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만의 꽃을 피워라 - 법정스님의 무소유 순례길
정찬주 지음 / 열림원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그 무엇의 삶이든, 우리는 삶을 논하는 것 자체가 참으로 조심스럽고 어려운 것임을 안다. 세상에 태어남과 동시에 눈을 뜨고서야 시작되었다는 삶이 있는가 하면, 마음이 먼저 열리고 세상을 알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더라. 모든 깨우침은 나라는 존재와 함께 어우러지는 사람, 자연과 동화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다름과 다름이 만나게 되는 연유가 결국은 서로 하나가 되기 위함인 것이다.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내 안에 잠재된 불순물을 버려야 한다.

 



그것은 탐욕과 시기심에 사로잡힌 헛된 욕망인지도 모른다. 탐욕이 거칠게 팽창하면 근심과 걱정이 많아지고 집착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법. 그것이 바로 법정스님이 말씀하신 '무소유'가 아닐지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삶을 논하기 전에, 스스로의 내면에 자욱하게 가라앉은 희멀건 집착의 소유물을 비워야 하는 것, <그대만의 꽃을 피워라>는 법정스님의 사상과 마지막 깨달음이 담겨있는 책이다. 작가 정찬주는 법정스님의 책을 다수 편찬했으며, 이 책을 통해서 법정스님이 수행했던 암자와 절을 다시 찾아간다.

 

 


「위채로 오르니 쌓인 장작더미가 나그네를 반긴다. 살아 있는 정신의 예각처럼 직각으로 쌓여 있다. 스님께서 산중에 떠도는 고독을 위해 만든 참나무 의자도 그대로 있고, 나무보살이라 불리던 후박나무도 중년의 허리처럼 굵어져 있다.」p.41

 


「무슨 일을 하건 간에 흘러가는 물처럼 쉬지 말아야 한다는 자각自覺이 든다. 한 방울의 물이 멈추지 않고 흘렀기 때문에 도도한 물결이 되고 바다가 된 이치다. 또한 물은 고지식하게 흘러갈 줄만 아는 것이 아니라 행동 방식이 유연하고 지혜롭다. 장애가 나타나면 돌아갈 줄 알고, 웅덩이가 나타나면 가득 채워질 때까지 기다릴 줄도 알기 때문이다.」p.146

 

그동안 매스컴과 법정스님의 책을 통해서 느꼈던 떨림과는 달리, 스님의 머물던 공간 속에서 무소유의 진리를 널리 알리셨던 깨달음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인간적인 삶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우리가 말하는 참다운 삶이란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법정스님의 빠삐용 의자가 떠오른다. 나에게도 생각하는 의자를 하나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우리들의 영혼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 등장하는 듬직한 벗과 같다. 마음이 깨끗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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