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스트리트에서 세상을 기록하다 - 로이터 통신 뉴욕 본사 최초 한국인 기자 이야기
문혜원 지음 / 큰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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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금융을 쥐고 흔드는 중심지에 최초 한국인 기자가 자신의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앉았다. 차지했다는 말이 조금 거북할지는 모르겠으나, 그만큼 쉽사리 도전하기 힘든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섰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당차고 아름답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문혜원 기자의 힘겨운 고군분투기가 담겨 있는 <월 스트리트에서 세상을 기록하다>

 

 

금융계에 문외한이었던 나에게 월 스트리트 기자가 쓴 책은 생소하면서도 낯선 세계를 구경하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책은 기자의 꿈을 품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끝내 승리하고 말았음을 당당히 밝히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책 제목을 보면 세상을 기록한다고 되어 있지만, 저자의 직업특성상 월 스트리트에서 벌어지는 실시간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고 보면 될 것이다.

 

 


「오랜 기간을 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제야 비로소 내 꿈의 크기를 알았다. 늘 안전한 우물에서 안전한 거리만 뛰다가 드디어 꿈을 향해 점프를 한 것이다. 처음은 뭐든 설레기 마련이지만 그 감정은 결국 사라지고 사랑의 뜨거움도 결국 시간에 식어버리지만 꿈에 대한 열정만은 쉽게 바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p.19

 

 

처음부터 정상만을 바라보며 확고한 다짐을 했기에 가능했을까? 이왕 도전하는 거 크게 시작하려고 했던 그녀의 당찬 자신감이었을까? 그것은 무모한 것이 아니라, 커다란 목표물에 마땅히 도전할 능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었다.

문혜원 기자는 외교관이었던 아버지의 영향도 많이 받은 듯하다. 그렇게 한국과 외국을 오가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배웠을 것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전 세계적으로 넓어졌으리라. 그리하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첫 출근부터 아무런 트레이닝 없이 바로 그다음 주, 주가 전망 기사를 쓰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는 정말 머리가 빙빙 돌 지경이었다. 로이터에서 나오는 기사의 반 이상이 미국발 기사이고 그중에서도 월 스트리트 기사는 가장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주식 전망 기사는 전 세계 증시 방향을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한 기사인데 첫날부터 그걸 쓰라니.」p.56

 

상어가 득실거리는 곳, 문혜원 기자가 월 스트리트를 두고 한 말이다.

그곳은 무식한 것도 죄가 되는 곳이었으니,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것인지를 몸소 보여주는 것과 같았다. 이 책은 자서전이라는 것보다는 저자의 삶 중에서 특별한 기억으로 장식한 소탈한 수필집이라 보면 될 것 같다.

국적을 불문하고 여러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또 한 명의 한국인을 알게 되어 반가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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