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훔치는 공간의 비밀 - 왜 그곳에만 가면 돈을 쓸까?
크리스티안 미쿤다 지음, 김해생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우리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지닌 상품은 반드시 그에 마땅한 가치와 품질을 타고났을 것이다. 눈과 마음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오감에 숨겨진 욕구를 찾아내는 기발한 아이디어도 필요한 법, 그 속에는 다시 사회를 이루는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환경과 공간이라는 요소가 포함된다. 백화점이나 대형상점의 입구에 들어선 순간부터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신경전이 펼쳐진다. 휘황찬란한 고품격 진열장에는 그에 걸맞은 상품이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사람의 옷차림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조화를 이루어야 완성된다고 했던가? 거기에 가방과 작은 액세서리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

 


<마음을 훔치는 공간의 비밀>은 인간의 일곱 가지 행복을 나누어 영예, 환희, 파워, 탁월함, 열망, 황홀감, 여유라는 요소에 초점을 맞추어 다시 장엄함, 희열, 통쾌감, 명석함, 욕구, 강렬과 편안함이라는 감정이 어떠한 환경과 요소에 의해서 자극받고 분출되는지를 명쾌하게 소개한다.

 

 

이 책은 '감정을 구매하는 인간'이 핵심이다. 상품을 갖고 싶게 만드는 묘한 매력, 가질 수밖에 없게 만드는 끌림의 법칙, 꼭 가져야 하는 필수불가결의 법칙 그 모든 것이 인간을 둘러싼 공간 속에 숨겨져 있음을 알려준다.

 


「인간이 연출할 수 있는 장엄한 분위기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그곳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파에나 호텔이다. 이 호텔은 언제나 신선처럼 흰옷을 차려입는 백만장자 알란 파에나(Alan Faena)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필리프 스타르크(Philippe Starck)에게 의뢰해 지은 건물이다. 스타르크는 푸레르토마데로 항(港)의 옛 마을에 있던 곡물창고를 영예로움이 살아 숨 쉬는 장소로 바꾸어놓았다.」p.63

 

 행복으로 물든 장바구니를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웅장함으로 가득한 매장을 활보하는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무엇인가?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쓰는 대통령보다 뛰어난 능력자의 그 무엇, <마음을 훔치는 공간의 비밀>은 그 궁금증에 숨겨진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은 독자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짐작할 수 있으나, 총 일곱 가지 주제로 나누어 설명하는 공간의 비밀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소나 실내장식, 디스플레이에 관한 사례를 보여주면서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는 것에 끝날 뿐, 이 책을 읽고 직간접적으로 실생활에 접목하거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모두가 아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느낌이 강했다.

 


저자는 인간의 행복감의 모태가 죄악이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나는 이 말에 긍정도 부정도 표할 수 없지만, 공감하지는 않는다. 인간의 행복 자체를 일곱 가지로 단정 지어서 이 책에 실었다는 건, 가장 대표적인 감정을 가려냄과 동시에 굳이 그 일곱 가지가 선별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음에 고개가 갸우뚱해질 뿐이다.

 

<마음을 훔치는 공간의 비밀>은 그 주제가 탁월함과 동시에 신선함에 이르지만, 책의 핵심을 조금 더 면밀히 연구하고 선정하여 체계적으로 독자에게 선보였다면 책 제목처럼 우리의 마음을 훔치는 공간에 대하여 더욱 구체적으로 접근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인간의 사고와 감정이 배제된 환경과 공간의 구성은 없다는 것, 그리하여 결국,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다양한 사고와 감정이 얽히고설켜 이루어졌으며, 또한 이루어 질 수도 있겠노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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