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그리움 - 자전거 타고 대한민국 멀리 던지기
이종환 지음 / 하늘아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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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풍경은 하나인가, 사람 속에 풍경이 있고, 풍경 속에 사람이 또 있는가?

우리를 감싸고 있는 아늑한 풍경 속으로 퐁당 빠져버리고 싶은 날이 있다.

떠나갈 채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서 마음부터 설레는 그런 날이 있다.

누군가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가고, 자연에서 녹아내리는 향기를 만끽하고 싶은 날!

삶의 활력소를 찾는 방법은 다양하다.

운동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짜릿한 쾌감을 찾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복잡한 삶을 벗어나 유유자적을 추구하는 이도 많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아름다움을 담아온 한 사람의 책을 만났다.

이종환 작가의 <마침내 그리움>이 바로 그 책이다.

 

 



 

이종환 작가는 서울신문 신춘문예(문학평론)를 통해 문단에 나왔으며,

에세이집으로 《애정사전》이 있고, 《국가론》《꿈의 해석》《에밀》등의 편역서를 내기도 했다.

그는 세상 만물에 바퀴라도 하나씩 달아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과 함께 두 바퀴와 함께 여행길에 나섰다.

둥글게 돌아가는 바퀴같은 눈과 마음으로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땅을 달리고 또 달리면서

찰칵 찰칼 순간 포착하듯 <마침내 그리움>에 담아왔다.

 

 

「자유란 무엇인가.

  갑자기 그런 환희의 송가가 내면에서 울려 퍼진다.

  자유라는 저 값진 이름에 필적할 무엇이 있긴 있는 것인가.

  이 사방으로 퍼진 황금 들녘의 풍요가 내 정신에 미치는 자유를!」p.31

 

 



 

자전거를 타고 서울에서 출발하여 수원, 둔포, 해미, 태안, 홍성, 보령, 부안, 홍덕, 영광, 영암,

보성, 순천, 진주, 마산에 이르는 많은 지역을 거쳐서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긴 여정의 맛깔스러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마침내 그리움>

 

자전거에 몸을 싣고 떠난 여행길에는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도 많았다.

날씨로 말미암아 잠시 여행을 중단하는 일도 비일비재했고,

또한 잦은 부상으로 인해 심신이 지치는 날도 허다했다. 고르지 못해

위험한 자전거 도로를 지나가면서 느끼는 탄식도 보였다.

함께 출발했던 동료 K의 잦은 부상으로 마지막까지 함께 하지 못하게 되므로,

작가는 혼자 두 바퀴에 몸을 싣고 굴리고 또 굴리며 나아간다.

 



 

「페달을 밟는 내 동작에 의해 기억의 파편들이 안면으로 튀어오르는 것 같았다.

  나는 일종의 설레임과 긴장을 동시에 느끼면서 자전거를 몰았다.」p.17

 

자전거여행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여행기와 시집의 오묘한 조화를 이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선택한 책의 소재와 그의 언어적 발상에 베여 있는 깊은 감성을 느꼈다.

우리는 물처럼 순환하는 삶을 살고 있다.

자전거의 두 바퀴의 돌아감은 내딛는 땅을 고루 비벼주고 어루만져주며 나아갔다.

그리고 지구 한 바퀴보다 더욱 값진 대한민국의 땅을 순환했다.

 

「느닷없이 시선을 사로잡은 진풍경 앞에

  자전거는 방향을 잃고 멈칫거린다.」p.36

 



 

걸어가는 위치에서 바라본 풍경과 자전거 위의 풍경이 다름을 느낀다.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자전거 여행!

<마침내 그리움>을 통해서 자전거 여행의 묘미를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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