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정리하기 연습
가토 다이조 지음, 이정환 옮김 / 이젠미디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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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음 정리하기 연습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분명하게 구별하는 과정이다. 또한 자기에게 소중한 것과 소중하지 않은 것을 분명하게 구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고민이 생기는 이유는 할 수 없는 일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그것이 집착이다.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분명하게 구별하고, '이렇게 살자!' 고 확실한 목표를 정하는 것, 그것이 마음의 정리다.」- 본문 중에서

 

우리는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대부분 미세한 먼지와도 같은 것인데, 굳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서 유심히 관찰하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분석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게다가 추측을 동반한 어처구니없는 결론을 도출하기에 이르러, 곧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그릇된 실수를 범하는 것, 그것은 문제의 핵심을 간파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불순물을 걸러낸다. 끊임없이 파고드는 외적 요소에 의한 마음의 갈등이 멈추지 않는 것이다. 마음을 흔드는 것이 비단 외부의 압력 때문일까? 혹시 마음의 짐이 무겁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면, 지나친 자아도취와 책임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마음 정리하기 연습>의 핵심은 '분리수거'와 같다.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최대치의 효과를 창출하는 것, 이는 다시 마음속에 존재하는 불필요한 요소를 과감히 제거함으로써 탄력 있는 삶을 지향하게 되는 것과 일치한다. 선택의 기로에서 마음의 갈등은 끊임없이 수축과 팽창의 과정을 반복한다. 책이 말하는 마음 정리하는 법이란, '이것은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일말의 가능성을 굳게 믿고 나아가는 것이 결코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우리의 직관과 판단력이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상기시켜주는 것과 같다. 가령, 신문을 읽을 때에도 굵직한 대제목을 보고 기사의 전반적인 핵심내용을 파악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나서야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핵심을 찾아내는 능력의 차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음 정리도 이와 같은 원리다. <마음 정리하기 연습>은 매 순간 우리를 곤란케 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방황하지 말고 자신을 믿고 결단력 있게 나아가라고 당부한다. 수십 마리의 토끼가 사방에서 껑충껑충 뛰어다닌다고 모두 잡을 수는 없는 법이다. 한 마리를 잡더라도 확실하게 행동할 수 있는 것, 그것이야말로 '마음 정리'라는 것이다.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무리해서 자기의 능력을 뛰어넘어 그릇을 넓히려 한다. 요컨대 능력 초과다. 그런데 그릇을 지나치게 넓히면 자기는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자기는 지금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 것인지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버리지 못하면 아무리 노력해도 좌절만 기다릴 뿐이다. 추운 겨울에 아무리 난방을 틀어도 창문을 열어둔 상태에서는 방이 따뜻해질 수 없다.」- 본문 중에서

 

 

 

 

다만, 이 책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저자가 인간의 결단력을 실용적인 측면에 너무 부각시켜서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책의 주제가 내포한 특성으로 미루어 보면 마음속의 불필요한 요소를 과감히 제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우리가 갖추어야 할 삶의 지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마음 정리하기 연습>은 저자의 의견과 다른 측면으로 살펴보면, 우리가 처한 상황에 비해 마음을 정리해야 할 순간이 다소 협소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우리가 처한 현재라는 공간은 매 순간 끊임없이 유동적으로 순환되고 있음에도 직관에 의한 마음 정리는 자칫 인간의 인내와 곧은 신념과는 무관하게 '신속함'과 '충동적 성향'을 부추기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이 책은 엉거주춤 망설이는 동안에 벌어질 어처구니없는 실수와 돌발 행동을, '마음 정리하기'를 통해서 예방하자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인과관계가 얽혀 있는 우리의 삶이 이처럼 마음 정리만으로 원활히 교통정리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 책의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이를 다른 측면으로 해석해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의 집착을 과감히 버리는 것도 필요하나, 때로는 그 집착이 반드시 필요한 순간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세상은 선과 악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는 곧 인간이 사는 세상이야말로 선(善)만으로 지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악(惡)이 악한 것은 사실이나, 도리어 악에 의한 선으로서 재탄생되는 순간도 찾아온다고 믿는다. 또 그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해석되는 순간도 있을 테다. 하여튼 간에 '마음 정리하기'는 선을 행하는 것임과 동시에 단순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수행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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