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를 사랑해도 될까요? - 인생을 걸어도 될만한 좋은 남자의 조건 23
이종호 지음 / 원앤원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만나서 기분이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우리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 중에 만나서 기분이 좋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나를 위해주는 것 같은데 왠지 불편하고 기분이 나쁜 경우도 있고, 나에게 해주는 게 별로 없는 것 같은데도 그냥 편하고 좋은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의 남자친구는 어떤가요?」- 본문 중에서

 

사랑해도 되겠느냐는 질문이 참 유치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그런 생각 따위는 아예 떠오르지도 않을 것이다. 그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이 사랑인 줄 모른 채,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깨닫게 되는 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누구나 이성을 만나게 되면 자신의 잣대에서 하나둘 씩 평가하게 된다. '내가 상대방에게 어울리는 사람인가.'라는 생각보다는 '나에게 어울리는 사람인가.'라는 잣대를 먼저 내밀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가치관에 조금 어긋나는 부분이 있을지라도 외관상으로 흠잡을 데가 없다면 만나는 기간이 조금 길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이 만나다 보면 외적으로 풍기는 이미지, 그것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무심코 보이는 사소한 행동으로 말미암아 그 사람의 성품을 지레짐작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활활 타오르는 짧고 진한 사랑을 갈망하는 젊은 청춘의 로망을 접어두고, 이제는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야 할 시점이 찾아온 사람이라면 생각을 달리 해야 할 것이다. <그 남자를 사랑해도 될까요?>는 인생을 걸어도 될만한 좋은 남자의 조건 23가지를 소개한다. 잠깐, 그렇다고 마치 자신이 평강공주라도 된 것마냥 바보온달을 사람답게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지는 말자. 물론, 이 책은 세상의 모든 남자를 바보온달처럼 표현하고 있는 것도 아니며, 여성 독자에게 '좋은 남자의 조건'을 알려주면서 마치 그것이 정답인 양 강요하고 있지도 않다. 이 책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사랑해도 되겠느냐'는 유치한 질문에 밤새 시달리고 있는 사람의 일시적인 치유제가 될 것이다. 책 제목을 '그 남자'에서 '그 여자'로 바꾸어도 크게 상관은 없을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실려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에서는 가장 중요한 건 서로의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거예요. 살다 보면 내가 대접받을 때도 있고, 대접해야 할 때도 있는 거지요. 지금은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좋은 관계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참는다면, 긴 인생길에서 보면 손해라고 볼 수는 없을 거예요. 그런 믿음이 없다면? 그게 정말 큰 문제겠지요. 지금의 만남에 대해 자신에게 질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본문 중에서

 

그 사람이 나에게 어울리는 사람인지를 따지기 전에, '내가 상대방에게 좋은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을 보면서 문득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생각났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맺는 관계로부터 발생하는 불이익이 자신에게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기적인 심보가 바로 '남녀관계'에도 똑같이 일어난다고 생각된다. 저자가 말하는 좋은 남자의 23가지 유형은 현명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머릿속에 새겨둘 필요가 있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 23가지 유형은 행복하게 잘 살고 싶은 만인에 의해 채택된 전형화된 정답일 뿐이며, 실제로 우리가 만나는 이성에게 그것을 강요하거나 쉽게 적용할 수는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위한 잣대'를 버리는 것, 즉 형식적인 틀을 벗어나야 한다. 바로 편견을 버리는 것이다. 이 책은 일명 '골칫덩어리'라고 분류된 남자의 유형을 보여주면서 정신분석학, 심리학을 곁들인 조언을 바탕으로 한 '좋은 남자의 조건'을 우회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태생적으로 악하고 게으른 사람은 없었으나, 그 사람이 살아온 환경의 영향이 축적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다는 타당한 결론을 내놓음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배려와 이해'의 필요성을 인식하게끔 하는 것이다. 문득 <그 남자를 사랑해도 될까요?>라는 책은 어쩌면 심리적으로 궁핍한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초점은 '행복한 연애를 위한 좋은 남자의 조건'이었으나, 결국은 물질적으로는 풍만해지고 있으나, 심리적으로 나약해지고 곪아가는 우리의 심리를 그려내고 있는지도… 사랑하는 사람이 만나서 가정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이 아름답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자신을 바로 알아야 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는 것이다. 상대방의 변화만을 기다리지 말고 자신부터 새롭게 변화시킬 줄 아는 사람이 진정 현명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법칙을 말이다. 이 책은 나에게 '연애란, 나란히 시소를 타면서 평행을 이루는 것이다.'라는 교훈을 주는듯 하다. 한사람이 일방적으로 많은 짐을 짊어지고 고생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서로 배려하면서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나가는 것이 진짜 사랑이라는 것을, 그래서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먼저 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내가 이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먼저 하는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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