부해지고 확장된다는 것과 같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대중에게 퍼레이드를 이야기할 때, 보다 광범위하게 접근할 수 없음이 안타깝기도 하다. 이 책은 축제, 엑스포, 테마파크에서 볼 수 있는 퍼레이드에 대한 진솔한 경험담이 녹아있다. 퍼레이드에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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