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명문가 독서교육법 - 평범한 자녀를 최고의 인재로 키워낸
이상주 지음 / 다음생각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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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직도 읽어야 할, 읽고 싶은 책은 산더미처럼 쌓였지만 그래도 다방면으로 책을 읽다 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난관에 부딪혔던 순간이 찾아오고야 말았다. 나는 왜 책을 읽는가에 대하여 명확한 해답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대부분 사람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올바른 독서습관을 통해 보다 깊고 넓은 사고력과 지적 수준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모두 맞는 말이다. 간혹 어떤 책이 읽고 싶은지, 읽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 한때 독서 열풍이 불었던 시절에는 많은 사람이 읽는 베스트셀러가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상위권에 진입한 책일수록 그 가치가 뛰어나고 질적으로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전자책이 출간됨으로써, 종이책과의 거리는 더욱 멀어졌고 또한 전자매체를 통해 습득한 책에 대한 지식이 넘쳐나기 때문에 우리는 책의 근본적인 상징성, 올바른 독서습관을 망각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물질문명이 발달하기 전, 옛 선조들은 어떻게 책을 읽었을까?

 

<조선 명문가 독서교육법>은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55명의 인재들이 실천한 책 읽기 습관에 대하여 상세히 공개한다. 대표적인 인물로 정약용, 영조, 홍대용, 허균, 김득신, 이덕형, 이황, 윤선도, 송시열, 이이, 이수광, 박지원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책을 어떻게 생각하고 읽었는지, 왜 책을 읽었으며, 책을 통해서 무엇을 깨닫고 삶에 적용하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나는 어렸을 때 연초에 1년 동안의 공부계획을 세웠다. 가령, 어떤 책을 읽고, 어떤 글을 옮겨 적을까를 계획한 뒤 실행에 옮겼다. 때때로 예상치 않은 일로 인해 몇 개월 뒤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지만 선을 좋아하고 더 발전시키려는 의지는 변함이 없었다.」- 정약용의 편지 中에서

 

책을 향한 근본적인 물음에서 터져 나오는 삶과 죽음을 향한 깊은 사색, 단 한 권의 책이라도 경건한 마음으로 읽을 것인가, 방대한 독서량이 참된 지식인을 만들어주는 것인가를 논하는 정독과 다독을 향한 경계선, 어떻게 책을 읽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논하는 독서환경과 습관이 형성되는 계기를 찾고,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하여 수행과 실용의 측면에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룸으로써 하나의 결론이 도출되는 것인데, 책과의 인연에 대하여 우연과 필연을 가리는 것을 끝으로 책은 막을 내린다.

 

 


 「글에는 두 가지 뜻이 있을 수 있는데, 어떤 이는 자기 입장에 맞는 것을 취하오. 그대가 옛 글에서 생각이 다른 게 있으면, 그 다른 곳의 입장에서 어느 쪽이 더 나은지 헤아려보시게. 그러면 좋은 답이 나올 것일세. 선입견에 묻혀 큰 학자의 학설을 그대의 생각에 짜 맞추는 것은 옳지 않소. 그렇게 하려면 그대의 생각대로 글을 쓰면 되지, 왜 큰 학자가 쓴 책을 읽는 것이오.」p.190

 

이 책은 55명의 인물이 행한 독서법을 담고 있기에, 구체적인 책 읽기 활용법을 독자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알아야 할 것은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그들과 함께했던 책의 종류와 영향력이 어떠했는지, 그들은 책 읽기를 뛰어넘어서 다양한 글을 읽고, 생각하고, 자신만의 개성이 가득한 글로서 자아성취를 이루었음을 알아야 한다.

 

저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거기서 형성된 가치관이 다양하기에, 한 권의 책을 두고 접근하는 방식도 똑같지 않았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독서는 생산과 소비성을 동시에 지닌 훌륭한 정신수양 중의 하나라고 본다. 막연하게 책이라는 것이 인간의 삶에 이롭다고 하여 마음에 와 닿지도 않는 글을 억지로 읽을 필요는 없다.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법,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은 반드시 존재하며, 결국은 우리 스스로 그 책을 찾아 나서 게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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