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의 행복론 - 끊고斷, 버리고捨, 떠나라離
야마시타 히데코 지음, 박전열 옮김 / 행복한책장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우리가 말하는 집착이란, 모두가 아니라고 하는 것에 끈질긴 집념으로 매달리는 것, 모두가 모무한 짓이라 손가락질하는 비효율적인 행위, 소유하고자 하는 대상을 향해 일방적인 애정을 쏟아붓는 것이 바로 '집착'이다. 애착 행위에도 그 수단과 목적에 따라 장단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사실 지금 내가 말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달린 문제라서 명확한 답을 내리기는 어려운 영역이다. 객관적인 기준에 의한 예에 불과할 것이다. 왜 '집착'에 대하여 말하느냐면, 이번에 읽은 <버림의 행복론>에서 '단사리'라는 버림의 실천법이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버린다'는 개념이라, 참 간단하지 않은가? 우리에게 쓸모없는 것을 버리는 행위 그 자체이니 말이다.

 

당신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 알고 보면 당신은 물건의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버림의 행복론>이 계속 강조하는 부분, 그 자체의 필요성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재차 설명한다는 것이 송구스럽기까지 하다. 우리는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을 기억하고 있다. 소유나, 무소유냐를 두고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던가? 진정 몸과 마음에 지녀야 할 것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쓸모없는 잡년과 잡동사니가 우리를 치장하고 있지 않았는가? 이 책의 저자인 야마시타 히데코는 단(끊을 斷). 사(버릴 捨). 리(떠날 離) 실천법을 소개한다. 마음의 집착에서 벗어나 우리의 몸이 자유로워질 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이다.

 

 





 

 


「'잡동사니로 가득 찬, 지저분하게 어질러져 있는' 상태에서는 무시와 부정과 혼란 등이 여러 겹으로 쌓이면서 부정적인 에너지와 뒤얽히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진흙탕에 묻힌 상태에서 버둥거리는 것입니다. 하물며 상념이 강한 물건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지금 당장 방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본문 중에서

 

단사리가 무엇인가? 소유한 물건과의 불필요한 관계를 끊고, 버릴 것은 버리고, 영원히 떠나보내는 것이다.

 

지금 일본에는 '단사리' 세미나가 전국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얼마 전에 출간된 <생각 버리기 연습>이라는 책 역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열도에 '버리기 연습' 열풍을 일으켰다. 왜 사람들은 버리는 것에 집중하는가?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많은 물건과 마주하는 일은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일과 같습니다. 방을 정리하는 일은 자신을 정돈하는 일인 것입니다. 마음이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마음의 변화를 초래합니다. 행동하면 마음이 따라가게 마련입니다. 말하자면 단사리는 행동하면서 참선의 경지를 추구하는 '동선(動禪)'입니다."라고 말이다.

 

이 책의 대주제는 '우리에게 쓸모없는 물건을 버리는 행위가 가져다주는 이득'이라고 생각된다. 이익을 위해서 무언가를 버린다는 뉘앙스를 풍길지도 모르겠으나, 사실 우리는 잃는 것보다 그 뒤에 찾아올 이익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간임이 분명하다. 책은 우리에게 '단사리'를 계속 이야기한다. 어질러진 방은 당신의 얼굴, 인격이라고 말이다. 언젠가는 입겠노라 다짐하며 옷장 속에 넣어둔 옷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하여 묻는다. 차곡차곡 모아놓으면 언젠가는 쓰게 된다는 생각으로 모아둔 일회용 용기와 나무젓가락은?

 

 





 


「별로 사용할 의사가 없는 물건이지만 무심코 서랍 안에 가득 넣어두고 있습니다. 단지 사용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버리기를 꺼리는 심리, 즉 '아깝다'는 마음에 우리는 자주 매몰되고 맙니다. 이것은 물건이 주인인 상태입니다.」- 본문 중에서

 

조금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는 방 청소를 한꺼번에 몰아서 한다. 책도 뒤죽박죽 쌓여 있고 각종 프린터물과 그림 도구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다. 확실히 방이 어수선하면 정신적으로 집중이 안 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까짓 거 버리는 게 뭐 어렵다고…….'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내 방을 떠올리는 순간 정곡을 찔린 느낌을 받았다. 부끄럽도다! 쓸모없는 물건을 과감히 버리는 것만으로도 평범했던 삶의 질을 더욱 윤택하게 바꿀 수 있다고 하니! 지금 당장 실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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