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는 자생한다 - 척추, 그리고 마음까지 치료하다
신준식 외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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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몸에 질병이 발생한다는 것은 곧 마음이 아프다는 신호임을 느끼곤 한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고 경치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가더라도 몸속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나면 그 모든 게 헛수고가 되어버린다. 마음이 따라주지 않으니, 몸도 점점 약해지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안전사고 또는 교통사고의 원인을 분석해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 우발적으로 사고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온다. 선천적인 질병이나 후천적으로 얻은 병명을 살펴보니, 유전적 요인보다는 사람이 태어나서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심신의 균형이 결정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만병의 근원을 스트레스라고 생각한다. 그게 곧 마음이 아프다는 것과 같은 것이리라. <척추는 자생한다>는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척추전문 한방병원인 '자생한방병원'의 척추디스크센터 의료진이 공동집필한 책이다. 각 의료진은 자신이 치료한 환자의 가슴 따뜻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줌과 동시에 우리 몸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척추' 관리의 필요성에 대해서 알려준다. 척추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환자의 대부분이 척추를 중점적으로 혹은 과도하게 움직이는 일종의 직업병을 가진 경우가 많다. 질병의 발생원인을 하나둘 씩 되짚어보면 환자의 삶이 은연중에 드러나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이 책에는 골프선수 최경주와 신지애, 축구선수 박지성을 비롯하여 하이힐을 즐겨 신는 젊은 여성과 마라톤 대회의 과도한 참여로 인한 척추손상, 오랜 세월 장사를 하면서 얻은 고질병, 잘못된 생활습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한 척추손상에 이르기까지 자생한방병원을 찾아온 사람들의 계기는 참으로 다양하다.

 

 

 

「살아온 날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지막이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면 치료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으로부터 치료를 받는 것이 한의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껏 들은 이야기에는 온갖 맛이 숨어 있습니다. 시고 쓰고 매운 이야기를 들으면서 세상으로부터 문진을 받습니다. 세상의 문진을 받으며 느낀 것은 치유되는 기쁨에 가깝고 건강해지는 즐거움에 가깝습니다. 많은 분들에게서 받은 기쁨과 즐거움, 시고 짜고 매운 세상을 사는 맛, 거기에 진료하며 느낀 단상과 깨달음에 가까운 감상을 담아 풀어냈습니다.」- 본문 중에서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쓰러진 아버지의 사연이 눈물겨웠다.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일시적인 응급처리를 받으면서 간신히 걷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의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하였다. 오랜 공백기간에 척추 치료를 받으면서 자기 자신과 혹독한 싸움을 극복하고 재활약하는 최경주와 신지애 그리고 박지성 선수의 사연도 인상적이었다. 의료진은 의사와 환자로서 그들과 만나게 되었으나, 병을 치료하는 것으로 관계를 정리하지 않았다. 서로 인연을 맺은 것이 시작이 되어 이제는 서로의 삶에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공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진정 척추가 자생할 수 있었던 것은 의사와 환자 간의 진솔한 관계가 큰 약이 되었던 것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의료진의 치료기술의 영향도 적지 않으나, 환자 스스로 아픔을 극복하고 이겨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고질병이 말끔히 사라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과정 속에는 의사와 환자라는 관계를 떠나서 사람과 사람으로서 눈높이를 함께 맞출 수 있었던 시간이 큰 역할을 했으리라. 이 책에 등장하는 의료진은 척추, 그리고 마음까지 치료하는 사람들이다. 만병통치약은 바로 우리 몸에 숨겨진 자생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끔 도와준다. <척추는 자생한다>는 평상시에 주의해야 할 척추관리법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우리의 손을 따뜻하게 감싸 잡고 진맥하는 한의사의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이 인상적이라 할 수 있겠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쯤 읽어봐도 괜찮은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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