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렁뚱땅 이야기 고사성어 꿈의 자유 (자유로운 아이 책읽기 레벨 3) 1
도미노주니어 편집부 엮음 / 도미노주니어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가족의 형태가 변하면서 아이들에게는 인성의 본보기가 되어주는 어른이 사라지고 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예절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으며, 양육비와 사교육비의 증가로 외동을 선호하는 신세대 부부의 가치관으로 말미암아 형제간의 우애를 통한 공동체 생활을 학교에서나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입시교육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학교에서는 인성교육 즉, 도덕과목을 중요시 여기지 않는다. 특정과목이 학교 교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들의 지식은 날로 팽창해지고 그로 인한 수렴적 사고는 확산되고 있으나, 타인과 더불어 사는 공감력과 감성은 줄어들고 있다는 문제점을 야기시킨다. 그나마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변화를 시도하는 도시의 부모들은 명성이 자자한 서당에 자녀를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맞벌이 가정에서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 아이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문제점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서당에 다니는 모든 아이들이 그런 상황은 아닐지라도 결국은 가정과 학교에서 제대로 된 인성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최선이자 마지막 선택으로 우리의 전통과 예절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서당이 선택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이들의 인성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요즘 오락프로그램을 보면 속담과 고사성어를 한낱 가십거리나 농담에 접목하여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는 연예인이 많다. 방송을 보면 한쪽에서는 '바른말 고운말'을 강조하고 있으나, 다른 한쪽에서는 비속어의 사용이 남발하고 있는 대조적인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이에 아이들은 말과 행동에 대한 예절의 개념이 올바로 정립되지 않으며, 자신들만의 고유한 은어를 만들기에 이른다. <얼렁뚱땅 이야기 고사성어>는 일상생활에서 부적절한 언어사용이 심각하고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의 속담과 고사성어가 생소한 아이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많이 쓰는 고사성어의 유래와 그 의미를 만화와 이야기, 속담, 그림으로 쉽고 재미있게 소개한다. 고사성어가 지닌 깊은 뜻을 몸소 느껴보지 못한 아이들이 과연 이 책을 읽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게다가 영어에 익숙한 아이들이 한자로 구성된 고사성어가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선조들의 가르침을 통해서 잠시나마 자신의 말과 행동을 반성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새롭게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거듭하는 수많은 말 가운데 오랜 세월이 흐르도록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말들이 있어요. 열 마디 말보다 더 정확하고 간결하게 우리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고사성어가 바로 그런 말이지요. 고사성어가 그러한 힘과 생명을 지닐 수 있는 것은 '옛이야기(古事)로부터 이루어진 말(成語)'이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고사성어에는 단순한 말 이상의 깊은 의미와 가르침이 담겨 있는 거지요.」- 머리말 중에서

 

<얼렁뚱땅 이야기 고사성어>는 만 10~12세를 대상으로 구성된 책이다. 그러나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접하는 고사성어를 알게 되었다는 점이 부끄럽기도 하다. 올바른 인성교육을 통한 건강한 자존감 형성의 시작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고사성어와 한자교육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서당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예로부터 전해지는 전통교육과 현대교육을 접목하여 현시대의 아이들이 지닌 성향과 가치관에 유연하게 파고들 수 있는 보다 창의적인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우리 고유의 전통놀이와 천자문 외우기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최종 목표는 바로 '건강한 인격체 형성'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더욱 세분화되면서도 기본에 충실하는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얼렁뚱땅 이야기 고사성어>는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책을 통해서 속담과 고사성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말 것이냐, 혹은 부모나 지도교사가 함께 읽으면서 하나의 속담에 하나의 이야기를, 하나의 고사성어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서 은연중에 아이들의 인성에 유연한 자극을 주는 계기로 삼을 것이냐가 두 가지 접근 방식이라 볼 수 있겠다. 이러한 책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이켜보는 계기가 될 것이며, 아이들은 뜻 모르고 사용했던 고사성어에 담긴 유래가 신비롭게 다가올 것임을 확신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경험이 인성교육의 시작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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